라틴 그래미 거머쥔 95세 ‘할미넴’ “늦은 때란 없다, 포기 않고 싸웠다”

김혜리 기자 2022. 11. 2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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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계 미국인 앙헬라 알바레스
90세 콘서트·94세 앨범 발매 뒤
역대 최고령 신인상 수상 ‘돌풍’

올해 라틴 그래미 시상식에서 95세의 가수가 역대 최고령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그녀에 대한 찬사와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주요 SNS에는 19일(현지시간) ‘앙헬라 알바레스’(사진)라는 검색어가 한동안 수위를 차지했다.

쿠바계 미국인인 앙헬라 알바레스는 지난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미켈롭 울트라 아레나에서 열린 23회 라틴 그래미에서 실바나 에스트라다와 함께 최우수 신인상을 차지했다. 올해 95세인 알바레스는 라틴 그래미 역사상 최고령 신인상 수상자다.

미국 연예매체 피플지는 그가 과거 수십년간 나름대로 작곡하며 음악과 함께하는 삶을 살았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그는 프로 가수로 데뷔하지 않고 자신이 만든 곡을 친구나 가족 등에게만 들려줬다. 그는 이에 대해 “가수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아버지의 뜻 때문이라고 밝혔다.

결혼 후 4명의 자녀를 낳은 알바레스는 쿠바 혁명을 피해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미국에서 그는 남편과 외동딸을 암으로 잃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고된 삶 속에서도 기타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알바레스는 90세 때 로스앤젤레스(LA) 아발론 할리우드에서 첫 콘서트를 열었다. 지난해 작곡가 겸 제작자로 활동하는 손자 카를로스 호세 알바레스의 도움으로 마침내 자신의 이름으로 첫 앨범을 냈다. 그의 나이 94세 때다.

알바레스의 이 같은 음악 여정은 <미스 안젤라(앙헬라의 미국식 발음):드림스 두 컴 트루>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졌다. 알바레스는 시상식에서 기립박수를 보내는 관객들에게 다음과 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같은 일을 겪었을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 포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고 싸웠다. … 꿈을 이루지 못한 이들에게, 비록 삶이 힘들더라도 항상 탈출구가 있으며 믿음과 사랑으로 그것을 이룰 수 있다. 늦은 때란 없다. 나는 늘 싸웠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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