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들이 '잘 망하는 법'
[머니투데이 최동욱 변호사(법무법인 서율) ] [[the L] '채무의 늪' 빠지지 않고 재기하려면]

최악의 취업난 속에 어쩔 수 없이 편의점, 음식점 등 생계형 창업을 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작년 통계청에서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인 소상공인은 창업 1년 만에 41%가 폐업하고 5년이 지나면 80%가 폐업을 하는데 청년 자영업자들의 경우는 기성세대보다 사회경험도 적고 자본도 부족하다보니 기간별로 약 10%정도 폐업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청년창업 실패가 더욱더 뼈아픈 것은 첫 창업의 실패를 거름삼아 재창업을 시도할 기회를 채권자들이 앗아가 첫 창업실패자들의 두 번째, 세 번째 도전을 위한 소중한 실패의 경험이 사장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소중한 실패가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박근혜 정부도 청년 창업자들의 '패자부활전'을 돕는 방법으로 일정기준을 통과한 창업자들에 한해 연대보증을 면제하는 등의 노력을 경주해 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운한 창업자들이 채무의 늪에서 벗어나오지 못하는 모습, 그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발버둥 치다 다시 도전을 할 때 도움을 줄 지인들까지 채무의 늪으로 끌고 들어가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필자는 '창업자들이 불운하게 창업에 실패하거나 채무의 늪에 빠지지 않고 패자부활전을 통해 재기를 노리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하는 고민에서 2년 전부터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거나 상담을 하며 성공하는 법이 아닌 '잘 망하는 법'을 강의하고 있다.
먼저 창업자가 채무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창업단계에서부터 사업이 망할 경우 자신이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의 수를 줄이는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개인사업자와 조합(동업)의 형태보다는 법인의 형태로 하는 것이 책임을 제한하는 데 실효적이고, 주식회사인 경우에는 과점주주에 해당하지 않도록 지분구조를 짜는 것도 필요하다.
경제적 인질을 잡는 제도인 연대보증을 가능한 서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도 기업의 대표자에 대해 일정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는 한 책임경영을 위한다는 명목 하에 대표자 개인에게 법인채무의 연대보증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만약 연대보증을 섰다면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연대보증한 채무가 특정채무가 아니라 기간 중 변동하는 것이라면 채무가 가장 낮아진 시점에 연대보증해지를 하거나 대표의 지위를 타인에게 넘겨준 후 일정 연대보증채무에 대하여 해지하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도 필요하다.
연대보증해지를 하지 못한 상태에서 기업의 재무상태가 이미 나빠진 경우라면 보증인보호에 관한 특별법, 개정된 민법상 보증인 보호규정을 활용하여 연대보증을 무효화 하거나 책임범위를 감축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대보증이 유효하고 주채무자가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중소기업진흥공단을 통해 돈을 빌리면서 연대보증을 한 경우라면 일반회생(법인회생), 개인회생절차, 개임파산절차를 통해 연대보증채무에 대한 책임범위를 감축시키거나 면제시킬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유의할 점은 법인파산의 경우에는 연대보증인의 채무에 아무런 영향이 없기 때문에 어떤 도산절차에 의하느냐에 따라 연대보증채무의 영향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첫 창업에서 실패한 창업자들의 재기를 도우면서 가장 안타까울 때가 주변의 비법률전문가로부터 잘못된 조언을 듣고 얼마 남지 않은 재산을 지인들의 이름으로 돌려놓았다가 채권자취소(사해행위취소)소송을 당하거나 법인격부인소송을 당하고 심지어 강제집행면탈죄로 처벌을 받아 재창업할 때 자신을 도와줄 수 있었던 지인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바람에 재기가 불가능해지는 모습을 볼 때이다.
이 경우 재기를 하기 위해서는 재기를 응원해줄 누군가가 필요한데 그 사람을 재산을 은닉하는데 활용해버려 재창업을 통한 재기를 할 수 있는 인적기반을 붕괴되어버려 재기를 도모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지게 된다.
그리고 자격이나 면허가 재기에 필수적인 창업자라면 망하면서도 자격이나 면허를 유지시킬 수 있는 법적 절차를 활용해 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의료법 개정으로 인해 파산을 하더라도 자격 또는 면허가 유지되는 의사, 약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과 달리 다른 전문자격사들의 경우 파산이 결격사유로 규정돼 있는 경우 개인파산 보다는 회생절차를 이용하는 게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길이다.
잘 망해서 패자부활전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을 채권자적 입장에서 사업가의 도덕적 해이라는 말로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창업가들의 소중한 실패의 경험이 애플, 구글, 테슬라와 같은 혁신을 만들어 우리 사회를 살찌우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창업자의 관점에서 채무자의 관점에서 이해해주기를 기도해본다.
그리고 창업자들 또한 자신의 재무적 리스크를 수시로 확인한 후 재기를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창업자들의 재기를 돕는 법적 장치를 최대한 활용하여 패자부활전에 성공하기를 기원하고 응원한다.

법무법인 서율의 최동욱 변호사는 전문직과 기업 대표의 회생·파산 업무를 주로 맡았다. 도산절차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기·배임·횡령·강제집행면탈 관련 형사사건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 밖에도 집합건물 관련 관리단 소송 등 부동산 소송에 주력하고 있다.
이 기사는 더엘(the L)에 표출된 기사로 the L 홈페이지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기사를 보고 싶다면? ☞ 머니투데이 더엘(the L) 웹페이지 바로가기
최동욱 변호사(법무법인 서율)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시부모엔 용돈 30만원, 친정은 불가…"네 월급으로 줘" 남편과 갈등 - 머니투데이
- 금융위, 가계부채 잡는다… 대출 관리 월·분기 단위 세분화 - 머니투데이
- "한국인 남성들이 집단폭행" 코뼈 골절, 시력 뚝...필리핀서 무슨 일 - 머니투데이
- 명문대 출신 걸그룹 멤버, 무속인 된 사연…"가족 죽는 꿈 꾸더니" 오열 - 머니투데이
- 비싸서 안 썼는데 이젠 더 싸다…나프타 대란에 빛본 '대체 플라스틱' - 머니투데이
- "갑자기 아기집 성장 멈춰"...서동주, 시험관 임신 끝 계류유산 - 머니투데이
- "친정에 용돈? 그걸 왜 줘?" 만취한 한국인 남편 돌변...방 문까지 박살 - 머니투데이
- '고려대 얼짱' 걸그룹 멤버, 돌연 신내림..."10kg 빠지고 가족 죽는 꿈" - 머니투데이
- '김준호♥' 김지민, 시험관 시술 부작용…"살벌하게 부어" - 머니투데이
- "조갑경, 방송서 '아들 불륜' 나 몰라라…벌 받길" 전 며느리 분노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