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여사의 여행일기 남인도편] Day-8

2016. 3. 22.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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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땅끝 바다에서 일출을 보고 오늘은 백워터에서 일출을 본다.

지도에서 우리 숙소위치를 보면 알겠지만 묘하게 일몰과 일출을 볼수있는 곳이다. 해뜨기전에 눈이 떠진다. 일출보러 정원으로 나갔다.

부지런한 어부들은 배를 타고 강 깊은 곳으로 들어가고 있다. 여명 속을 헤쳐가는 어부들의 모습은 삶에 기운을 주는 풍경이다.

햇빛이 좋아서 빨래를 정원에 널었다. 모처럼 햇빛받는 빨래들이 상큼해 보인다. 매일 짐싸는 처지라 그날그날 빨래하지 않으면 곤란한 처지라 호텔방에서 허구헌날 빨래줄 치고 에어컨과 팬에 말렸는데 햇빛에 보송보송 말리는 빨래는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다.

직원에게 뜨거운 물 달라고 해서 어제 시내 쇼핑몰에서 사온 원두커피를 내려 먹었다.

인도원두커피는 신맛이 나면서 특이한 향이 있다. 하우스보트에서 원두커피 마시긴 어려울것 같아서 산건데 신선하니 좋다.

빌라 선착장에 우리가 예약한 하우스보트가 들어온다. 아침투어중인 모양이다. 보트안에 손님들이 타고 있다. 오전투어가 끝나면 우리를 12시20분에 데리러 올거다.

같은 빌라에 묵고있는 프랑스인 부인이 나보고 저보트를 탈거냐고 물으면서 무지 부러워한다. 7살된 딸과 함께 여행중인 젊고 아름답고 우아하게 숑숑 잉글리쉬 쓰는 여인이다. 내가 말해줬다.

"난 니 젊음이 더 부러워. 우리 애들 7살이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시간이 흐르면 지금이 가장 행복했던 시간일거야. 실컷 즐기고 행복을 누려라" 갑자기 프랑스여인이 행복한 표정이 되어서 내 하우스보트는 부럽지 않다는 표정이 된다.

아침먹는 테이블에서 프랑스가족이랑 같이 먹었다. 7살 소녀가 넘 이쁘고 귀엽다. 딸 먹이려고 아빠랑 엄마랑 불어로 숑샹 위위하는 말소리도 이쁘다. 우리 애들 어릴때 같이 여행하던 시간이 몹시 그립다. 프랑스어디에 사냐고 물었더니 나도 처음 듣는 지명을 말한다. 마다가스카르 북쪽 프랑스령 섬에 산단다. 마다가스카르는 수십번 갔었단다. 마구 부러워했다. 아침먹고 페리시간 맞춰 가야한다고 떠나면서 따뜻한 인사를 나누었다. 동선상 한두번은 더 만날듯 싶다. 체크아웃하는 모습을 보니 동전잔돈까지 챙겨 떠난다.

주인인듯 보이는 포스 가득한 남자가 우리한테 오더니 아는척을 한다. 어제 숙소돌아올때 툭툭이 옆에 서서 자가용 창문 열고 말걸던 남자가 본인이란다. 헐...어쩐지 툭툭기사한테 잔소리처럼 뭐라뭐라 하더니...숙소까지 잘 데려다주라고 했던 모양이다. 이동네에서 눈에 뜨이는 한국인이다보니 생긴 해프닝이다. 그것도 모르고 남편까지 마누라 연예인병을 부추겼으니 자뻑부부임이 분명하다. 남편눈에는 아직도 내가 연애시절 풋풋한 모습으로 남아있나 보다.

정원 해먹에 누워서 딩굴거리며 와이파이를 즐기는데 옆방남자가 와서 말을 건다. 델리근처에 사는 남자인데 캐나다에 3년 살았단다. 와이프는 필리핀 팔라완이 고향이란다. 필리핀이야기도 나누고 한참 이야기했다.

남자는 병에 걸렸는데 케랄라의 아유르베다요법이 유명해서 치료차 왔단다. 아유르베다로 유명한 병원도 알려주는데 우리 동선하곤 거리가 멀다. 앞으로 묵을 숙소에 문의해서 꼭 해보란다.

이 숙소는 한국돈으로 4만원정도 하는곳인데 가격대비 만족도는 200%이다. 직원들은 의례적이지 않고 순수해서 좋다. 주인이 하우스보트투어 끝나고 하루 더 묵었다 가라는데 땡긴다. 내가 짓고싶은 실버타운 분위기 그자체이다. 정원이 아름답고 솔솔바람이 불고 해먹에서 멍때리며 와이파이 즐기는것...인도안에서 가장 평화롭고 행복한 모습이다.

지난번 로칼버스 맨뒤에 앉았다가 팅겨서 생긴 팔의 멍이 오늘 보니 대단하다. 인도여행의 훈장을 하나 받은듯 하다. 하우스보트안에선 와이파이가 안된다니 22시간동안 감옥살이하며 멍때리게 생겼다.

허미경 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여행일기 남인도편은 2015년 12월말~2016년 1월초까지 다녀온 남인도여행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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