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 "깡통차에 원하는 옵션만 넣게 해주세요"

최윤신 기자 2016. 2. 1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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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 최근 기아차 K5를 구입한 이모씨(30). 신형 모델이 마음에 들어 구매를 결정했으나 막상 옵션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자금을 지출했다. 당초 2.0가솔린 모델의 기본형인 디럭스 트림에 내비게이션과 통풍시트만을 추가하려고 했는데, 통풍시트가 두단계 윗 트림인 프레스티지 트림부터 적용된다는 것. 그것도 운전석에만 따로 적용할 수는 없고 ‘컴포트 시트’라는 패키지로 묶여 뒷좌석 열선시트와 동승석 파워시트 등을 함께 적용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중고차 팔때도 이정도 옵션은 돼야 팔린다”는 영업사원의 말에 결국 구매했지만 사용하지 않는 옵션들을 볼 때마다 괜한 돈을 썼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는 탑재되는 ‘옵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소비자들은 기업이 트림별로 제공하는 옵션이 다르고 옵션들을 패키지로 묶어 쓸데없는 옵션을 울며겨자먹기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깡통차’에 소비자가 원하는 옵션만을 선택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자동차 업체들이 이런 트림과 패키지를 정하는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깡통차에 고급옵션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

최근 출시된 르노삼성의 SM6, 2.0 가솔린 모델 중 가장 낮은 옵션인 PE트림이 2420만원이다. 기본 사양 품목을 살피고 ‘여기에 S링크만 적용하면 되겠다’고 생각한 뒤 선택사양 품목을 봤더니 PE트림에서는 어떤 선택사양도 선택할 수 없게 돼 있었다. S링크 패키지를 선택하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SE트림 이상을 구매해야 하는 것이다.

한단계 트림을 올리면 가격이 2640만원부터 시작되는데, 휠도 16인치에서 17인치로 변경되고 버튼시동, 운전석 파워시트 등이 추가된다. 좋은 옵션들이지만 그닥 필요하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SE트림부터는 90만원을 추가하면 S링크 패키지1이 적용되는데, PE트림에 90만원을 더하면 왜 안되는걸까.

이에 대해 김우성 르노삼성 상품마케팅 팀장은 “PE트림의 경우 SM6의 훌륭한 주행성능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기 위한 트림”이라며 “S링크를 적용하는 것은 다른 트림에 이를 적용하는 것보다 추가적인 비용이 더 많이 들 수밖에 없어 효용성이 없다고 판단, 과감히 옵션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링크가 적용되지 않은 르노 탈리스만 내부.

같은 부품을 매립하는 것이지만 SE트림에 S링크를 적용하는 것보다 PE트림에 S링크를 적용하는 비용이 더 든다는 이야기다. 버튼 시동시스템 등 S링크를 적용하기 위한 기본 옵션이 없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회사 내부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S링크를 비롯한 스크린을 장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연식변경 등을 통해 향후에는 PE트림에도 스크린이 장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트림·패키지’ 없애면 가격 오를 수밖에

고객들은 트림별 구성뿐 아니라 ‘옵션 패키지’에도 불만이 많다. 원하는 옵션이 패키지에 들어있을 경우 다른 옵션들을 원하지 않더라도 패키지를 추가해야 하기 때문.

소비자들은 원하는 옵션만을 개별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떠올리지만 업체 입장에서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가장 먼저 말하는 것은 패키지로 묶지 않으면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옵션을 개별적으로 할 경우 조립라인의 효율성 문제가 발생한다. 자동차 편의사양이 증가하며 한 차종이더라도 그 내부는 각양각색인데 이를 트림·패키지별로 관리하지 않으면 업체가 감당해낼 수 없다는 것. 이는 결국 차량 인도시기 지연과 재고부담 등으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은 수입차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배송에 시간이 걸리다보니 색상 선택의 폭도 좁아지는 상황에서 트림 구성은 더욱 단순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이렇다보니 기존에 있던 트림도 연식변경이 되며 전략적으로 트림을 축소시키기도 한다.

수입차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시장에 들여오는 차종의 경우 점점 옵션이 많은 트림의 판매량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많은 업가이 하위 트림을 없애고 고사양 트림만을 들이는 등 트림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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