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 버스는 '고물', 경찰관 버스는 '리무진'
[머니투데이 김민중 기자] [경찰 "의경 버스 30% 사용기한 초과…리무진 비율 경찰관 버스의 절반" ]

직업 경찰관들이 타는 버스는 주로 연식이 짧고 고급형인 반면 의무경찰(의경)들이 타는 버스는 다수 연식이 오래되고 구형인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전 경찰대생과 의경 사이의 '급식 차별'을 연상케 하는 '버스 차별'이 도마 위에 올랐다.
9일 머니투데이가 서울지방경찰청 등 전국 17개 지방경찰청에 정보공개 청구를 해 제출받은 '의경·경찰관 기동대 버스 현황' 자료를 종합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의경 버스는 노후화 문제가 심각했다. 총 499대 중 무려 137대(27%)가 '사용기한 8년'(공용차량관리규정)을 1~5년 넘긴 2003~2007년식이었다. 의경 버스가 가장 많은 서울청은 189대 중 70대(37%)가 기한을 초과했고, 경북청의 경우 19대 중 과반수인 11대(58%)가 기한을 넘겼다.
반면 경찰관 버스는 대부분 연식이 양호했다. 전국 166대 중 12대(7%)만 사용기한을 넘긴 버스였다. 서울청은 60대 모두 기한을 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청은 경찰관 버스 7대가 2012~2015년식인 가운데 의경 버스 15대가 2006~2011년식이었다. 마치 경찰관들이 새 버스를 기한 안에 쓴 뒤 의경들에게 물려주는 듯한 모양새였다.
더욱이 전국의 경찰관 버스는 연식과 별개로 고급형이 대다수였다. 총 166대 중 140대(84%)가 '리무진 버스'였다. 특히 서울청 개별로는 60대가 전부 리무진이었다. 인천청 등 9개 지방청도 경찰관 버스를 100% 리무진으로 마련해 놓았다. 전국의 의경 버스 499대 중에서도 리무진이 219대(44%) 있었지만 경찰관 버스에 비춰보면 비율이 반토막 수준에 그쳤다.

의경 버스의 노후화 문제는 통계로 보는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버스가 거의 매일 운행되고 대기 중에도 의경들의 냉·난방을 위해 시동을 걸어놓아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같은 연식의 타 정부기관 버스보다 더 낡을 수밖에 없다. 버스가 1시간 시동을 건 채 대기하면 수십㎞ 운행한 효과를 낸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한때 경찰대생에겐 국산 김치와 쇠고기를, 의경에겐 중국 김치와 미국 쇠고기를 먹게 한 급식 차별이 떠오른다"며 "이번엔 버스 차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차별을 해야 한다면 오히려 국방 의무를 수행중인 의경들의 버스를 더 최신·고급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의경과 경찰관을 차별해 버스를 교체하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버스에 대해 사용기한이 지나면 예산 범위 안에서 새것으로 바꾸고 있다"며 "다만 운행거리 등을 고려해 일부 버스를 연장 사용하다 보니 차별하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중 기자 minjo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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