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중국바라기] ③ 중국 법인 추진중인 SM vs. 중국 온라인 음악 1위 업체와 손잡은 JYP

배정원 기자 2016. 3. 2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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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 엑소(EXO)에는 데뷔 당시 중국인 멤버 4명이 포함됐었는데, 현재 크리스와 루한이 탈퇴하고, 레이와 크리스만 남은 상황이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2010년 데뷔한 4인조 걸그룹 미쓰에이의 중국인 멤버 지아와 페이는 중화권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중국 온라인 음악 업계 1위 업체인 CMC(해양음악그룹)가 보유한 음원 사이트 쿠거우(KUGOU)
유튜브를 통해 공식 사과하는 트와이스 멤버 쯔위

지난 5년 간 글로벌 음악 시장이 침체된 것과 다르게 중국 음악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7억9000만 달러를 기록해, 세계 10위 시장으로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 중국의 음악 시장 규모는 현재 세계 최대 음악 시장인 미국(150억 달러), 일본(45억 달러)와 비교해 한참 작다.

중국 내 음악 시장 규모가 점점 확대되면서, SM, YG, JYP 등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사도 본격적으로 중국 음악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 주도로 저작권 보호가 강화되면서 음원 유료화가 가능해졌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금이 K-POP(케이팝)을 중국에 수출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아이돌 그룹에 외국인 멤버가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기획사는 다른 국가의 정서와 문화를 포용하는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SM, 중국 현지 법인 설립으로 중국 사업에 박차를 가해

올해 중국 진출에 가장 기대되는 국내 엔터테인먼트사는 SM과 JYP다. SM은 중국 법인을 설립해 독자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 예정이고, JYP는 중국 음원 시장 점유율 47%를 차지하는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중국 현지화 전략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올 초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과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홍콩 법인인 ‘드림메이커’를 통해 조만간 중국법인 설립을 독자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SM이 중국 법인 설립을 하게 되면, 현지 프로모션 기업으로부터 출연료를 받는 방식의 중국 공연 매출 구조가 직접 공연 티켓을 판매하는 식으로 바뀌기 때문에 수익이 늘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중국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신인 남자 아이돌 그룹 NCT가 데뷔를 앞두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은 SM의 355억을 투자해 SM의 지분 4%를 갖게 됐다. 이에 따라 SM은 알리바바 그룹 산하의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알리바바 음악그룹을 통해 중국 내 온라인 음악 유통과 마케팅 업무를 함께 진행할 전망이다.

SM의 관계자는 “지난해 SM의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배경에는 중국 시장에서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확대된 것이 크게 작용했다”며 “올해부터는 이미 현지 법인이 자리 잡은 일본처럼 중국 내의 SM 법인을 세우고 보다 공격적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사업을 총괄하는 현지법인이 탄생하면 주력 가수들의 현지 활동도 지금보다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현지기업과 파트너십 등을 통한 광고매출 증가 효과도 누릴 가능성이 크다”며 “아울러 알리바바 등 중국 파트너의 SM 현지법인 투자가 예상되기 때문에 중국 사업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JYP, CMC와 협업해 음악 사업에 집중할 것

JYP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중국 진출에 가장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온라인 음악 업계 1위 업체인 CMC(해양음악그룹)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JYP는 CMC와 향후 5년간 음원 독점 유통 계약을 맺는 동시에 현지 법인 JV(조인트벤처)를 설립할 예정이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쑤투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CMC가 보유한 음원 사이트 쿠거우(KUGOU)와 쿠오(KUWO)의 중국 음원 시장 점유율은 46.4%로 1위를 기록했다. 텐센트의 QQ뮤직(19%)과 알리바바 뮤직(9.3%)를 압도적으로 웃도는 수준이다. 아울러, CMC는 중국은 물론 전 세계 월 활동 유저 수 평균 4억명, 일 활동 유저 수 평균 1억명 이상을 보유한 온라인 음악 플랫폼을 보유했다.

중국 1위 업체가 한국 대형 기획사 중에서 JYP를 선택한 이유는 음악 사업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SM과 YG는 중국 파트너들과 단순 음원 유통이 아니라 상품 판매 등 엔터테인먼트 외에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YG엔터테인먼트는 2014년부터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와 손잡고 음원 유통 사업을 해오고 있다. YG는 소속 가수들의 음원과 뮤직비디오 등 콘텐츠를 텐센트의 디지털 음악 서비스 플랫폼인 텐센트 QQ뮤직을 통해 중국 팬들에게 선보이고 있다.텐센트는 중국에서 YG 콘텐츠를 독점 유통할 권한을 갖고 있다. YG와 텐센트는 방송용 콘텐츠를 함께 제작하고 이외 분야에서도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YG 아티스트들이 신곡을 발표할 때마다 이미 QQ뮤직 차트에도 동시에 올라가고 있다.

이밖에 걸그룹 이엑스아이디(EXID)의 소속사 예당엔터테인먼트는 완다 그룹 회장의 아들 왕쓰총(王思聰)의 미디어 회사 프로젝트바나나와 업무협약을 맺고 중국 진출에 나섰다. 걸그룹 티아라 역시 왕쓰총과 3년간 중국 활동을 계약하고 100억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왕쓰총은 중국 부동산 재벌 왕젠린(王健林) 완다 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 중국 정부 주도로 합법 음원 서비스 자리 잡고 있어

최근 중국 정부는 불법 유통되는 음원을 근절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지난해 7월 중국 국가 판권국은 ‘온라인 음악서비스 제공자의 음악저작물 무단배포 금지에 관한 통지’를 공포하고, 온라인 음악 사이트에서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불법으로 배포 중인 무허가 음악 저작물 약 220만 곡을 삭제했다.

음악 저작권을 보호하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더불어 디지털 음원 서비스 사업자들의 인식도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중국 국가 판권국이 온라인 음악서비스 사업자에게 무허가 음악 저작물을 불법으로 배포하지 말라고 달라고 요청한 적은 많았지만, 대형 음악 사이트들이 이번처럼 당국의 요청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사례는 없었다.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한 중국 국가 판권국의 감시가 지속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중국 디지털 음원 시장은 점차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현준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통지로 음원에 대한 비용 부담이 생긴 중국 음원 사업자들은 현재 광고 기반의 무료 음원 서비스 모델에서 월정액 등 유료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 수익모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음원 사업은 알리바바, CMC, 텐센트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중국 시장은 디지털 음원의 시장 유통 구조가 자리를 잡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불법으로 유통되는 음원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국제음반업협회에 따르면, 최근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스트리밍 음악을 사용하는 인구는 6억5000만 명을 기록했다. 디지털 음원은 중국 음원 시장의 80%를 차지한다.

◆ 중국 정부의 문화 소비 장려 정책으로 공연 시장 활성화

중국 공연음악 시장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문화 소비 장려 정책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공연업계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중국 음악 공연 횟수는 총 2만400회로, 2013년과 비교해 3900회 늘었다. 아울러 중국 음악 공연 티켓 평균 가격은 저가 티켓을 위한 보조금 정책의 실시로 낮아지고 있어 음악 공연에 대한 대중들의 접근이 용이해 지고 있다.

특히 중국 공연 음악 시장은 주 소비자층은 젊다. 이 때문에 앞으로 시장이 성숙하면 더 큰 소비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국 공연업계협회의 2014년 음악공연시장의 연령별 통계를 보면, 20~29세 소비자층 비율이 45.6%로 가장 높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인의 소비 수준이 높아지고, 콘서트 등 다양한 여가 문화생활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공연음악은 중국 음악 산업에서 점점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국 입김에 휘청이는 국내 대형 기획사…외국인 멤버에 대한 이해와 배려 부족

중국 음악 시장에서 한류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국내 대형 기획사는 다른 국가보다 중국을 우선시 하며 ‘차이나 머니’에 쩔쩔매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올 초 한국에서 활동 중인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인 멤버 쯔위(본명 저우쯔위·周子瑜)가 MBC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중국이 아닌 대만 국기를 들어 논란이 되는 사태가 있었다. 쯔위의 모습을 본 중국의 작곡가 황안은 쯔위가 대만 독립주의자라는 주장을 제기했고, 사태가 커져 중국에서는 쯔위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반면 대만에서는 쯔위를 옹호하는 여론이 생기기까지 했다. 하지만 쯔위는 결국 공식 사과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논란이 커져 쯔위의 중국 광고가 중단될 뿐 아니라 소속사 다른 가수들에까지 여파가 퍼지게 됐기 때문이다.

쯔위는 “중국은 하나밖에 없으며 해협 양안(兩岸)이 하나며 전 제가 중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깁니다”라고 했고, 소속사 대표인 박진영도 “쯔위의 부모님을 대신해 잘 가르치지 못한 제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 같은 대응에 대해 대만 뿐 아니라 한국 여론도 들끓기 시작했다. 한국 3대 소속사 중 하나인 JYP가 중국의 자본 앞에 고개를 숙이고 들어간 것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쯔위 사태’는 소속사의 정교한 매니지먼트 시스템 부재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화평론가 하재근씨는 “케이팝 산업이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만큼 각 나라의 사정이나 국제적으로 민감한 이슈에 대해 충분히 학습하고 현명하게 활동해야 하는데 준비 없이 안이하게 접근한 결과”라고 말했다. JYP 측이 중국과 대만의 정치·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만 갖췄어도 쯔위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트와이스 외에도 국내 아이돌 그룹의 외국인 멤버는 필수 옵션으로 불릴 만큼 보편화된 현상이다. 다국적 아이돌 그룹으로 이름이 알려진 국내 아이돌은 현재 17팀으로 33명의 외국인이 속해 있다. K팝의 인기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과 미주, 유럽까지 확장되면서 생긴 일이다. 현지인을 멤버로 영입해 현지 진출을 수월하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중음악평론가 김작가씨는 “외국인 멤버와 관련된 사건들은 아이돌 산업이 내수에서 수출 산업으로 확대되고, 외국인이 한국 기획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스템이 아직 정착되지 않아 발생하는 과도기적 문제”라며 “국내 기획사들은 현지 비즈니스 시스템뿐 아니라 각국의 정서와 문화까지 포괄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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