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페이스]② 웹젠 김병관 "MB정부 이후 '게임=마약'이라며 규제"

박정엽 기자 2016. 1. 27. 06:0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이 지난 15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실에서 조선비즈의 인터뷰에 응했다. / 사진 = 박정엽 기자

정치권에는 항상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사람들이 정치의 변화를 갈망하기 때문입니다.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실망과 냉소 때문이기도 합니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는 참신한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벌써 선거대책위원회 또는 최고위원회에 이름을 올렸고, 총선에서도 비례대표나 지역구 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들이 왜 정치를 시작하려 하는지, 앞으로 당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지 들어봤습니다. [편집자 주]

“하드웨어는 없고 소프트웨어 벤처만...연대보증 요구하는 벤처캐피탈은 고리대금업자”
전북 익산-전주에 연고...당 인적쇄신 주장하는 뉴파티위원회 합류

‘문재인 인재영입 2호’
‘김종인 선거대책위원회 선대위원’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43)에게 더불어민주당과 그 지도부가 걸고 있는 기대가 그대로 드러나는 이름표들이다. 김종인 더민주 선대위원장은 20명 가까운 문재인 대표의 영입인사들 중에서 김 의장과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이수혁 전 주독일대사,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에게만 선대위원직을 맡겼다.

김 의장은 정치권에서 '안철수 대항마'로도 불린다. 김 의장은 지난 15일 조선비즈와의 첫 만남에서 청바지를 입고 검은색 백팩을 매고 나타났다. 그가 백팩 안에서 애플 아이패드를 테이블 위에 꺼내 놓고 조용히 말하기 시작하자 자연스럽게 안철수 의원의 모습이 떠올랐다. 안 의원도 아이패드를 넣은 백팩을 직접 매고 다닌다.

김 의장은 ‘학생운동’ 경력이 없다. 전북 이리고를 졸업한 후 공인회계사가 되기 위해 1991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했다가, 1학년 2학기부터 C언어를 공부하는 동아리 ‘경영과 컴퓨터(Management & Computer)’ 활동을 시작으로 줄곧 프로그래밍에 집중했다. 김 의장과 함께 동아리 활동을 한 멤버로는 김형곤 전 투비소프트 대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전 네오위즈 대표) 등이 유명하다.

김 의장은 첫 직장인 '네트워크앤크리에이티브'라는 회사에서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의 시조격인 서비스를 개발했다. 이후 서울대 출신 회사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외부 인사를 추가 영입하고 2000년 솔루션홀딩스를 창업했다. 솔루션홀딩스는 무선데이터통신망을 이용한 PDA(개인정보단말기) 관련 기술과 게임 등을 개발하다가 NHN의 눈에 띄었다. NHN은 2003년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한게임 사용자를 감당하기 위해 게임 서버 관련 기술력을 가진 솔루션홀딩스를 64억원에 사들였다.

김 의장은 이후 NHN게임스 주식을 사들여 독자적인 경영을 시작했고, MMORPG(대규모 다중사용자 온라인 롤 플레잉 게임)인 ‘R2’의 흥행에 성공하며 게임업계에서 자리를 잡았다. 이후 ‘뮤’라는 성공한 게임 타이틀을 갖고 있던 ‘웹젠’을 인수해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지적재산권(IP)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돈을 벌고 있다. ‘뮤’의 지적재산권을 이용해 중국 게임업체가 개발한 모바일 게임 ‘전민기적’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웹젠은 이 게임을 다시 국내 버전 ‘뮤오리진’으로 출시했다. 웹젠은 2015년 3분기 기준 매출 783억원, 영업이익 289억원, 당기순이익 264억원을 기록했다.

김 의장이 정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창업 이후 10년 넘게 누적된 게임산업 현장에서 느낀 위기감이다. 김 의장은 “중국의 텐센트는 시가총액이 210조원, 바이두도 90조원 정도 되는데 한국에서 제일 큰 네이버는 21조원, 게임회사 중에 제일 큰 넥슨이나 NC는 8조원, 5조원 정도다. 중국 자본이 워낙 많기 때문에 게임 쪽도 잠식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명박정부 이후 게임을 마약으로 보면서 게임셧다운제 등으로 규제하기 시작한 것이 게임산업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MB정부, 박근혜정부에서 게임을 규제하면서 나타난 가장 큰 문제는 좋은 인력들이 게임업계로 잘 안 온다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김 의장은 게임 셧다운제가 중소 게임회사를 고사시킨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셧다운을 하는 것 자체도 개발 리소스가 들어가 기본적인 진입장벽이고, 작은 규모의 게임일수록 사용자들간의 끈끈한 유대를 통해서 게임 서비스가 이뤄지는데, 거기서 한두명 빠지면 커뮤니티가 없어진다”며 “셧다운제 이후 작은 규모의 게임 상당수가 서비스를 접었다”고 전했다.

김 의장은 국회에 진출해서도 자신의 전문 분야인 IT나 게임산업 또는 창업에 대한 영역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벤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두 날개로 다 잘 날아야 하는데, 한국은 너무 소프트웨어에 치우쳐 있다”며 “창업투자를 하시는 분들을 만나보면, 돈은 많은데 투자하려고 보면 별로 할 게 없으니까 게임에만 쏠린다. 하드웨어 벤처들이 만들어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창업 과정에서 금융의 역할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회사가 투자받을 때 반드시 대표이사가 보증을 서도록 요구한다”며 “본인의 책임으로 투자하는 거니까 리스크를 부담해야데, 지금은 투자 받는 쪽에서 모든 리스크를 다 감수하니 투자가 아니라 고리대금업”이라며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텔레비전은 보지 않지만 팟캐스트는 라디오처럼 즐겨 듣는다. 팟캐스트의 시사 프로그램이 그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유지시켜 준 동력이었다. 그래서인지 김 의장은 정치 입문 후 소회를 묻는 질문에 대해 “밖에서 보던 것과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김 의장은 정치권에 발을 들이기 전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대학원 석사 논문 작업 중에 전북 익산까지 내려가 투표하고 왔던 1997년의 대통령 선거와 2009년 노무현 대통령 서거를 꼽았다. 지난해에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인상 깊게 봤다고 했다.

김 의장은 향후 활동 계획을 묻는 조선비즈의 질문에 대해서는 매우 조심스럽게 답했다. 희망하는 지역구나 상임위를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김 의장은 고향인 정읍, 중고등학교를 다녔던 익산, 지금도 친인척들이 모여 사는 전주 등 전라북도에 연고를 갖고 있다. 당내 인사 및 활동에 대해서도 언급을 피했다.

최근에 합류한 뉴파티위원회 활동에 대한 질문에는 자신의 의견을 직접 밝히는 대신 “몇몇 의원들이 행한, 국민들에게 용납될 수 없던 것에 대한 가이드 라인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위원들의) 공통적 이야기”라고만 전했다. 뉴파티위는 첫 성명을 통해 “호남은 새인물로 바꿔야 하고, 친노는 계파가 아니라 깨어있는 시민의 참여를 일구는 가치로 재편되어야 하며, 운동의 경력에 안주하며 기득권화된 인사들은 퇴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로 강력한 인적쇄신을 표방하고 있는 당 특별기구다.

- Copyrights ⓒ 조선비즈 & Chosun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