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칸타타골프- 예선 거친 박성원 우승..'무명 반란' 완성(종합2보)

2016. 6. 5.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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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박성원.<KLPGA 제공>
동료 선수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받는 박성원.<KLPGA 제공>

(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사상 가장 놀라운 무명 반란이 완성됐다.

올해 2년째 KLPGA 투어를 뛰고 있는 박성원(23·금성침대)은 5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골프장(파72·6천187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롯데칸타타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쳐 최종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정상에 올랐다.

보기 하나 없는 무결점 플레이에 2위 하민송(20·롯데)을 5타차로 따돌린 완승이었다.

박성원은 이번 대회 우승 전까지는 웬만한 골프팬은 이름조차 생소한 철저한 무명이었다.

또래 선수보다 늦은 작년에 KLPGA 투어 무대를 밟았지만 25차례 대회에서 톱10은 한 번뿐이었고 벌어들인 상금은 3천134만원에 그쳤다. 상금순위 91위에 머문 그는 시드전을 다시 치렀으나 54위로 부진했다.

박성원의 투어 2년차는 투어 대회 가운데 상당수 대회는 출전할 수 없는 조건부 출전권자로 시작했다.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 앞서 열린 이번 시즌 투어 대회 11개 가운데 5개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나마 3차례는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출전 대회수가 너무 적어서 평균타수를 비롯한 각종 기록 순위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신세였다.

롯데칸타타 여자오픈도 출전 자격에 미달했지만 예선전 11위로 간신히 출전권을 땄다.

KLPGA 투어가 투어의 틀이 잡힌 이래 예선을 거쳐 출전한 선수가 우승한 사례는 박성원이 처음이다.

박성원은 이번 우승으로 우승 상금 1억2천만원을 받아 지금까지 번 생애 총상금의 3배를 한꺼번에서 챙겼다. 상금랭킹도 97위에서 17위(1억2천669만 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박성원은 또 올해 KLPGA 투어 대회 출전권과 함께 내년과 2018년 전 경기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사실상 3년 동안 출전권 걱정이 사라진 셈이다.

내년에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출전권도 받아 또 한차례 신데렐라 스토리를 쓸 기회도 얻었다.

박성원은 "꿈만 같다. 우승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에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우승 한번 해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제는 3승이나 4승까지도 해보고 싶은 욕심이 난다"고 말했다.

정다희(23·SG골프)에 1타 뒤진 단독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박성원은 전날에는 "난생처음 투어 대회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 경기라 한잠도 못 잘 것 같다"고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지만 뜻밖에도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부드러운 템포의 스윙은 한 치의 흔들림이 없어 그린을 놓친 건 딱 한 번뿐이었고 퍼팅도 늘 홀을 지나갈 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무명 선수가 우승 기회가 왔을 때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해 보이는 초조함이나 긴장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박성원은 "긴장하면 스윙이나 경기 템포가 빨라지는데 억누르기 위해 걸음도 천천히, 빈 스윙도 천천히 했다"고 밝혔다.

2번(파4), 3번홀(파4) 연속 버디를 때리며 단숨에 선두로 치고 나간 박성원은 5번(파3), 6번홀(파4)에서도 연속버디를 잡아내 독주 태세를 갖췄다.

하민송이 6번홀까지 버디 5개를 뽑아내며 한때 3타차까지 따라붙었지만 박성원은 9번(파5), 10번(파4), 11번홀(파4)에서 줄버디를 엮어 6타차 선두로 달아나면서 일찌감치 사실상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박성원은 "13언더파를 넘어섰을 때 4타차 선두라는 사실을 알고 우승이 가능하겠구나 생각했다"면서 "타수차가 커서 마음이 편했고 그래서 샷도 끝까지 좋았다"고 말했다.

박성원의 침착한 경기 운영은 캐디를 맡은 제주도 토박이 티칭 프로 허남준(45) 씨 덕이었다.

골프 레슨을 하면서도 제주도에서 대회가 열리면 종종 정상급 선수들 캐디를 맡곤 하는 허 씨는 우승 경쟁 경험이 없는 박성원이 긴장하지 않도록 다독이며 우승을 도왔다.

박성원은 "캐디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고 밝혔다.

경기 내내 침착하기만 했던 박성원은 우승 순간은 물론 시상식 때도 눈물 한 방울 비치지 않고 생글생글 미소를 지었고 처음 해보는 우승 인터뷰도 아주 능숙하게 치렀다.

박성원은 "속으로는 울었다"면서 "챔피언 퍼트를 할 때 아버지 얼굴을 봤다면 아마 울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보그너·MBN 여자오픈 우승에 이어 생애 두번째 우승에 도전한 하민송은 버디 7개를 뽑아내며 6타를 줄이며 추격에 나섰지만 박성원의 질주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8언더파 64타를 몰아친 이승현(25·NH투자증권)과 5타를 줄인 고진영(21·넵스)이 9언더파 207타로 공동3위를 차지했다.

박성원에 1타 앞선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정다희는 난생처음 겪는 챔피언조 경기의 압박감에 1오버파 73타로 부진했다. 정다희는 공동5위(8언더파 208타)에 올라 투어 데뷔 이후 처음으로 톱10에 입상한 데 만족해야 했다.

박성원과 정다희는 한때 같은 코치 밑에서 동문수학했고 함께 여행도 다닐 만큼 친한 사이여서 전날 "서로 격려하며 경기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박성원은 "다희가 첫 홀부터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해 많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첫날 2오버파 74타를 쳐 컷 탈락 위기에 몰렸던 '장타여왕' 박성현(23·넵스)은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때린 끝에 공동20위(3언더파 213타)로 올라서는 저력을 보였다.

박성현은 "대회 마지막 날에 샷 감각이 최고조에 올라와 아쉽기도 하지만 다행"이라면서 "다음 대회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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