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최정예 전투원' 정지은 중위.."태극기 무게 견디기 힘들어"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우수 보병(EIB) 경연대회'에 한국군 대표로 참가했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개인적 두려움보다도 어떤 때보다 무겁게 느껴지는 태극기 무게를 견뎌야 하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육군 제 30사단 예하 기계화보병대대 소대장 정지은 중위(26·여)는 6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 사단의 구호인 'I can do'를 하루에도 수십번, 수백번 외치면서 자신을 다잡고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정 중위는 지난달 8일부터 26일까지 연합사단 캠프 케이시에서 진행된 '우수 보병(EIB) 경연대회'에서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한국군 합격자 21명 가운데 유일한 여군이다. 정확하게는 한국군과 미군을 통틀어 EIB를 통과한 여성은 정 중위가 최초다.
육군은 이날 "우리 육군이 최정예 전투원 자격화 제도를 시행한 이후 한·미의 최정예 전투원 자격시험에 모두 합격한 사람은 정 중위가 최초"라며 "미군에서도 최정예 전투원 자격을 얻은 여군은 아직까지 한 명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정 중위는 우리 육군이 미군의 EIB를 벤치마킹해 시범운영 중인 지난해 육군 최정예 전투원 2기 자격시험에서도 합격점을 받은 4명의 최정예 전투원 가운데 여성으로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최정예'라는 수식어 때문일까, '여전사'처럼 느껴지는 정 중위의 키는 한국 여성 평균인 160㎝ 정도. 게다가 정 중위는 "다섯살 때까지 계속 병원에서 지낼 정도로 몸이 약했다"고 고백했다. 정 중위는 건강해졌으면 좋겠다는 부모님의 바람에 따라 초등학교 2학년 때 스쿼시를 시작했다.
"운동이 좋아 대학교에 들어와 하고 싶었던 운동을 하나씩 차근차근 하게 됐다"는 정 중위는 태권도 3단, 유도 3단의 유단자다. 또 전국생활체육복싱대회 우승(2011년), 경기도 신인복싱선수권대회 우승(2012년), 전국 여자 신인복싱선수권대회 3위(2012년) 등의 수상경력도 갖고 있다. 용인대 ROTC를 거쳐 지난해 장교 합동임관식에서는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국군의 최정예 전투원 과정을 수료했기 때문에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미군들이 어떻게 훈련받는지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다"는 정 중위는 "앞으로 병사들을 지휘하고 교육하는데 있어 이곳에서 보고 배우고 느낀 것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배우고 싶어 EIB에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EIB 합격 기준은 깐깐하다. 여성이라고 해서 남성 보다 합격 기준이 낮거나 관대하지 않다. 성별 구분 없이 똑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정 중위는 "EIB는 불합격하게 되면 더 이상 다음 평가에 참여할 수가 없게 된다"며 "평가가 진행될수록 참가하는 인원이 점점 줄어드는게 눈에 보여 심리적 압박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정 중위는 교육시간에 동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수십번 돌려보면서 손 움직임 하나하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연습했다. 또 평가에서 사용하는 미군장비를 머릿속으로 그려서 완벽하게 떠올릴 수 있을 때까지 이러한 과정을 반복했다. 잠도 서너시간으로 줄였다.
또 정 중위는 "팔 굽혀펴기를 남자와 똑같은 자세, 똑같은 기준으로 채점하다 보니 체력테스트에서 팔 굽혀펴기에 대한 부담이 가장 컸다"며 이를 위해 매일 정확한 자세로 윗몸 일으키기와 팔 굽혀펴기를 200개씩 했다고 설명했다.
어려서부터 군인을 꿈꿨다는 정 중위는 "북한의 시도 때도 없는 도발이나 복잡해져가는 동북아 관계 속에서 앞으로 한미동맹의 역할이 더욱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앞으로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초석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정 중위는 "육군 최정예 전투원이나 미군 EIB에 참가하고 싶은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재 부대의 상황이나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행동 옮기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과감히 도전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 중위는 "실패 자체도 하나의 경험이 되고 그 경험이 또 나를 만들어주는 이유도 있고, 또 한계에 부딪혔을때 나 자신의 모습도 볼 수 있다"며 "한계를 뛰어넘었을 때의 짜릿한 경험을 통해 더욱 더 강한 대한민국 육군 최상위 간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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