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예선 프리뷰] 네덜란드VS프랑스, '보여줄 것' 많은 두 팀의 만남




[인터풋볼] 유지선 기자 = 경기를 통해 증명해야 할 것이 많은 두 팀이 나란히 만난다. 파리행에 실패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 파리에서 우승을 외치고 있는 ‘뢰블레 군단’ 프랑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네덜란드와 프랑스는 오는 26일 새벽 4시 45분(한국시간) 네덜란드 안스테르담에 위치한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친선 경기를 갖는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두 팀의 지향점은 조금 다르다.
:: ‘유로 좌절’ 네덜란드, 큰 그림 그린다
기적을 바랐지만 기적은 없었다. 유로 2016 예선에서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던 네덜란드는 4승 1무 5패(승점 13)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고, 결국 A조 4위에 머물러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유로 1984 대회 이후 31년 만에 예선 무대에서 쓴맛을 본 네덜란드다.
그러나 여기서 주저앉을 순 없다.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거스 히딩크 감독을 경질한 네덜란드는 대니 블린트 감독체제에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골자는 세대교체다. 블린트 감독은 3월 A매치 명단에서 로빈 판 페르시를 과감히 제외됐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대표팀 승선이 좌절된 판 페르시는 최근 기량 저하로 세대교체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등을 노리는 네덜란드가 선택한 또 다른 방법은 독한 예방주사를 맞는 것. 네덜란드는 3월 매치서 프랑스와 잉글랜드를 차례로 만난다. 세대교체를 감행하고 있는 과정에서 강팀을 상대로 그 가능성을 확인하겠단 생각이다. 일찌감치 옥석 고르기에 나서겠단 블린트 감독의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따라서 이번 친선경기는 네덜란드의 세대교체 효과를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할 수 있다.
:: 벤제마 빠진 프랑스, 화력에 관심집중
프랑스의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프랑스는 자국에서 열리는 유로 2016 대회서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흐름도 좋다. 지난해 11월 독일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고, 잉글랜드와의 친선경기서 0-2로 패하기 전까지 5연승을 이어오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3웜 A매치서는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주포’ 카림 벤제마가 합류하지 못한 것이다. 벤제마는 지난해 11월 성관계 동영상으로 프랑스 대표팀 동료인 마티유 발부에나를 협박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에 프랑스 축구협회는 벤제마를 대표팀에서 임시 제명하기로 결정했고, 3월 A매치 명단에도 벤제마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벤제마는 프랑스 대표팀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프랑스로선 벤제마의 공백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네덜란드전을 앞두고 앙투안 그리즈만은 22일 프랑스 ‘레퀴프’와의 인터뷰에서 “프랑스에는 다른 공격수들도 많다. 앙드레 피에르 지냑과 올리비에 지루, 앙토니 마르시알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며 벤제마의 공백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약해진 전방 화력이 프랑스의 발목을 잡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유럽축구통계전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마르시알과 지루, 그리즈만의 선발출전을 점쳤다. 특히 그리즈만은 최근 물오른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프랑스 대표팀이 벤제마가 없어도 정말 괜찮을까? 네덜란드전서 이를 증명해보여야 하는 세 선수의 어깨가 무겁다.
:: 축구계, 그리고 네덜란드의 ‘별이 지다’
전 세계 축구계가 슬픔에 빠졌다. 지난 24일 ‘토탈사커’의 창시자이자 네덜란드의 ‘축구영웅’ 요한 크루이프(68)가 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것이다. 갑작스레 전해진 소식에 전 세계 축구계는 크루이프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크루이프는 아약스와 바르셀로나 등 명문 팀에서 선수생활을 했고, 1971년과 1973년, 1974년 세 차례나 발롱도르를 거머쥐었다. 현대축구의 시초라 불리는 ‘토탈사커’의 창시자이기도 하다.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축구의 상징인 ‘티키타카’ 전술 역시 크루이프의 토탈사커에서 비롯됐다.
‘별’을 잃은 네덜란드는 침통한 분위기다. 네덜란드 축구협회는 프랑스와의 친선경기서 전반 14분 경기를 잠시 중단하고 크루이프를 추모하는 퍼모먼스를 갖기로 결정했다. ‘14’는 크루이프가 현역 시절 달았던 등번호다. 슬픔에 빠진 네덜란드가 프랑스전서 좋은 경기력으로 아픔을 달랠 수 있을까? 크루이프가 현역 시절 입고 그라운드를 누볐던 오렌지색 유니폼이 이날 더욱 선명하게 눈에 들어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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