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통제 사회' 인터넷 검열 감시 강화하고 있는 중국

이희경 2016. 5. 2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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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정보든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인터넷의 본래 속성에 반해 7억명에 달하는 자국 네티즌들의 각종 콘텐츠를 검열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이런 ‘비정상적인’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단순히 외부 접촉을 막는 방법보다는 합법적인 통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감시에 나서는 게 골자다. 한 국가가 개인의 자유를 성공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음울한 예측이 중국에서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중국 정부가 인터넷 방화벽에 대한 법적 근거를 더욱 강화하고, 빈 틈을 메우는 등 인터넷과 관련한 통제 정책을 자신 있게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의 4명 중 1명이 중국인(7억명)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중국 특유의 ‘인터넷 주권’ 정책이 성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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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급인 루 웨이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은 “사이버 통제 정책을 선택한 것은 역사와 국민이 선택한 것”이라며 “중국은 ‘자유와 질서’, ‘개방과 자율’ 간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온라인 통제 정책은 인터넷 관련 산업이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속되고 있어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중국 기업들은 전자 상거래 관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디지털 경영 연구소인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중국 디지털 소매 상품 실적은 미국의 2배 수준으로 전 세계 시장의 40%를 선점하고 있다. 또 데이터 웹사이트 ‘스태티스타’(Statista)는 규모면에서 전 세계 10개 인터넷 기업에 알리바바, 탠센트, 바이두 등이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중국 정부는 6억7600만명에 달하는 자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의 콘텐츠를 검열하거나 감시하고 있는데 이는 “황금 방패막”이라고 불리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공산당에 대해 비판하는 주장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은 물론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검열 대상에 포함된다. 이를 테면, 중국에서 구글과 같은 위치에 있는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천안문’에 대해 검색하면 1989년 발생한 천안문 시위와 관련한 콘텐츠를 보여주지 않는 식이다.

지난 4월 미국 정부가 “전 세계에서 트래픽이 가장 많이 몰리는 웹사이트 25개 중 8개가 중국에서 막혀 있다”며 중국의 이 같은 정책이 ‘무역 장벽’에 해당한다고 지적했지만 중국 정부는 인터넷 검열·감시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아울러 지난해부터는 인터넷 콘텐츠를 분류해 검열·감시하는 사이버 안전과 관련한 법을 제정해 더 정교한 방식으로 외부와의 차단을 막고 있다. 이 법안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보면 중국 정부는 우선 방화벽을 우회할 수 있는 가상사설망(VPN)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VPN을 이용하면 사용자들이 다른 국가를 우회해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어 속도가 떨어지는 단점에도 중국에서 암암리에 사용돼 왔다. 또 도메인 이름을 등록할 때 어떤 국가에 속한 기업인지 명시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정책은 단순히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스위치 온·오프’ 방식이 아니다”며 “경제적으로는 외부와 긴밀히 연결돼 있지만 정치문화적으로는 서구적 가치인 표현의 자유, 민주주의가 유입되지 못하게 하는 정책과 연결돼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96년 중국에 인터넷이 처음 도입된 뒤 그 해 8월부터 중국 정부는 전략적으로 일부 웹사이트를 차단했다. 검열·감시 체계가 정착된 건 2000년대 초반으로 2002년 구글이 9일 동안 차단됐고, 2008년 티벳 시위 사태 당시 유튜브에 대한 중국 내 접근이 막혔다. 또한 2009년에는 신장 자치구 시위와 관련해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사용이 금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내부적으로도 외부 인터넷 사이트 접근을 막는 이 같은 조치가 한시적으로 사용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 타임스’의 편집장인 후진은 “방화벽을 세우고 있는 중국 정부의 조치가 현재는 유용하지만 일시적으로 적용돼야 한다”며 “방화벽을 강화하기 보다는 일부 외부 접근 통로를 만들고 이를 점차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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