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현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현대 친환경차의 제네시스
현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달리기도 잘하는 친환경차다. 주행 성능에서는 회전하는 능력이 가장 돋보인다. 좀 과장하자면 코너에 차를 던져도 될 정도다. 정속 주행 시 연비도 잘 나온다. 시속 90km/h로 정속 주행하면 트립 컴퓨터에 리터당 25km 내외의 연비가 찍힌다. 실내의 거주성은 아반떼보다 떨어지지만 디자인은 더 낫다. 외관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하이브리드는 보통 내연기관차를 베이스로 개발된다. ‘전용’으로 개발된 차는 많지 않다. 전용으로 개발하지 않는 이유는 볼륨 때문이다. 앞서 밝힌 것처럼 당장 판매 볼륨이 크게 일어나는 세그먼트가 아니다. 그런데 현대는 아이오닉이라는 전용 친환경차를 개발했다. 아이오닉은 우선적으로 하이브리드가 나오고, 전기차, 그리고 올해 하반기에는 플러그-인 버전이 나오게 된다.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지만 아이오닉이 현대의 친환경차 브랜드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플랫폼도 친환경 전용으로 개발했다. 친환경 전용으로 개발했다는 자체가 큰 투자이고, 장기적으로는 볼륨에 자신이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참고로 2006년 이후 현대기아의 글로벌 판매는 두 배 이상 늘었다. 2000년대 들어서 전체 판매가 크게 늘어난 회사가 여럿 있는데, 현대기아가 그 중 하나다.
현대에 따르면 아이오닉의 플랫폼은 친환경차 전용으로 개발됐다. 엄밀히 보면 아반떼 베이스의 변형 플랫폼이고 친환경차에 맞게 손을 많이 봤다. 차체 사이즈도 비슷하다. 아이오닉의 차체 사이즈는 4,470×1,820×1,450mm, 2,700mm로, 아반떼AD(4,570×1,800×1,440mm, 2,700mm)와 비교 시 전장은 짧고 폭은 넓다. 반면 휠베이스는 동일하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패스트백 형태의 리어 디자인을 채택했다. 신차발표회에서 듣기로는 모든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세단을 선호하는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는 물론 해치백이 인기인 유럽까지 감안한 선택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국산차 중 패스트백 디자인이 많지 않다. 그래서 튄다.
아쉬운 건 있다. 국내에 별로 없어서 튀긴 하지만 독창성은 다소 떨어져 보인다. 얼핏 보면 혼다 CR-Z를 확대한 것 같다. 물론 CR-Z보다는 낫긴 하지만 최근 현대기아 디자인에 거는 기대치에는 다소 못 미친다. 두 개로 분할된 리어 글래스도 잘 쓰이는 디자인은 아니다.
전면 디자인은 전형적인 현대 패밀리룩인데 그릴이 많이 다르다. ‘전용’임을 많이 어필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세부적으로도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친환경차임을 강조하기 위해 앞뒤 범퍼의 하단에는 블루 라인도 집어넣다. 참고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공기저항계수는 양산차 중 가장 낮은 수준인 0.24이다. 공기저항계수와 리어 서스펜션 등을 보면 토요타 프리우스를 겨냥한 티가 많이 난다.


아반떼를 시승하면서 센터페시아 디자인을 유일한 약점으로 꼽았다. 아이오닉의 경우 아반떼보다 센터페시아 디자인이 더 좋다. 버튼이나 색상 등이 한결 보기가 좋다. 공조장치는 간결한 디자인이고 사용법도 직관적이다. 다른 현대차들처럼 기어 레버 앞의 수납 공간에는 2개의 12V가 마련된다. 이 수납 공간은 무선 충전 기능을 겸하고 있다.
기어 레버 옆에는 냉난방 시트와 열선 스티어링 휠이 있는데, 드라이브 모드는 없다. 그러니까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에코가 기본 모드이고, 기어 레버를 옆으로 젖히면 스포트 모드가 된다. 노멀 모드가 없는 건 아쉽지만, 변환 자체는 더 쉽다. 아무래도 버튼을 누르는 것보다 기어 레버를 젖히는 게 더 빠르다. 센터 콘솔 박스가 큰 편은 아니지만 옆쪽에는 태블릿 PC 등을 수납할 수 있게 긴 공간을 마련해 놨다.


이와 함께 스티어링 휠의 버튼도 아반떼보다 고급스럽다. 배치는 같지만 디자인에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스티어링 휠은 D 컷 타입이 적용됐다. 스포츠 페달은 보기에도 좋지만 발에 닿는 감촉도 좋다. 하지만 오르간 타입 가속 페달이 아닌 점과 발로 밟는 주차 브레이크는 아쉬울 수 있다.


가솔린 엔진의 하이브리드답게 공회전 정숙성은 좋다. 흔히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는 조용하다고 하는데, 그건 차마다 다르다. 정숙성은 방음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급이 낮은 친환경차는 오히려 주행 중 소음이 더 많을 수 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생각보다는 방음이 잘 돼 있다. 거기다 가솔린 엔진의 음색도 나쁘지 않고 고회전을 써도 부담스럽지 않다. 대신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나는 소리는 있다. 이 소리의 음량이 크진 않지만 일반 자동차에는 없는 소리라서 생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EV 모드 또는 전기 모터 구동 시 희미하게 고주파음이 난다. 이는 브레이크을 밟을 때도 마찬가지다. 하이브리드에서는 대체로 이런 소리가 나기 때문에 큰 흠은 아니지만 알아둬야 할 필요는 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EV의 가용 시간이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길다. 작년 이맘때 탔던 쏘나타 하이브리드보다는 짧지만 은근 쓸모가 있는 EV 모드이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의 EV 모드는 가용 시간이 짧다. 반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EV 모드만으로 대략 40km/h 이상까지 속도를 올릴 수 있다. 그리고 ACC를 이용해서 90km/h 정속 주행 시 순간적으로는 EV 모드로 주행한다. EV 모드가 길다는 것은 곧 연비가 좋다는 말과도 같다. ACC로 90km/h 정속 주행하면 트립 컴퓨터에는 리터당 25km, 110km/h에서도 리터당 20km가 찍힌다. 정속 주행 연비는 기대보다 좋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가속력도 괜찮다. 체감 가속력이 느리지만 가속력 자체는 AD 가솔린과 엇비슷하다.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40, 65, 115, 175km/h이고, 최고 속도는 5단에서 나온다. 정확히는 5단 190km/h 정도에서 제한이 된다. 내리막에서는 순간적으로 계기판에 197까지 찍히기도 하지만 대략 190km/h에서 제한이 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동영상으로 비교해본 0→190km/h 가속 시간은 AD 1.6 가솔린과 비슷하다. 체감과는 좀 다르다. 체감이 느린 이유는 고회전에 불리한 앳킨슨 사이클과 전기 모터 특유의 질감 때문인 것 같다. 앳킨슨 사이클은 기본적으로 연비에 초점이 맞춰진 세팅이고, 고회전으로 올라갈수록 질감도 떨어진다. 전반적으로 보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가속력은 일상용도로는 충분한 수준이다. 가속할 때의 느낌 자체가 스포티하지 않을 뿐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주행에서 가장 강점을 보이는 부분이 회전 성능이다. 아이오닉의 회전 성능은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다. 작년부터 나온 현대기아차는 회전할 때 좌우를 컨트롤 하는 능력이 크게 좋아졌는데,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서 만개했다고 표현하고 싶다. 조금 과장하자면 코너에 차를 던져도 될 정도다.
예를 들어 길게 돌아나가는 코너에서도 가속 페달을 바닥까지 밟을 수 있다. 그러면 알아서 좌우 휠의 토크와 브레이크를 조절한다. 자신의 운전 실력이 좋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 심지어는 내리막 나들목의 굽은 길에서도 자신 있게 속도를 낼 수 있다. 현대는 배터리 위치를 낮춘 저중심 설계로 인해 회전 성능이 좋아졌다고 하는데,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힘들 만큼 코너링이 좋다. 지금까지 말한 건 17인치 기준이고, 15인치(미쉐린 에너지 세이버)로는 또 다른 특성을 보일 수도 있다.

아이오닉은 현대 친환경차의 기원이다. 앞서 밝힌 것처럼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3개의 차가 나온다. 엄밀히 말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아반떼처럼 당장에 많이 팔릴 차는 아니다. 하지만 현대의 장기적인 제품 전략에서 큰 의미가 있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뉴스국 한상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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