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 인포] 제라드와 스콜스의 '중거리 슛', 왜 사라졌을까

[스포탈코리아] 해가 거듭할수록 축구의 수준은 높아져만 가고 한번의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것들은 수십에서 수 백 가지에 이르기도 한다. 또한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감독과 선수들의 역량뿐만 아니라, 상대를 분석하기 위한 데이터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거듭나고 있다.
축구는 계속 발전하고, 변화를 거듭 중이다. 단 한 번의 킥으로 상대 박스 안에 공을 침투시켜 득점 기회를 만들던 때는 오래 전 일이며, 좁은 공간에서 이뤄지는 여러 번의 패스를 통해 상대를 괴롭히는 시절 또한 지나갔다. 움츠렸던 몸을 일으키듯 빠르게 진행되는 역습축구 등의 전술에서 알 수 있듯이, 축구에서 ‘변화’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중거리 골’은 현대 축구에서 우리가 자주 볼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는 떠오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직선으로 곧게 뻗어나가는 ‘빨랫줄’ 슈팅이야말로 우리들의 가슴을 뚫어주는 ‘중거리 슈팅’으로 인식되었지만, 골대 대각선 박스 바깥 부근에서 발목을 이용해 감아 차 넣는 슈팅이야 말로 요즘 우리들이 익숙해져 있는 ‘중거리 슈팅’의 전부다.
스티븐 제라드, 폴 스콜스, 주닝요, 미하엘 발락, 바티스투타...
위에 나열된 선수들의 공통분모는 무엇일까. 그들은 모두 중거리 슈팅에 능한 선수들이며, 이 선수들로 하여금 축구팬들 머리 속에 인식되고 있는 ‘중거리 슈팅’은 지금의 것과 약간의 차이를 두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위의 선수들은 그라운드 안에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시도가 많았기에 극적인 상황에서도 환상적인 ‘중거리 골’을 기록할 수 있었다.
잦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한다는 사실 외에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모두 ‘옛’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여기서 스티븐제라드가 ‘옛’ 선수로 분류되는 이유는 바로 ‘중거리 슈팅’에 있기도 하다. 아직까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제라드의 ‘전매특허’를 자주 접할 수 있었던 때는 2000년대이며, 나머지 선수들이 ‘중거리 슈팅’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때는 1990년대 후반 혹은 2000년대 초반이었다.

(제라드가 넣었던 수많은 중거리 슈팅 중 ‘역대 급’으로 기억되고 있는 이 장면은 리버풀의 FA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중거리 슈팅이 줄어들고 있다
원인은?
중거리 슈팅이 점점 실종되고 있다. 축구계에서 일어나는 변화들은 전술과 선수들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슈팅과 같은 세부적인 요소들에게까지도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이는 몇 가지 통계들을 통해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최근 3년간 유럽 5대리그 팀들의 ‘박스 바깥 득점’을 통계로 나타낸 그래프다.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된 수치를 보이는 리그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최근 3년 동안 박스 바깥에서 나온 중거리 슈팅 수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었으며, 이는 현대 축구의 변화가 가져온 결과로 해석될 수 있었다.
<그래프 통계>*감소 추이
EPL – 49↓, 45↓
라리가 - 31↓, 43↓
분데스 - 40↓, 54↓
세리에 - 15↓, 56
리게앙 - 5↓, 37↓
*최다 중거리 득팀(그래프 내 연두색)
EPL – 리버풀(19), 맨시티(15), 맨시티(11)
라리가 – 레알(22), 레알(16), 레알(8)
분데스 – 호펜하인(18), 뮌헨(16), 글라드바흐(9)
세리에 – AC밀란(20), 유벤투스(22), 로마(11)
리게앙 – 생테티엔(13), 캉, 생테티엔(11), PSG(9)
-> 2014-2015시즌 유벤투스의 중거리 슈팅이 전 시즌대비 2개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모든 팀 하락
-> 레알마드리드 라리가 내, 세 시즌 연속 중거리 슈팅 득점 1위
* 그래프 내 주요 기록(지난 3시즌)
1. 한 시즌 최다/최소 득점 리그 – 2013/2014 EPL(189) / 2015-2016~ 분데스(58)
2. 중거리 득점 평균 최다/최소 리그 – 최다 세리에(147.3) / 최소 라리가(100.3)
3. 감소폭 최다/최소 리그 – 최다 분데스 / 최소 리게 앙
박스 바깥에서의 슈팅은 말 그대로 ‘중거리 슈팅’이 될 수 밖에 없다. 집계된 득점의 직접 프리킥 골 비율이 15%를 넘기지 못하는 사실이 이를 입증해준다. 박스 바깥에서의 슈팅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를 예로 들 수 있겠지만, 가장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점유율’에 있다.
점유율을 중시하다 보니, 볼을 상대에게 내줄 상황 또한 만들리 없다. 중거리 슈팅은 과감함을 필수로 한다. 하지만, 현대 축구에서 과감한 중거리 슈팅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중거리 슈팅 실패 시 상대팀에게 볼 소유권이 넘어갈 수도 있다는 위험과 부담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볼 소유권을 오래 가지고 있는 팀은 수비지향적인 팀을 상대로 더욱 더 세밀한 플레이를 추구하며 역습 상황을 주 득점 루트로 설정한 팀 또한 중거리 슈팅으로 역습 찬스를 허비할 수 없게 되는 셈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로 예를 들어보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시절과 레알 마드리드 입단 초기 시절의 호날두의 슈팅과 ‘현재의 호날두’의 슈팅에서 차이를 찾아 볼 수 있다. 실제로, 불과 몇 년 전 호날두의 슈팅은 ‘무회전’ 슈팅이라는 수식어를 다시 불러낼 만큼 위력을 뽐냈었다. 하지만, 최근 호날두의 득점은 대부분 박스 안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박스 바깥에서의 프리킥 골도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호날두의 나이와 기량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주된 이유 중 하나지만, 현대 축구에서 중거리 슈팅이 점차 줄어드는 이유 중 하나는 전술에 의해 선수들의 과감함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대표적 중거리 슈터는 누구?
현대 축구가 추구하는 ‘세밀함’ 속에서도 자신만의 장기인 ‘중거리 슈팅’을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선수는 누가 있을까. 몇 년 전이라면 호날두를 비롯해 제라드, 스콜스 등의 선수들이 가장 먼저 거론되어야 하지만, 제니트에서 활약 중인 헐크는 현대 축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중거리 슈터’로 손 꼽히고 있다.

헐크는 이번 시즌 기록한 77회의 슈팅 중에서 무려 54회나 박스 바깥에서 슈팅을 기록 중에 있었다. 이는 총 슈팅 대비 중거리 슈팅 비율로 환산했을 때 70%라는 압도적인 수치였다. 유럽 5대리그 내에서 가장 높은 중거리 슈팅 비율을 기록하고 있음은 물론, 가장 많은 ‘박스 밖 슈팅’을 기록하고 있는 폴 포그바의 기록(59회)보다 18개나 많은 중거리 슈팅을 퍼붓고 있었다. 그는 리그 특성이나 현대축구의 흐름과는 관계없이 자신만의 장점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었다.
위의 ‘그래프 주요 기록’에서 알 수 있었듯이, 이번 시즌도 세리에 선수들의 중거리 슈팅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유럽 5대리그 내에서 가장 많은 중거리 슈팅을 기록하고 있는 상위 3선수 모두 세리에 소속이었다. 로렌조 인시녜와 미랄렘 피아니치(5득점)가 공동 1위자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고, 아탈란타의 알레한드로 고메즈가 4득점으로 바짝 따라붙고 있었다. 하지만 세리에 A 선수들의 과감한 중거리 슈팅 시도에도 불구하고, 최근 경기에서 시원한 슈팅을 보기란 좀처럼 쉽지만은 않다.
폴 스콜스와 제라드의 시원했던 중거리 슈팅을 넘어, 감겨 들어가는 감각적인 중거리 슈팅은 현대 축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으며, 이는 ‘중거리 슈터’의 부재가 이어지고 있는 현대 축구의 특성을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자로 잰 듯 곧게 뻗어나가는 슈팅이 전술적 한계에 부딪히는 현상은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축구계가 거듭 중인 ‘변화’는 또다시 ‘중거리 슈터’의 부활을 기대하게끔 만들고 있다.
글, 그래픽=노영래 기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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