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네다 空港 확장후 급성장.. 英도 "기존 공항 확장"
22일 오전 10시 일본 하네다 공항 국제선 터미널. 도쿄 하마마쓰초 역을 거쳐온 공항 모노레일(열차)에서 여행 가방을 든 승객들이 쏟아져 내렸다. 이날 국제선 터미널 4층 상점가도 가게마다 10m씩 줄이 설 정도로 붐볐다. 하네다 공항의 이런 북적임은 10년 전만 해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하네다 공항 안내 직원은 "2000년대 초반 국제선 비행편이 거의 없던 시절에 비하면 지금 하네다 공항은 전혀 다른 곳이라 할 만큼 바뀌었다"고 말했다.
하네다 공항의 변신은 지난 2001년 일본 정부의 전략적 결정에서 비롯됐다. 늘어나는 미래 승객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1990년대 말부터 "도쿄 인근에 기존 공항(나리타·하네다) 외에 제3의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일본 정부는 '기존 공항(하네다) 확장'을 선택했다.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대신 김해공항 확장 방안을 채택한 우리나라와 흡사한 과정을 일본이 먼저 거친 것이다.

영국 정부도 런던 지역의 늘어나는 항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공항'을 짓는 대신 기존 공항인 히스로 공항이나 개트윅 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항공 전문가 A씨는 "세계적으로 기존 공항·항만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기존 시설을 포기하면서 발생하는 매몰 비용이 크고 새로운 입지를 선정할 경우 막대한 사업비 지출과 환경 파괴, 소음 피해 등 부작용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확장으로 변신한 하네다 공항
일본 정부가 기존 나리타·하네다 공항이 혼잡하고, 이용하기 불편하다는 등 이유로 '수도권 제3공항' 건설 필요성 검토에 착수한 것은 1999년이었다. 이에 지바현 구주쿠리(九十九里), 도쿄 니시다마(西多摩) 지구, 가나가와현 요코스카 가네다(金田)만 등 도쿄 인근 부지 13곳을 대상으로 신공항 부지 검토에 착수했다. 당시 일본에선 "도쿄만에 항공모함 같은 해상 공항을 짓자"는 주장까지 제기됐지만, 경제성이 문제였다. 결국 일본 정부는 "투입 비용만큼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2001년 수도권 제3 공항 건설 계획을 완전히 접고, 하네다 공항(1933년 개항) 활주로 증설로 방향을 틀었다.
당시 이쿠다 마사하루(生田正治) 일본선주협회 회장(미쓰이상선 회장)이 "국토교통성이 21세기, 22세기를 내다보며 그랜드 비전을 갖고 일하는 게 아니라 당면한 수요만 본다"고 공개 비판했지만 일본 정부는 2005년 '도쿄 국제공항 국제선 지구 정비 등 사업의 실시 방침'을 공표했다. 1978년 개항한 나리타 공항으로 국제선 노선 대부분을 옮긴 하네다 공항에 새로운 활주로를 만들어 국제선 운항을 다시 시작한다는 게 골자였다.
2010년 제4 활주로 공사를 끝내자 하네다 공항은 급격히 성장했다. 활주로 수용 능력이 연 30만3000회에서 44만7000회로 증가하면서 승객들도 2000년 5500만명에서 지난해 7532만명으로 37%가량 늘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공항 확장으로 약 1조2000억엔(약 13조20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영국 히스로 공항도 확장으로 가닥
영국은 경제성과 환경 파괴 등의 문제를 들어 신공항을 짓기보다는 런던 히스로 공항이나 런던 인근 개트윅 공항에 활주로를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영국 정부는 어느 공항에 활주로를 증설할지 아직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영국 공항위원회가 정부에 제출한 보고서를 보면, 2013년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의 이착륙 횟수는 연간 이착륙 가능 횟수(48만회)의 98%인 47만회였다. 2030년이면 히스로 공항을 포함한 런던 주변 공항들이 모두 포화 상태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영국 공항위원회가 2013년 7월 늘어나는 항공 수요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접수한 52개의 제안은 ▲템스 강 하류에 신공항 건설 ▲기존 공항으로의 교통 연결망 강화 ▲기존 공항에 활주로 증설 등이었다. 위원회는 "신공항을 짓는다면 10만여개 일자리가 창출되고 기존 공항 부지를 새롭게 개발하면서 이익이 창출될 수는 있지만 5조~20조원가량인 건설 비용만큼 이익을 얻기 어렵다"면서 "런던 히스로 공항이나 런던 인근 개트윅 공항에 활주로를 증설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위원회는 "신공항 건설로 제기될 환경 문제, 소음 문제, 런던 도심으로의 접근성 저하 등이 우려된다"고도 했다.
영국 공항위원회는 히스로 공항에 새로운 활주로를 지으면 동시 이착륙이 가능해 연간 이착륙 횟수를 26만회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개트윅 공항에도 새로운 활주로를 지으면 역시 동시 이착륙이 가능해지면서 용량이 증대된다. 특히 개트윅 공항의 경우 활주로 증설 등 공항 확장에 들어가는 비용이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위원회는 "충분한 수익이 기대돼 정부의 직접적인 보조금 등도 필요 없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터키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공항도 1972년 늘어나는 국제선 수요에 대비해 신공항을 짓기보다 폭 45m, 3000m 길이 활주로를 2개 신설해 김해공항 확장 후 모습처럼 'V'자 모양으로 배치했다. 기존 활주로 바로 옆으로는 지형상 확장이 어려웠고, 활주로 사이 공간을 터미널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아타튀르크 공항은 지난해 6100만명의 승객과 31만회 연간 이착륙 횟수를 소화했는데, 보통 활주로 1개만 있을 때의 수용 능력(연간 승객 2500만명, 연간 이착륙 횟수 15만회)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그러나 항공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을 아타튀르크 공항 확장 방식만으로는 대응할 수 없어 작년부터 이 공항 인근에 '신공항'이 건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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