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현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현대 친환경차의 제네시스

한상기 2016. 3. 2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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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달리기도 잘하는 친환경차다. 주행 성능에서는 회전하는 능력이 가장 돋보인다. 좀 과장하자면 코너에 차를 던져도 될 정도다. 정속 주행 시 연비도 잘 나온다. 시속 90km/h로 정속 주행하면 트립 컴퓨터에 리터당 25km 내외의 연비가 찍힌다. 실내의 거주성은 아반떼보다 떨어지지만 디자인은 더 낫다. 외관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자동차 회사에게 친환경차는 골치 아픈 존재이다. 반드시 필요하지만 당장에 큰돈은 안 된다. 그렇다고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친환경차가 대세가 될 게 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소연료전지 같은 차는 다른 회사와 공동으로 개발하기도 한다.

하이브리드는 보통 내연기관차를 베이스로 개발된다. ‘전용’으로 개발된 차는 많지 않다. 전용으로 개발하지 않는 이유는 볼륨 때문이다. 앞서 밝힌 것처럼 당장 판매 볼륨이 크게 일어나는 세그먼트가 아니다. 그런데 현대는 아이오닉이라는 전용 친환경차를 개발했다. 아이오닉은 우선적으로 하이브리드가 나오고, 전기차, 그리고 올해 하반기에는 플러그-인 버전이 나오게 된다.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지만 아이오닉이 현대의 친환경차 브랜드가 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플랫폼도 친환경 전용으로 개발했다. 친환경 전용으로 개발했다는 자체가 큰 투자이고, 장기적으로는 볼륨에 자신이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참고로 2006년 이후 현대기아의 글로벌 판매는 두 배 이상 늘었다. 2000년대 들어서 전체 판매가 크게 늘어난 회사가 여럿 있는데, 현대기아가 그 중 하나다.

현대에 따르면 아이오닉의 플랫폼은 친환경차 전용으로 개발됐다. 엄밀히 보면 아반떼 베이스의 변형 플랫폼이고 친환경차에 맞게 손을 많이 봤다. 차체 사이즈도 비슷하다. 아이오닉의 차체 사이즈는 4,470×1,820×1,450mm, 2,700mm로, 아반떼AD(4,570×1,800×1,440mm, 2,700mm)와 비교 시 전장은 짧고 폭은 넓다. 반면 휠베이스는 동일하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패스트백 형태의 리어 디자인을 채택했다. 신차발표회에서 듣기로는 모든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세단을 선호하는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는 물론 해치백이 인기인 유럽까지 감안한 선택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국산차 중 패스트백 디자인이 많지 않다. 그래서 튄다.

아쉬운 건 있다. 국내에 별로 없어서 튀긴 하지만 독창성은 다소 떨어져 보인다. 얼핏 보면 혼다 CR-Z를 확대한 것 같다. 물론 CR-Z보다는 낫긴 하지만 최근 현대기아 디자인에 거는 기대치에는 다소 못 미친다. 두 개로 분할된 리어 글래스도 잘 쓰이는 디자인은 아니다.

전면 디자인은 전형적인 현대 패밀리룩인데 그릴이 많이 다르다. ‘전용’임을 많이 어필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세부적으로도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친환경차임을 강조하기 위해 앞뒤 범퍼의 하단에는 블루 라인도 집어넣다. 참고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공기저항계수는 양산차 중 가장 낮은 수준인 0.24이다. 공기저항계수와 리어 서스펜션 등을 보면 토요타 프리우스를 겨냥한 티가 많이 난다.

시승차는 Q 트림이고 타이어는 17인치이다. 아이오닉은 알로이 휠의 사이즈가 15인치와 17인치 두 가지만 있는 게 특이하다. 그 중간인 16인치는 없다.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드라이브 모드도 마찬가지다. 시승차에는 225/45R/17 사이즈의 미쉐린 프리머시 MXM4 타이어가 장착돼 있다.
실내는 아반떼와 비슷한 흐름인데 세부적으로는 많이 다르다. 우선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 등에는 친환경 소재가 적용됐다. 하이브리드나 전기차 등에서 종종 본다. 아이오닉 실내 소재가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싼 티가 나지는 않는다. 다른 중급 소재와 비교하면 느낌은 또 다르다. 확실한 건 소재의 느낌이 나쁘지는 않다.

아반떼를 시승하면서 센터페시아 디자인을 유일한 약점으로 꼽았다. 아이오닉의 경우 아반떼보다 센터페시아 디자인이 더 좋다. 버튼이나 색상 등이 한결 보기가 좋다. 공조장치는 간결한 디자인이고 사용법도 직관적이다. 다른 현대차들처럼 기어 레버 앞의 수납 공간에는 2개의 12V가 마련된다. 이 수납 공간은 무선 충전 기능을 겸하고 있다.

기어 레버 옆에는 냉난방 시트와 열선 스티어링 휠이 있는데, 드라이브 모드는 없다. 그러니까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에코가 기본 모드이고, 기어 레버를 옆으로 젖히면 스포트 모드가 된다. 노멀 모드가 없는 건 아쉽지만, 변환 자체는 더 쉽다. 아무래도 버튼을 누르는 것보다 기어 레버를 젖히는 게 더 빠르다. 센터 콘솔 박스가 큰 편은 아니지만 옆쪽에는 태블릿 PC 등을 수납할 수 있게 긴 공간을 마련해 놨다.

아이오닉의 시트 포지션은 아반떼보다 높다. 정확하게 수치로 말하긴 힘들지만 대략 1.5~2cm 정도 높은 것 같다. 가장 낮게 해도 약간은 내려다보는 시야가 된다. 여성 운전자에게는 어필할 수 있지만 낮은 포지션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불만이 될 수 있다. 시트의 착좌감은 일반적인 수준이다. 도어 트림의 형상도 아반떼와 다르다. 아이오닉이 더 스타일리시하다.
가장 크게 다른 것은 계기판이다. 아이오닉의 계기판은 디자인이 아주 좋고, 최근 타본 현대기아차를 통털어도 가장 예쁘다. 계기판은 기본 디자인이 일반적인 배치와 조금 다르다. 가운데에 속도계가 있고 그 테두리는 타코미터가 있다. 그리고 좌우에는 하이브리드 게이지와 배터리 잔량 게이지가 마련된다. 스포트 모드로 변환하면 계기판의 디자인과 색상도 변한다.

이와 함께 스티어링 휠의 버튼도 아반떼보다 고급스럽다. 배치는 같지만 디자인에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스티어링 휠은 D 컷 타입이 적용됐다. 스포츠 페달은 보기에도 좋지만 발에 닿는 감촉도 좋다. 하지만 오르간 타입 가속 페달이 아닌 점과 발로 밟는 주차 브레이크는 아쉬울 수 있다.

포지션이 높은 건 2열도 마찬가지다. 아반떼AD의 2열은 헤드룸이 부족한 편인데, 아이오닉은 그보다 더 부족하다. 177cm의 기자가 앉았을 때 주먹 하나가 안 들어간다. 배터리를 시트 밑으로 놓으면서 포지션 자체가 올라갔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1열과 2열의 시트 포지션을 보면 아이오닉의 플랫폼 자체가 높은 게 아닐까 싶다. 대신 무릎 공간은 나쁘지 않다. 장점 중 하나로는 트렁크를 꼽을 수 있다. 트렁크 용량이 넉넉하고 입구도 크다.
파워트레인은 1.6리터 GDi 가솔린 엔진과 6단 듀얼 클러치, 전기 모터 등으로 구성된다. 카파 1.6 GDi의 최고 출력은 105마력으로 리터당 출력이 높지 않다. 연비 우선 세팅이기 때문이다. 대신 부족한 출력을 43.5마력의 전기 모터로 보완한다. 전기 모터를 포함한 종합 출력은 141마력으로 아반떼 가솔린보다 높다.

가솔린 엔진의 하이브리드답게 공회전 정숙성은 좋다. 흔히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는 조용하다고 하는데, 그건 차마다 다르다. 정숙성은 방음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급이 낮은 친환경차는 오히려 주행 중 소음이 더 많을 수 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생각보다는 방음이 잘 돼 있다. 거기다 가솔린 엔진의 음색도 나쁘지 않고 고회전을 써도 부담스럽지 않다. 대신 하이브리드 시스템에서 나는 소리는 있다. 이 소리의 음량이 크진 않지만 일반 자동차에는 없는 소리라서 생소할 수 있다. 예를 들어 EV 모드 또는 전기 모터 구동 시 희미하게 고주파음이 난다. 이는 브레이크을 밟을 때도 마찬가지다. 하이브리드에서는 대체로 이런 소리가 나기 때문에 큰 흠은 아니지만 알아둬야 할 필요는 있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EV의 가용 시간이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길다. 작년 이맘때 탔던 쏘나타 하이브리드보다는 짧지만 은근 쓸모가 있는 EV 모드이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의 EV 모드는 가용 시간이 짧다. 반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EV 모드만으로 대략 40km/h 이상까지 속도를 올릴 수 있다. 그리고 ACC를 이용해서 90km/h 정속 주행 시 순간적으로는 EV 모드로 주행한다. EV 모드가 길다는 것은 곧 연비가 좋다는 말과도 같다. ACC로 90km/h 정속 주행하면 트립 컴퓨터에는 리터당 25km, 110km/h에서도 리터당 20km가 찍힌다. 정속 주행 연비는 기대보다 좋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가속력도 괜찮다. 체감 가속력이 느리지만 가속력 자체는 AD 가솔린과 엇비슷하다. 1~4단에서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는 각각 40, 65, 115, 175km/h이고, 최고 속도는 5단에서 나온다. 정확히는 5단 190km/h 정도에서 제한이 된다. 내리막에서는 순간적으로 계기판에 197까지 찍히기도 하지만 대략 190km/h에서 제한이 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동영상으로 비교해본 0→190km/h 가속 시간은 AD 1.6 가솔린과 비슷하다. 체감과는 좀 다르다. 체감이 느린 이유는 고회전에 불리한 앳킨슨 사이클과 전기 모터 특유의 질감 때문인 것 같다. 앳킨슨 사이클은 기본적으로 연비에 초점이 맞춰진 세팅이고, 고회전으로 올라갈수록 질감도 떨어진다. 전반적으로 보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가속력은 일상용도로는 충분한 수준이다. 가속할 때의 느낌 자체가 스포티하지 않을 뿐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주행에서 가장 강점을 보이는 부분이 회전 성능이다. 아이오닉의 회전 성능은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다. 작년부터 나온 현대기아차는 회전할 때 좌우를 컨트롤 하는 능력이 크게 좋아졌는데,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에서 만개했다고 표현하고 싶다. 조금 과장하자면 코너에 차를 던져도 될 정도다.

예를 들어 길게 돌아나가는 코너에서도 가속 페달을 바닥까지 밟을 수 있다. 그러면 알아서 좌우 휠의 토크와 브레이크를 조절한다. 자신의 운전 실력이 좋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 심지어는 내리막 나들목의 굽은 길에서도 자신 있게 속도를 낼 수 있다. 현대는 배터리 위치를 낮춘 저중심 설계로 인해 회전 성능이 좋아졌다고 하는데,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힘들 만큼 코너링이 좋다. 지금까지 말한 건 17인치 기준이고, 15인치(미쉐린 에너지 세이버)로는 또 다른 특성을 보일 수도 있다.

주행 모드는 에코와 스포트가 있다. 기어 레버를 옆으로 젖히면 곧바로 스포트 모드가 된다. 에코는 연비 위주의 세팅이기 때문에 초기 반응이 둔하고, 스포트는 한층 민감해진다. 에코와 스포트의 차이가 크다. 이와 함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승차감이 상당히 좋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리어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아주 매끄럽다. 어지간한 방지턱은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아도 될 정도다. 브레이크의 감각도 자연스럽긴 한데, 평균보다는 좀 더 유격이 있긴 하다. 그렇다 해도 제동력 자체는 훌륭하다. 최고 속도에서 급제동해도 속도가 빠르게 줄어들고, 두 번째 제동에서는 약간의 페이드 현상이 발생했다. 제동력은 아반떼AD보다 조금 못하다.

아이오닉은 현대 친환경차의 기원이다. 앞서 밝힌 것처럼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3개의 차가 나온다. 엄밀히 말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아반떼처럼 당장에 많이 팔릴 차는 아니다. 하지만 현대의 장기적인 제품 전략에서 큰 의미가 있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뉴스국 한상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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