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가구인데 사는 사람은 단 1명" 30년째 버려진 '유령 아파트'

산자락에 흉물스럽게 방치된 콘크리트 골조,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난 공사 현장.

강원도 원주에는 300가구 규모의 입주를 꿈꾸며 짓기 시작했으나 30년 가까이 공사가 멈춰 버린 유령 아파트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연환경과 풍광을 앞세운 평범한 분양 사업이었으나, 시행사와 토지 소유자, 제3자의 이해관계가 지독하게 얽히면서 건물은 끝내 완공되지 못했습니다.

수백 명의 분양자들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돈을 넣었다가 손실을 안고 떠났고, 단 한 명의 분양자만이 수십 년째 홀로 법적 싸움을 이어가며 현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화려한 조감도 뒤에 숨겨진 개발 사업의 어두운 단면과, 오랜 시간 멈춰 버린 부동산 잔혹사를 짚어봅니다.

원주 산자락에 위치한 약 300세대 규모의 이 아파트는 분양 당시 주변의 울창한 소나무 숲과 쾌적한 자연환경을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한 분양자는 탁 트인 풍광에 반해 아파트와 상가를 동시에 분양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계약 직후 시행사와 토지 소유자, 제3자 간의 민형사상 권리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들어가며 사업은 표류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정상적인 공사진행이 불가능해졌고, 건물은 뼈대만 남겨진 채 수십 년간 방치됐습니다.

현재 이곳은 전기와 수도조차 공급되지 않아 사람이 정상적으로 거주할 수 없는 폐허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사업이 기약 없이 중단되자 새 집 입주만을 바라보던 사람들의 삶도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분양자들은 긴 분쟁과 소송전 끝에 대부분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고 현장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자신의 권리를 차마 포기할 수 없었던 한 분양자는 수십 년 동안 법률 서류를 직접 독학해 검토하며 외로운 법적 투쟁을 이어왔습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건강마저 크게 악화되었음에도, 그는 현재 인근 원룸에 거주하며 매일 방치된 아파트 현장을 찾아 주변을 청소하고 관리하며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비극은 비단 원주만의 특수한 사례가 아닙니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바탕으로 국회예산정책처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 전국에서 2년 이상 공사가 중단되어 방치된 건축물은 총 361개에 달합니다.

이 중 10년 이상 장기 방치된 건축물이 224개로 전체의 62.0%를 차지하며, 20년 이상 멈춰 선 건물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강원 지역 역시 이러한 장기 방치 건축물이 집중된 대표적인 지역으로 꼽히며, 부동산 개발 실패가 유발하는 사회적·경관적 폐해가 전국적인 문제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정부 역시 공사중단 장기방치 건축물의 정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제정하여 실태조사를 벌이고 정비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사업 파급효과가 크거나 정비가 시급한 곳은 선도사업 대상지로 지정해 원상복구나 재개공사를 지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토지 소유권 분쟁, 복잡하게 설정된 금융권 채권, 시행사의 파산 등 얽히고설킨 이해관계 때문에 단순히 법을 적용하는 것만으로는 정상화 작업에 착수하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현재 원주 부동산 시장은 인구와 세대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매 및 전세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등 시장 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원주시가 공개한 2026년 7월 기준 미분양 아파트 현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과거처럼 아파트를 짓기만 하면 무조건 분양된다는 식의 공식은 더 이상 성립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수십 년짜리 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단순한 주변 개발 호재나 화려한 홍보 문구에 현혹되지 말고, 토지 확보율과 시행사의 실질적인 자금력, 금융 대출 구조 등을 면밀히 검증하는 안목이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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