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는 자와 빼앗는 자..최영광vs이민구, 탑FC 최초의 타이틀 방어전 열린다
[몬스터짐=조형규 기자] 챔피언의 자리는 고달프다. 챔피언에 오르는 과정은 뼈를 깎는 인고의 시간이다. 하지만 그곳에 오른 것으로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 그곳에 올라 벨트를 사수하는 과정은 더욱 어려운 고난의 길이자, 챔피언이 짊어져야 할 숙명이다.
하지만 도전자 또한 마찬가지다. 수많은 길을 거쳐 마지막 관문에 도달해도 챔피언에게 단 한 번의 패배를 헌납하는 순간, 도전자는 다시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 이는 모든 투기종목에 있어서 오랜 시간 반복되어오던 과정이다. 이를 극복하는 자만이 챔피언에 오를 수 있고, 또 챔피언의 자리를 사수할 수 있다.

로드FC(ROAD FC)와 함께 국내 종합격투기를 대표하는 양대산맥인 탑FC(TOP FC)가 다가오는 3월 19일 열 번째 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이 대회는 탑FC 대회사에 있어서 중요한 기점이 되는 대회다. 열 번째 대회라는 기념비적인 숫자도 그렇지만, 탑FC 창설 이래 처음으로 챔피언의 방어전이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탑FC의 페더급 타이틀을 놓고 맞붙는 최영광(30·노바MMA)과 이민구(26·코리안탑팀)는 관록의 베테랑과 젊은 피의 격돌, 그리고 각자 그라운드 게임과 타격에 일가견이 있는 극명한 대비점을 가지고 있다. 다가오는 토요일에 펼쳐질 지켜야 하는 자, 그리고 빼앗으려하는 자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최영광, “힘든 시간 버틴 만큼 챔피언다운 경기로 보답할 것”
최영광은 현 탑FC의 초대 페더급 챔피언이다. 같은 단체의 미들급 챔피언인 김재영과 같은 인천의 명문 체육관 노바MMA 소속으로, 탑FC의 챔피언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방어전을 치르게 된다.
19세에 김미파이브를 통해 비교적 국내 종합격투기 초창기부터 활동해온 최영광은 페더급 선수다. 하지만 그가 활동을 시작하던 초창기 국내 격투기 무대는 페더급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는 자신보다 더 큰 남의철, 김창현 같은 선수들과 싸워야만 했고, 4연패를 기록하며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또한 홍콩의 레전드FC(LEGEND FC)에서 활동하던 당시에는 연승을 기록하며 구두계약으로 타이틀전까지 성사됐지만, 얼마 못가 단체가 도산해버리며 좌절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는 법이 없었다. 탑FC라는 국내 무대로 다시 돌아온 그는 페더급 토너먼트에서 결승까지 진출했고, 2015년 2월 7일 부산에서 열린 탑FC 5 대회에서 좀비파이터로 유명한 팀매드 소속의 조성원과 3라운드 혈전을 치르며 결국 꿈에 그리던 벨트를 허리에 둘렀다.

2015년 2월에 페더급 챔피언에 올랐지만 최영광은 1년 이상 경기를 갖지 못했다. 당시 조성원과의 경기 직후 끊어진 엄지손가락 인대의 치료를 위해 수술을 받았는데, 부상 회복 및 재활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기 때문. 하지만 드디어 부상에서 회복한 최영광은 다가오는 3월 19일에 이민구를 상대로 첫 방어전을 치를 예정이다.
타이틀전을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간 그는 “제 첫 타이틀 방어전이자 이민구 선수에게는 첫 타이틀전이다. 서로 많은 노력과 인고의 시간을 거친 만큼 부상 없이 멋진 승부를 펼쳤으면 좋겠다. 준비하면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모두 쏟아부었고, 힘든 시간 버텨온 만큼 용기 내서 싸우겠다. 챔피언다운 경기를 펼치고 싶다”는 말로 1차 방어전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 이민구, “최고의 몸상태로 후회 없는 경기 펼칠 것··· 압도할 자신 있다”
보통 종합격투기 선수들의 입문 과정을 보면 기존에 다른 종목의 운동선수가 전향을 하던가, 혹은 처음부터 종합격투기를 염두에 두고 들어서곤 한다. 그런데 이민구 선수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대학을 다니다가 어느날 갑자기 무료함을 느끼던 중, ‘내가 종합격투기를 해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막연한 ‘호기심’을 품고 체육관의 문을 두드린 것이 계기가 됐다.
이민구를 처음 만났을 당시 코리안탑팀의 전찬열 대표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호리호리한 체격,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 때문에 일반부에 등록하러 온 줄 알았다고. 게다가 한 번은 이민구가 훈련을 마치고 화장실에서 실신한 적도 있어 진지하게 “선수부 운동은 하지 말고 종합격투기는 취미로 배우는 게 어떻겠냐”고 권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구는 악바리처럼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특히 과거 ‘키드’ 야마모토 노리후미를 꺾은 적이 있는 천재 타격가 천재희를 만나면서 강력한 무에타이 타격을 장착했고, 그 때부터 이민구는 마치 날개를 단 듯 순항하기 시작했다.

탑FC의 7, 9 대회에서 각각 김성현과 조성원을 맞아 경기를 펼친 이민구는 소위 ‘짝짝 감기는’ 차진 킥을 연달아 터뜨렸다. 비록 김성현과는 무효경기를 기록했고, 조성원은 컷팅 출혈로 인한 닥터스톱 TKO승을 따냈지만, 그 짧은 시간에 이민구는 화려하게 진화한 자신의 타격을 증명해냈다. 국내 격투팬들이 그토록 갈구했던 ‘세세한 디테일을 가진 스트라이커’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젊은 나이와 무서운 상승세라는 무기를 쥔 도전자 이민구는 마지막으로 “서로 최고의 몸상태로 케이지에 올라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고 싶다. 경기를 압도할 자신이 있으며, 타격뿐 아니라 레슬링과 그라운드 게임까지 모든 부분에서 준비가 되어있다”라는 말로 타격뿐 아니라 다른 부분에도 자신이 있음을 강하게 어필했다.
한편 다가오는 탑FC는 3월 19일 토요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다. 2013년 6월 첫 대회 이후로 열리는 열 번째 대회로, 온라인 예매는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1600-6186)와 탑FC(TOP FC) 홈페이지(www.top-fc.co.kr/010-4007-2899)에서 진행된다. 또한 이날 대회의 메인카드는 오후 7시부터 IB SPORTS에서도 생중계될 예정이다.
■ TOP FC 10 [Young Gwang Choi VS Min Gu Lee]
[Main card]
8경기 –66kg [페더급] : 최영광(인천 노바MMA) VS 이민구(코리안 탑팀)
7경기 –70kg [라이트] : 강정민(부산 모스짐) VS 윌 초프(팀 바핏)
6경기 –77kg [웰터급] : 사토 다케노리(일본) VS 김한슬(코리안 탑팀)
5경기 –68kg [계 약] : 한성화(전주 퍼스트 짐) VS 최승우(MOB)
4경기 –61kg [밴텀급] : 김동규(부천 트라이 스톤) VS 황영진(신MMA)
3경기 –61kg [밴텀급] : 안정현(옥타곤 멀티짐) VS 장원준(코리안 탑팀)
2경기 –57kg [플라이] : 최정범(파라에스트라 청주) VS 김주환(러쉬클랜MMA)
1경기 –66kg [페터급] : 정한국(부산 팀 매드) VS 임병희(익스트림 컴뱃)
[Under card]
6경기 –80kg [계 약] : 김재웅(천안MMA) VS 장범석(대구 팀 한 클럽)
5경기 –77kg [웰터급] : 박준용(월드 탑 팀) VS 박건한(익스트림 컴뱃)
4경기 –61kg [밴텀급] : 남기영(인천 노바MMA) VS 최재우(부산 모스 짐)
3경기 –66kg [페더급] : 윤태승(팀 루츠) VS 최승필(옥타곤 멀티짐)
2경기 –61kg [밴텀급] : 김명구(옥타곤 멀티짐) VS 김세현(파주 팀 에이스)
1경기 –57kg [플라이] : 권민수(창원 가온짐) VS 정도환(부천 트라이스톤)
오픈경기 경기 –70kg [라이트] : 박종헌(대전 타이거짐) VS 유성훈(익스트림 컴뱃)
[사진] 최웅재, 탑F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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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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