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다 예민해도 하기 나름", 에버랜드 '러바오·아이바오'는 적응중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에버랜드 판다 러바오와 아이바오. 등 무늬가 수컷은 'V'자형, 암컷은 'U'자형에 가깝다>
"판다가 성격이 예민한 편이기는 해도 돌보는 사람들이 하기 나름입니다. 두 마리 모두 잘 적응하고 있어요."
지난 5일 찾은 에버랜드 '판다월드'에서 만난 강철원(47) 사육사는 중국에서 최근 들여온 판다 러바오(乐宝·수컷)와 아이바오(爱宝·암컷)에게는 '엄마'같은 존재다.
그는 매일 오전 8시부터 밤 11~12시까지, 에버랜드 인근 경기도 용인 소재 자택에서 잠자고 출퇴근 하는 시간만 빼고 하루 15~16시간 동안 두 판다와 붙어 지낸다.
강 사육사는 중국 쓰촨성에서 판다를 들여오기 위해 지난 1월 중국으로 출국한 이후 3개월 가까이 단 하루도 쉬지 않고 판다를 돌보고 있다. 두 판다의 이름은 에버랜드의 중국어 표현인 애보낙원(爱宝乐园)에서 따왔다. 아이바오는 '사랑스런 보물', 러바오는 '기쁨을 주는 보물'이라는 뜻이다.
에버랜드는 두 판다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시설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에버랜드는 200억원을 들여 동물원 입구 지역 7000㎡(2100평) 부지에 연면적 3300㎡(1000평)인 2층 구조의 '판다월드'를 조성했다. 설계는 에버랜드의 생태형 사파리 '로스트밸리'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동물원들을 디자인한 독일의 댄 펄만(Dan Pearlman)사가 맡았다.
판다월드 전체 구성은 진입로 대기동선, 프리쇼 체험 공간, 판다를 실제 만나게 되는 실내외 사육장, 편의시설 등 4개 구역으로 꾸며졌다. 이중 가장 핵심시설은 판다가 가장 오래 머물며 관람객들을 맞이할 사육장이다. 판다월드 사육장은 '판다의 숲'이라는 개념으로 꾸며졌다. 실내 사육장은 자연채광이 가능한 유리로 만들었고 온도와 습도, 공기 순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동개폐 되도록 만들어졌다. 사육장 내부는 항상 섭씨 25도를 유지한다. 사육장 곳곳에 대나무와 단풍나무를 심고 천연 잔디, 인공폭포, 물웅덩이 등을 조성하는 등 쓰촨성 판다 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을 재현했다.
관람객들은 위에서 판다를 내려다볼 수도 있고 유리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코앞에서 판다를 관찰할 수도 있다. 에버랜드는 최상의 사육환경과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야마 동물원, 홍콩 오션파크 동물원 등을 돌아보며 참고했다.
이날 수컷 러바오는 실내 사육장 느티나무 꼭대기 근처까지 올라 나뭇가지를 흔드는 장난을 치며 사육장을 찾은 관람객들을 즐겁게 했다. 얌전한 성격의 암컷 아이바오는 인공얼음 위에 엎드린채 깜빡 잠이 들기도 했다. 에버랜드는 오는 21일 판다월드 오픈에 앞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회원 등 사전 체험 고객들에게 판다월드를 공개하고 있다.

강철원 사육사는 "판다가 쌍둥이를 낳으면 보다 건강한 한마리만 키운다"며 "버림받은 한마리는 사람이 걷어 키우는데 이런 판다들은 사람들과 더 친밀하게 교감한다"고 설명했다.
시설이나 환경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먹이. 판다는 하루에 대나무만 15~20㎏가량을 먹어 치우는 대식가다. 러바오와 아이바오의 주식은 경남 하동군에서 자란 대나무다. 에버랜드는 하동군 산림조합에서 당일 수확한 대나무를 수분공급 등을 거쳐 냉장처리한 뒤 영상 5도가 유지되도록 제작한 탑차로 매주 2∼3차례씩 수송하고 있다.
에버랜드는 중국에서 원래 먹던 대나무 3일치를 들여와 하동군 대나무와 섞어 주는 방식으로 판다들이 먹이에 적응하도록 했다. 대나무와 함께 고른 영양섭취를 위해 쌀, 옥수수, 콩, 칼슘, 계란 등으로 만든 '빵(窝头 [wōtóu] 워터우)'과 사과, 당근도 간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권수완 에버랜드 동물원장은 "판다가 잘 먹는 대나무는 의심할 여지 없이 신선하다는 것"이라며"배탈이 나거나 먹이를 거부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거르지 않고 잘 먹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2세인 아이바오와 3세인 러바오 몸무게는 입국 당시보다 각각 4kg와 3kg 늘어난 90kg, 98kg으로 증가하는 등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성년이 되려면 아직 2~3년은 더 지나야 하지만 에버랜드는 이미 합사할 공간까지 마련하는 등 새끼 생산을 기대하고 있다. 단독생활을 주로하는 특성상 두 판다가 함께 지내는 시기는 1년 중 2~3일에 불과한 발정기때 뿐이다.
에버랜드가 1994년부터 1998년까지 기른 밍밍과 리리 사이에서는 새끼를 얻지 못했다. 새로 태어나는 새끼는 어미와 떨어져 지낼때까지 2~3년간 기르다가 중국으로 보내야 하지만 얻기만 해도 큰 화제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는 지난해 9월 판다 새끼를 얻은 미국 워싱턴 소재 스미스소니언 동물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조병학 삼성물산 리조트사업부 부사장은 "한·중 외교의 상징과도 같은 판다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에버랜드의 동물원 운영 역량과 삼성의 기술력을 총동원하겠다"며 "개장 초기에 많은 관람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불편함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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