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조직문화, '구글'처럼 바꾼다
[경향신문] ㆍ호칭은 ○○○님, 회의는 1시간 넘지 않게, 휴가는 자유롭게

삼성전자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위상에 걸맞은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인사혁신에 나선다. 기존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제도에서 벗어나 직원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수평적 인사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직급체계를 기존 7단계에서 4단계로 단순화하고, 호칭은 차장님, 부장님 등 대신 이름을 붙여 ‘OOO님’으로 부르도록 했다. 상급자의 눈치를 보며 퇴근하지 않는 ‘눈치성’ 잔업도 근절시키고 올해 하절기부터는 반바지 착용도 허용한다. 덩치만 큰 기업이 되기보단 조직문화도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에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생각이 작용한 결과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쟁력 제고와 창의·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직무·역할’ 중심의 인사 체계로 개편한다고 27일 밝혔다. 개편방안은 직급 체계 단순화, 수평적 호칭 도입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사 체계 개편에 나선 이유는 규모와 명성 등 외형적인 성장에 비해 기업의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는 조직문화는 낙후돼 있다는 내부 반성에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적으로도 ‘관리와 시스템(체계)’이 잘 갖춰져 있기로 널리 알려진 기업이다. 이를 토대로 위기극복이나 양적성장에는 강한 면모를 보여왔지만, 경직된 조직문화 탓에 직원들의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한 ‘혁신’에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조직문화 개편을 위해 지난해 7월 사내 온라인 집단토론장인 ‘모자이크’를 통해 ‘글로벌 인사제도 혁신’을 주제로 대토론회를 열었다. 토론에는 2만6000여명의 임직원이 참석해 1200여건에 달하는 제안과 의견을 쏟아냈다. 당시 나온 의견들을 취합해 올 3월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을 열고 전담팀을 꾸려 인사 혁신방안을 연구해왔다.
개편안에서는 직급 체계를 기존 부장, 차장, 과장, 대리, 사원1~3 등 7단계에서 직무 역량 발전 정도에 따라 ‘경력개발 단계’의 4단계(CL1~CL4)로 단순화했다. 이에 따르면 부장은 CL4, 차장·과장은 CL3, 대리·사원3은 CL2, 사원1~2는 CL1으로 직급이 변경된다.
임직원 간 공통 호칭은 이름을 붙여 ‘OOO님’을 사용하게 된다. 각 부서 내에서는 업무 성격에 따라 ‘님’, ‘프로’, ‘선후배님’, 영어 이름 등 상대방을 서로 존중하는 수평적인 호칭을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팀장, 그룹장, 파트장, 임원은 현재처럼 직책으로 호칭한다.
회의문화와 보고문화도 개선한다. 회의는 반드시 필요한 인원만 참석해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회의의 결론을 도출해 이를 준수하는 회의 문화 확산을 추진한다. 회의 시간도 되도록 1시간 이내에 끝내도록 권장할 방침이다.
상급자를 의식한 ‘눈치성’ 잔업, 불필요한 습관성 잔업, 특근도 근절키로 했다. 연중 휴가 사용이 가능하도록 계획형 휴가 문화를 도입할 예정이다. 올 하절기부터는 임직원 편의를 위해 반바지 차림 출근도 허용키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타트업 기업처럼 빠르게 실행하고 소통의 문화를 지향하면서 지속적으로 혁신하자는 게 인사 체계 개편의 최종 목표”라며 “새 인사 제도는 내년 3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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