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정상인데 자꾸 피곤해? 마른 비만 의심

- 체중만으로는 알 수 없는 숨겨진 비만
- 마른 비만에 경각심이 필요한 이유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중 약 30%가 ‘마른 비만’에 해당한다. 마른 비만이란 BMI 상으로는 정상이지만, 체성분 구성상 비만에 해당하는 상태다. 즉, BMI에 의해 분류한 비만 인구와는 교집합이 없는 별개의 집단인 셈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비만이 아닌 줄 알았던’ 사람들 또한 비만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경고 신호다.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일반적인 비만 못지 않게 마른 비만 또한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마른 비만이 많은 원인과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서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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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비만, 왜 많은가?

마른 비만은 보통 젊은 연령층에서 유병률이 높다.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잘못된 다이어트 방법’ 그리고 ‘체중에 대한 과도한 압박’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서로 맞물려 마른 비만을 양산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유달리 체중을 기준으로 한 편향된 시각이 팽배해 있는 편이다. 건강보다 외적인 아름다움을 중요시하는 인식이 사회적 분위기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을 눈대중으로 “몇 kg 정도 될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 그것을 기반으로 소위 ‘핏’이나 몸매를 평가하는 것, 비만인지 아닌지를 이야기하는 것도 흔히 있는 일이다. 눈대중으로 보는 체중이 과연 정확할 것인지는 둘째로 치더라도, 체중이라는 숫자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익숙하다고 할까.

이는 극단적 칼로리 제한, 단기간의 급격한 감량 등 잘못된 다이어트 방법이 성행하게 만드는 이유다. 정확한 원리보다 ‘체중계의 숫자’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맞춘 다이어트 보조식품이 여럿 등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른 비만이 늘어나는 단 하나의 원인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상당히 큰 지분을 차지하는 원인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마른 비만, 실제보다 더 많을 수도

체질량 지수(Body Mass Index, BMI)나 허리둘레는 일상에서 일반인들도 쉽게 해볼 수 있는 측정법이다. 체중계에 올라가는 것에 비해 몇 가지 일을 더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그리 어려운 편은 아니다. 체중계의 숫자와 BMI, 허리둘레를 측정한 값을 가지고 누군가는 만족하고 누군가는 좌절한다.

하지만 진짜 건강은 체성분 구조까지 봐야 알 수 있다. 지금 당장이라도 확인할 수 있는 체중에서 근육량은 얼마고 지방량은 얼마인지를 확인하고, 그것이 건강 기준에 부합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체성분 측정은 일상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인근 병원이나 클리닉, 피트니스 센터에서 보유한 체성분 측정 장비가 그나마 접근성이 좋은 방법이다.

체중이나 BMI가 정상으로 나왔다면 굳이 체성분 측정을 해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체중이 정상 범위 밖에 있거나, 정상이라 해도 본인이 불만족을 느껴야만 마른 비만을 발견할 가능성이라도 생긴다. 이런 현실로 인해 마른 비만의 유병률은 실제보다도 축소돼 있을 우려가 있다.

마른 비만이 위험한 이유

BMI가 18.9~24.9 범위에 있고, ‘신장 기반 체중 계산법’에 따라 계산했을 때 정상 범위에 있다면 일단 수치상으로는 문제가 없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별다른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 체지방률이 일정 기준 이상으로 나온다면 마른 비만으로 분류될 수 있다. 연령에 따라 구체적인 기준에는 차이가 있지만, 보통 남성 기준 20% 이상, 여성 기준 30% 이상이라면 마른 비만으로 본다.

마른 비만은 근육량이 부족하고 지방량이 많은 상태이므로, 비만인 사람과 비슷한 건강상 위험을 갖는다. 고혈압이나 고지혈 등 대사증후군이나 심혈관 질환이 대표적이다.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으로 인해 전신 대사 및 혈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또한, 근육량이 부족하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정상 체중에서 지방량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근육량이 더 적다는 의미가 된다. 이로 인해 기초 대사량이 부족해지므로, 근육량이 충분한 사람에 비해 체중 관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식습관이 조금만 흐트러져도 체중이 늘어나기 쉽고, 이를 관리하기 위해 다시 극단적인 방법을 쓸 가능성이 높다.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순환 구조이며, 이로 인해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하거나 악화될 위험도 커진다.

지금 바로, 점검이 필요하다

체중은 정상이지만 일상적인 활동을 하거나 운동을 했을 때 금방 지친다면, 혹은 조금만 격한 운동을 해도 심한 근육통이 회복되지 않은 채 며칠씩 겪는다면 이는 마른 비만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잠을 충분히 자도 피로감이 지속되는 것 역시 의심해볼만한 신호다.

체중에 딱히 변화가 없는데도 체형이 변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허리둘레를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으로 체크해봐도 좋다. 이 또한 마른 비만인지를 확인해볼 수 있는 간편한 방법이다. 체중 변화 없이 허리둘레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면 이는 높은 확률로 마른 비만이 되고 있거나 심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받았을 때, 체중과 관련된 지적이 없음에도 콜레스테롤 수치나 혈당 수치가 높은 편으로 나온다면 이 역시도 마른 비만임을 의심해볼 수 있다. 체지방이 많아 대사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른 비만은 특히 우리나라에서 흔히 나타나는 만큼, 유의해야 할 현상이다. 외적인 아름다움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지켜주는 훌륭한 수단이지만, 근본적으로 내적인 건강이 먼저 탄탄하게 갖춰져 있어야 함을 잊지 않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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