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日국적’ 발언 논란에 퇴정…“왜 내가 퇴장?” 반발, 국감 또 파행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2024. 10. 1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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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일제강점기 국적'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실상 사과를 거부하자 퇴정 조치됐다.

김 장관은 "내가 왜 퇴장을 해야하나"라고 반발했고, 여야 의원은 퇴정 결정을 두고 충돌하며 환노위 국정감사는 또다시 파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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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고용노동부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이 김 장관의 ‘역사관’과 관련해 설전을 벌이다 정회되자 국감장을 나서고 있다. 2024.10.10/뉴스1
1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일제강점기 국적’ 발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사실상 사과를 거부하자 퇴정 조치됐다. 김 장관은 “내가 왜 퇴장을 해야하나”라고 반발했고, 여야 의원은 퇴정 결정을 두고 충돌하며 환노위 국정감사는 또다시 파행됐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감 시작부터 김 장관에게 일본 국적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박홍배 의원은 “우리 헌법과 국민들의 눈높이에 합치하는지 위원장께서 확인하고 그렇지 않으면 퇴장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강득구 의원도 “장관의 궤변은 대한민국의 국시를 정면으로 거부하는 그야말로 반국가적 발언”이라며 “국가의 국시와 헌법을 부정하고 정부를 부인하는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 국무위원이 될 수 있는지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사과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김 장관은 8월 인사청문회에서 일제강점기 우리 선조들의 국적을 질의하자 “일제시대 때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국적이 있나”라고 답했다. ‘일제 치하 국적이 다 일본인가’라는 추가 질의에 “일본이지 그걸 모르십니까”라고 되물었다. 김 장관은 이날도 비슷한 취지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 장관은 “이 문제는 매우 복잡한 문제”라며 “국적이 어디냐는 것은 사실 관계 법령의 관계, 또 조약의 문제가 다 다르게 해석된다. 제 개인의 힘으로 간단히 결론 내릴 수 있는 수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 안호영 위원장에게 김 장관의 퇴정 조치를 요구했다. 여당에선 이에 반발했고, 여야 의원 사이에서 고성이 오가자 안 위원장은 국감 중단을 결정했다. 당초 환노위 국감은 오전 중에 속개하려고 했으나, 여야 간 이견이 정리되지 않아 약 4시간 만인 오후 2시 45분경 속개됐다. 하지만 속개된 이후에도 김 장관이 기존의 입장에서 달라지지 않은 답변을 이어가자 야당에선 사퇴를 요구하는 비판까지 나왔다.

환노위 야당 간사인 김주영 의원은 “한국은 일제강점기의 불법성 주장하고 조선인들이 당시에도 일본의 정당한 지배를 받지 않았다고 본다. 일본은 이를 부정하고 일제 지배를 합법적이었다고 주장하며 조선인 법적 국적을 일본으로 본다”며 “김 장관은 역사적 맥락을 무시하고 일본 정부 해석과 유사하게 (발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우 의원은 “발언이 잘못됐으니 그 발언을 철회하고 국민께 사과하라는 것”이라며 “오늘은 퇴장 문제가 아니라 사퇴해야 된다고 본다. 국민적 심판은 끝났다”고 했다.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왜 민주당은 저렇게 집착하나. (김 장관이) 대통령 후보 반열에 올랐기에 보수 후보를 하나씩 정리하자는 것 말고는 이해가 안 된다”며 “김 장관이 대답하는 것과 여러분 주장은 대동소이하다. 김 장관이 그렇게 무섭나”라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대한민국의 일본 침략에 대해서는 잘못됐고 무효라고 했다”며 “역사는 역사학자한테 말하고 우리는 국감 들어가자”고 말했다. 같은 당 조지연 의원도 “여기가 국정감사장이지 국적감사하는 곳이냐”며 관련 논쟁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김 장관은 “의원들 지적 알겠다”면서도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안 위원장은 “생각이 같다지만 일본이 주장하는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입장을 계속 고수하는 한 정상적인 국감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김 장관은) 퇴장해달라”고 했다. 김 장관은 “왜 퇴장을 해야하나,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반발했다. 여야 의원들은 “퇴장하라” “민주당은 왜 그렇게 들었는지 모르겠다” 등 고성을 주고받다 국감은 오전에 이어 또다시 파행을 맞았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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