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찾아 삼만리… 구급차 타고 수백㎞ ‘뺑뺑이’ 돌다 간신히 치료

양다훈 2024. 2. 2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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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하자 이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의료 공백으로 인한 환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집단휴진에 나선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지만 상당수의 전공의들이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어 의료 공백이 커지고 있다.

119 구급대는 강릉아산병원에 전화로 환자의 치료 가능 여부를 물었지만 해당 병원에서는 현재 응급실에 담당 의사가 없다며 다른 병원으로 갈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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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의 한 대학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추진하자 이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의료 공백으로 인한 환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집단휴진에 나선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지만 상당수의 전공의들이 현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어 의료 공백이 커지고 있다.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파업을 하고 정부가 이에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22일 강원도소방본부와 소방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30분쯤 강원 양양군에서 당뇨병을 앓고 있던 60대 남성 A 씨의 오른쪽 다리 피부조직이 썩어 들어가는 중증 합병증인 ‘당뇨발’ 증상이 심해져 119에 신고했다. 

119 구급대는 강릉아산병원에 전화로 환자의 치료 가능 여부를 물었지만 해당 병원에서는 현재 응급실에 담당 의사가 없다며 다른 병원으로 갈 것을 권했다. 

강릉아산병원뿐 아니라 속초와 강릉 지역의 모든 병원에서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은 구급대는 영동지방이 아닌 영서지방으로 방향을 틀었다. 

A 씨는 수백 km를 떠돌아다니다가 119에 구조요청을 한 지 3시간 30분 만에 간신히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전국의 종합병원 응급실은 대부분 중증환자와 응급환자를 중심으로 진료하고 있다. 

울산 지역에서도 암 수술 후 수시로 입원해 오던 환자가 더 이상 입원을 하지 못하거나, 항암 치료 중 소변줄이 끊어져도 의사가 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등의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일정이 연기되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환자의 외래 진료 예약조차 받지 못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부산대병원은 마취과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바람에 하루 평균 90~100건씩 진행되던 수술이 30%가량 줄어들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수술을 받고 입원하는 환자들을 돌볼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 급한 수술 외에는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부 진료과의 경우 외래환자가 너무 많아 입원실 운영까지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상급종합병원인 부산대병원의 경우, 새로 병원을 찾은 환자들 중 상당수가 중증 질환자이기 때문에 진료 후 바로 입원하는 경우가 많다. 

수원성빈센트병원 역시 정형외과 등 주요 진료과의 신규 외래 진료 예약을 중단하고 있으며, 일부 수술 일정을 연기했다.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 내부에는 이날 의사들의 인력 배치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으며, 경북대학교 병원 응급실에서는 현재까지 계속해서 인원부족 현상이 발생되고 있어 일주일 중 수요일과 목요일 이틀 동안은 외과 진료를 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의료진에게 업무 복귀를 명령했지만, 이를 거부하고 있는 전공의들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이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병원으로 복귀하지 않았으며, 업무에 복귀한 경우에도 진료행위는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 간호사 등은 늘어난 업무량을 감당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전국의 주요 병원들은 지금까지 전공의들이 주로 맡았던 진료기록 작성, 약 처방 및 조제, 야간 당직 등의 업무를 전문의들에게 맡기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병원에 환자들이 몰리면서 간호사들은 초과근무를 해가며 부족한 일손을 메우고 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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