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일상 톡톡] 교육부 사교육비 통계는 도대체 어느나라 얘기?

김현주 2016. 3. 1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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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중·고교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약 24만원으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인당 사교육비는 2009년 이후 조금씩 줄어들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인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요. 소득이 높으면 사교육 참여율이 높지만, 소득이 낮으면 참여율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씀씀이도 줄어드는 양극화 현상도 여전했습니다. 서울 지역 사교육비 지출액이 전남의 2배가 넘는 등 지역별 편차도 상당했는데요. 국어·영어·수학 등 일반 과목의 사교육비는 다소 줄었지만, 예체능 사교육비는 되레 더 늘어났습니다. 수시 등 입시 전형이 다양해졌기 때문인데요. 특히 예체능 과목의 사교육비는 4년째 증가세를 이어 나갔습니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학생 수가 줄어들자 학원을 찾는 이들이 감소해 사교육업체의 수익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1. 중학교 야구선수 자녀를 둔 주부 김모(43)씨는 일반적인 수업 외 야구부 수업료만 월 20만원 내고 있다. 여기에 (개인)레슨비와 간식비 등을 합치면 한 달 평균 60만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한다. 김씨는 "유니폼·야구화·각종 대회 참가비 등이 들어가는 달에는 90만원이 넘는 돈을 중학생 자녀 한 명에게 쓰고 있다"고 토로했다.

#2. 발레를 하는 초등학생 딸을 둔 주부 박모(38)씨는 발레학원 수강료와 레슨비로만 월 평균 180만원을 쓰고 있다. 발레복과 슈즈 등 대회에 나갈 경우 400만~700만원 이상 쓴다. 박씨는 "남편 사업이 그럭저럭 잘 돼 이렇게 가르치고 있지만, 애들 사교육비 때문에 허리가 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초·중·고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2000원 늘었다. 과목별로 국·영·수 등 일반교과는 줄고 예체능은 늘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방과후학교에서 선행학습이 금지되자, 방과후학교 수요가 사교육으로 옮겨갔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24만4000원…사교육비 총규모 전년보다 4000억원 ↓

교육부는 최근 통계청과 공동으로 '201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전국 초·중·고 1244개교의 학부모 4만3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사교육비 총 규모는 17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000억원 줄었다. 이는 지난해 초·중·고 학생수가 전년보다 19만7000명 감소하는 등 전체적인 학령인구가 줄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1인당 월평균 명목 사교육비는 24만4000원으로 2014년(24만2000원)보다 2000원 늘었다. 명목 사교육비란 물가 지수 등을 반영하지 않고 전체 사교육비 총액을 학생 수로 나눈 금액을 뜻한다.

1인당 명목 사교육비는 2013년(23만9000원) 이후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교는 23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0.4% 줄었지만 중학교(27만5000원)는 1.9%, 고등학교(23만6000원)는 2.9% 늘었다.

사교육 관련 물가지수를 반영한 실질 사교육비는 20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3000원 감소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명목과 실질 사교육비 모두 1인당 월평균 20만원대라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수치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교육부 통계, 현실과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

교육부는 "이번 조사에서 사교육 참여율이 68.8%로 나타났는데 이는 나머지 31.2%는 사교육을 전혀 받지 않는다고 답했다는 뜻"이라며 "사교육 참여자와 비참여자를 모두 포함해 평균값을 내다보니 액수가 실제보다 적게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인당 사교육비 증가에는 예체능 과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어와 영어 등 일반교과목 사교육비는 19만원으로 전년보다 1000원 줄어든 반면, 예체능 사교육비는 5만3000원으로 3000원 늘었다.

예체능 사교육비는 조사가 시작된 2007년(4만3000원) 이후 2012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태권도 등의 교육이 강조, 체육 사교육비는 전년대비 13.6% 증가했다.

초등학교는 영어 사교육비가 6000원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교육부는 2018년부터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는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했다.

방과후학교 비용 총액은 1조1600억원으로 전년보다 7.5% 줄고, 참여율도 57.2%로 2.1%p 떨어졌다. 교육부는 공교육정상화법 시행으로 방과후학교에서 선행학습이 금지, 일반교과 수요가 방과후학교에서 사교육으로 옮겨 갔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초등생 영어 사교육비 ↓…수능 영어 절대평가로 전환 영향 등

이를 뒷받침하듯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선행교육예방 연구센터에서 올해 1∼2월 조사한 결과 방과후학교에서 선행교육을 금지한 뒤 중학생은 대체 학습방법으로 80.7%가, 고등학생은 65.2%가 사교육을 택했다고 답했다.

교육부는 사교육 수요가 예체능에서 늘어나는 점을 고려, 초등학교 예체능 방과후 프로그램 확대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초등 돌봄교실에서 예체능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중·고등학교 사교육 수요를 줄이기 위해서는 방과후학교의 선행학습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의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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