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 떠나자 '도토리 키재기' 지상파 드라마..구세주는 누구?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태양의 후예’ 이후 한껏 고무됐던 지상파 방송사가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태양의 후예’는 40%에 육박하는 최종회 시청률로 종영했으나, 그 대단했던 시청률은 다시 집을 나갔다. 현재 방송3사의 월화수목 미니시리즈는 평균 한 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총 6편의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7일 기준 10.7%를 쓴 MBC ‘몬스터’였다. 나머지 5편은 모두 한 자릿수 시청률을 써내고 있다.
지지부진한 성적에 지상파 방송사의 한 드라마국 PD는 “아무리 예고된 성공이었다지만 ‘태양의 후예’가 40%에 가까운 시청률을 내며 지상파 3사 드라마국에서 좋은 작품, 재밌는 작품은 얼마든지 시청률을 낼 수 있다는 희망을 보기도 했고, 자신이 그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며 “현재 모든 드라마가 전반적으로 저조한 상황이 되고 보니 일장춘몽 같다”는 촌평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의 상황에선 시청률 하향평준화의 늪을 빠져나오긴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새 판’이 짜이면 달라지리라는 희망이 있다. 마침내 그 시즌이 왔다.

▶ 월화 ‘뷰티풀 마인드’, ‘닥터스’ 출격=50부작 ‘몬스터’가 마라톤을 이어가는 가운데 KBS와 SBS에선 오는 20일 나란히 새 드라마가 출격한다. 장혁 박소담의 ‘뷰티풀 마인드’와 김래원 박신혜의 ‘닥터스’다. 공교롭게도 주인공의 직업과 배경이 동일한 ‘의학드라마’다.
‘뷰티풀 마인드’는 ‘객주 2015’ 이후 불과 4개월 만에 돌아온 장혁의 새 드라마다. 드라마에서 장혁은 신경외과 의사 이영오 역을 맡았다. 의학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다. 최고의 실력, 측은지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냉정한 천재의사다. 장혁이 의사 역할을 만난 것은 MBC ‘고맙습니다’ 이후 9년 만이다. 장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의사 이영오가 감정에 하나 둘씩 눈뜨는 과정들을 치밀하고 섬세하게 그려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펀치’로 선 굵은 연기를 보여줬던 김래원도 천재 신경외과 전문의가 됐다. 김래원이 연기하는 홍지홍은 일도 사랑도 열정적인 캐릭터다.
두 편의 드라마는 이미 기대가 높다. 탄탄한 연기력의 두 남자배우를 중심으로 검증된 필력의 작가들이 만났다는 점이다.
‘뷰티풀 마인드’는 ‘성균관스캔들’, ‘대왕세종’을 집필한 김태희 작가와 ‘부활’, ‘웃어라 동해야’, ‘드림하이2’ 등을 연출한 모완일 PD가 연출을 맡는다.
이미 지난해 ‘닥터 프랑켄슈타인’이라는 가제로 공개, 톱스타들이 물망에 올랐다. 대세 남자배우 유아인이 그 중 한 명이었다. 드라마는 천재의사 이영오가 환자들의 기묘한 죽음과 사건에 얽히며 잃어버린 감정과 인간성을 회복해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의학 장르에, 미스터리와 멜로, 성장담이 한데 섞였다. 제작진은 “가장 안전해야 할 병원에서 벌어지는 수상한 사건들은 매회 시청자들을 긴장하게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래원과 박신혜가 만난 ‘닥터스’는 보편적인 소재를 특별하게 매만지는‘따뜻한 말 한마디’, ‘상류사회’,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의 하명희 작가의 신작이다. 연출은 ‘별에서 온 그대’, ‘가족의 탄생’의 오충환 PD가 맡았다.
이미 내부 반응이 뜨겁다. 배경은 병원이지만, 그 안에서 빚어지는 남녀 주인공의 멜로에 더 큰 무게가 실렸다. 김래원과 박신혜는 사제지간에서 의사 선후배로 만나 서로를 통해 성장하고, 사랑을 배워간다. 그 과정을 담은 성장 메디컬 드라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드라마국 PD는 “의학드라마는 고전적으로 성장스토리를 담았는데, 뻔한 이야기 구조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륜(따뜻한 말 한마디), 재벌과 신데렐라(상류사회) 등 통속적이고 진부한 소재를 섬세한 관찰력과 따뜻한 시선으로 옮겼던 하명희 작가의 대본에 기대가 실리는 이유다.
김래원은 “슬픔이 있지만 밝고 건강한 캐릭터로, 여주인공 유혜정의 키다리 아저씨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경쾌하고 밝은 데다 메디컬 드라마라 신선했다”면서 “굉장히 매력적인 드라마가 탄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수목 ‘원티드’, ‘함부로 애틋하게’ 출격=‘운빨 로맨스’가 지키고 있는 수목 안방에선 지성 혜리 커플의 ‘딴따라’가 가장 먼저 퇴장한다. SBS는 ‘딴따라’ 자리에 장르물을 배치했다. 엄태웅 지현우 김아중의 ‘원티드’다.
드라마는 “국내 최고 여배우의 아들이 납치됐다”는 한 줄에서 시작하는 장르물이다. 극중 톱여배우 정혜인 역할은 김아중이 낙점됐다. 전작 ‘펀치’ 이후 오랜만에 안방으로 돌아오는 김아중은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생방송 리얼리티 쇼에서 범인의 요구대로 미션을 수행하는 애끓는 모정을 연기한다.

생방송 리얼리티 쇼를 진두지휘하는 방송국 PD 신동욱 역은 엄태웅이 맡았다. 엄태웅은 개인의 욕망과 사건에 뒤얽힌 복잡한 이해관계를 풀어낼 입체적인 인물을 그린다. 이미 TV드라마 ‘마왕’, ‘부활’ 등을 통해 ‘엄포스’라 불렸던 엄태웅이 오랜만에 전공을 살린 모습이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강남서 차승인 경위는 지현우가 연기한다. 날카로운 집중력으로 사건을 본질을 파고드는 인물이다. 한 때는 국민 연하남이었으나 전작 ‘송곳’(JTBC)을 통해 러브라인 없이 배우로의 존재감을 각인한 지현우의 섬세한 감정표현이 살아날 드라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첫 방송은 오는 22일이다.
‘국수의 신’의 후속으로 방송되는 드라마는 두 청춘스타의 만남에 ‘태양의 후예’ 못지 않게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오는 7월 6일 첫 방송될 KBS2 ‘함부로 애틋하게’다.
SBS ‘상속자들’을 통해 신한류스타 반열에 오른 김우빈은 충무로에서 연기력을 갈고 닦아 3년 만에 안방으로 돌아왔다. 까칠하기 짝이 없는 슈퍼스타 신준영 역할로, 김우빈의 안하무인 연기가 다시 한 번 그려질 전망이다.
상대역은 수지다. 신준영과 어린 시절 가슴 아픈 악연으로 헤어진 노을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는 이 둘이 재회하며 그려나갈 애틋한 사랑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참 좋은 시절’을 집필한 이경희 작가의 대본이라는 점도 이 드라마의 기대요소다. 장애가 넘쳐나는 애틋한 로맨스를 그려온 이경희 작가와 20대 톱스타들의 만남에 수출길도 진작에 열렸다. 중국 판권 가격은 회당 30만 달러로 이미 ‘태양의 후예’(25만 달러)를 뛰어넘었다. 제2의 ‘태후’를 노리는 가장 강력한 조합의 드라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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