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EX30 크로스컨트리 실전비 테스트... "소형 전기차는 도심용? 편견을 깨다"

소형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의 한계로 장거리 주행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최고출력 422마력을 발휘하는 볼보의 소형 전기 SUV 'EX30 크로스컨트리(CC)'는 달랐다. 서울과 충주를 오가는 300km 이상의 실주행 테스트 결과, 도심의 극심한 정체 구간은 물론 전력 소모가 극심한 고속도로 항속 주행에서도 공인 연비를 훌쩍 뛰어넘는 효율을 입증하며 '소형 전기차=근거리용'이라는 꼬리표를 확실하게 떼어냈다.

422마력의 괴력,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주행거리'에 대한 의문

최근 전기차 시장의 화두는 단연 '대중화'다. 가격 장벽을 낮춘 콤팩트 전기차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볼보자동차의 EX30은 다분히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해 지상고를 높이고 사륜구동(AWD)을 탑재한 'EX30 크로스컨트리(CC)' 모델은 작은 차체에 어울리지 않는 폭발적인 성능을 품고 있다.

제원상 EX30 CC의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315kW(약 422마력), 최대토크는 543Nm(55.4kg.m)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7초 만에 도달하는 스포츠카급 퍼포먼스다. 하지만 강력한 성능 이면에는 66kWh 배터리와 329km라는 다소 보수적인 국내 인증 주행거리가 자리한다. 공인 복합 전비는 4.4km/kWh. 자연스레 "이 차를 타고 주말 장거리 여행을 떠나도 충전 스트레스가 없을까?"라는 실질적인 의문이 뒤따른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도심과 충북 충주 일대를 아우르는 실전비 측정을 진행했다.

'가다 서다' 지옥철 도심 구간... 오히려 빛난 효율성

내연기관 자동차에게 극심한 교통체증은 연비를 갉아먹는 주범이다. 반면 전기차는 다르다. 엔진 공회전(아이들링)이 없기 때문에 멈춰 서 있는 동안 구동계의 에너지 소모가 '0'에 수렴한다.

이번 테스트 중 가장 가혹했던 조건은 성남 야탑에서 서울 반포로 복귀하는 금요일 오후의 도심 주행이었다. 판교, 수서, 역삼 등 상습 정체 구역을 거치며 26.2km를 이동하는 데 무려 1시간 50분이 소요됐다. 하지만 트립 컴퓨터에 기록된 전비는 13.6kWh/100km, 환산 시 약 7.35km/kWh라는 놀라운 수치를 나타냈다. 공인 도심 전비(4.7km/kWh)를 두 배 가까이 상회한 것이다. 배터리는 단 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에 앞서 서울 반포에서 성남 야탑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및 시내 복합 구간(22.9km)에서도 에코 모드 기준 16.3kWh/100km(약 6.13km/kWh)를 기록하며 일상 영역에서의 뛰어난 효율을 증명했다.

전기차의 무덤 '고속도로', 우려를 불식시킨 항속 능력

전기차는 기어 변속을 통해 모터 회전수를 제어하는 내연기관과 달리 1단 감속기로 구동된다. 따라서 고속으로 달릴수록 에너지를 기하급수적으로 소비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EX30 CC 역시 장거리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전비 하락이 예상됐다.

하지만 서울 반포에서 충북 충주까지 114km를 달린 주간 고속도로 주행(에코 모드) 결과, 14.8kWh/100km(약 6.76km/kWh)의 전비를 기록했다. 고속도로 공인 전비인 4.0km/kWh를 여유롭게 뛰어넘었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야간 고속도로 복귀전이었다. 충주에서 서울 반포까지 120km 구간을 주행하며, 주행 모드를 출력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표준'으로 설정했다. 늦은 밤 원활한 교통 흐름에 맞춰 속도를 높이고 조명 기구를 모두 가동한 악조건이었음에도 16.4kWh/100km(약 6.1km/kWh)를 방어해 냈다. 총 120km를 달리며 배터리는 32%를 소모했다.

듀얼 모터의 봉인을 푼 시내 주행, 실연비는?

장거리 이동 후 충주 시내에서는 차량의 본성을 확인하기 위해 주행 모드를 '표준'에 두고 약 17.1km를 누볐다. 듀얼 모터의 출력을 억제하지 않고, 흐름이 빠른 지방 소도시의 특성에 맞춰 가감속을 빈번하게 진행했다.

퍼포먼스를 적극적으로 끌어다 쓴 결과, 전비는 20.6kWh/100km(약 4.85km/kWh)로 이번 실측 테스트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도심 공인 연비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일상적인 도심 환경에서 퍼포먼스와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적절히 조율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총평: 소형 전기차의 영리한 라이프스타일 확장

다양한 환경에서 300km 이상을 주행하며 도출한 결론은 명확했다. 볼보 EX30 CC는 편도 100km를 훌쩍 넘는 주말 장거리 일정 정도는 중간 충전 없이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

출발 전 100% 완충 상태를 가정한다면, 서울과 충주를 왕복하고 현지에서 시내 주행까지 마친 뒤에도 배터리 잔량에 여유가 남는 수준이다. 막강한 출력을 지닌 콤팩트 크로스오버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일상 주행에서는 에너지 누수를 영리하게 차단하며 주행거리에 대한 우려를 실력으로 불식시켰다. 콤팩트 전기차는 도심에서만 타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최소한 EX30 CC 앞에서는 통하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