앳된 20대女 '독극물 살인사건'에 인니·호주 양국 긴장

최종일 기자 2016. 6. 15.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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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쿠말라 웡소(가운데)가 15일 센트럴 자카르타 지방 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뒤 변호인단의 보호를 받으며 재판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호주 영주권자 제시카 쿠말라 웡소(27)는 남자친구와 헤어지라는 절친 와얀 미르나 살리힌의 말에 격분해 그에게 청산가리가 든 커피를 마시게 했다."

15일(현지시간) 웡소의 재판 첫날 드러난 이른바 '커피 살인 사건'의 동기다. 이 사건은 앳된 외모의 용의자가 친구 살해범으로 지목되고, 또 호주 영주권자라는 점에서 인도네시아와 호주 양국에서 모두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AFP통신과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계획 살인에 대해 인도네시아에선 최고 사형을 선고한다. 호주로서는 마냥 지켜볼 수 없는 부분이다. 이날 법정에는 기자 수백명이 참석했고, 밖에는 수십명의 시민들이 모여 웡소가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집회를 열기도 했다.

웡소와 동갑내기 친구 미르나 살리힌은 시드니에 있는 빌리 블루 칼리지에서 함께 공부했지만 지난해 중반께 관계가 틀어졌다. 올해 1월 살리힌은 자카르타의 한 카페에서 웡소가 주문한 아이스커피를 마신 뒤 독극물 중독으로 사망했다.

검찰은 수개월 전에 두 사람의 관계가 나빠진 뒤 카페로 살리힌을 불러낸 것은 웡소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제시카 쿠말라 웡소(가운데)가 15일 센트럴 자카르타 지방 법원에서 자신의 변호인단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AFP=뉴스1

담당 검사 아르디토 무와르디는 이날 재판에서 "지난해 중반, 사망한 미르나는 웡소와 남차친구 간 애정전선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헤어지라고 말했다. 돈도 없고 마약을 하는 남자와 왜 만나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무와르디는 "미르나의 발언으로 피고는 적의를 품게 됐을 것이다. 그래서 피고는 미르나와 모든 연락을 끊기로 결심했다"고 지적했다.

무와르디는 웡소는 결국에는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호주 경찰이 관여되는 다수의 "법적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그러면서 웡소는 미르나에 대한 적개심을 더욱 키웠을 것이다"고 추정했다.

이어 "자신의 비참함을 되갚기 위해 미르나를 죽일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언론들은 "두 사람 사이가 틀어진 뒤 웡소의 친구들이 살리힌과 더 가깝게 지내면서 살리힌의 결혼식에 웡소만 부르지 않았고, 살리힌이 웡소보다 잘 살게 되면서 웡소가 질투와 복수심을 품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무와르디에 따르면 웡소는 지난 1월 6일 살리힌과 다른 3명을 카페로 불러냈다. 그리고 살리힌과 다른 사람들이 도착하기 전에 음료를 주문하고 돈을 냈다.

웡소는 그리고는 바로 옆 가게로 가서 비누 3개를 산 뒤 비누가 들어간 종이 봉투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종이 봉투는 카페 안 CCTV와 아이스커피 잔 사이를 가로막았다.

살리힌은 아이스커피를 마시고 얼마 안돼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날 밤 사망했다. 검찰은 아이스커피 안에 298mg의 청산가리가 들어 있음을 확인했다.

숨진 와얀 미르나 살리힌(우측)과 남편<출처: 페이스북>

하지만 웡소의 변호인들은 증거가 없다고 맞섰다. 엘리자베스 바투바라는 "CCTV 혹은 목격자 진술을 봐도, 웡소가 살리힌의 잔에 청산가리를 탔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앞서 호주 당국은 웡소가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사형은 선고하지 않을 것이란 인도네시아 측의 확답을 받았기 때문에 웡소에 대한 수사 지원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 관리들은 상반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일부는 확답이 지켜지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호주는 인도네시아에서의 사형제도에 민감하다. 지난해 호주인 마약 밀수업자 2명이 사형에 처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호주는 항의 차원에서 인도네시아 내 자국 대사를 일시적으로 불러들이기도 했다.

이에 이번 사건의 판결에 따라 인도네시아와 호주 양국 관계에 또 한차례 파랑이 일 수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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