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신춘문예] 어머니와 첫 疏通 후 이어온 소통의 길

[미술평론 당선소감] 손지민
어머니와 첫 疏通 후 이어온 소통의 길
고요와 혼란 사이를 오가며 많은 인생의 접점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아직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내 원고는 부끄럽기 짝이 없는 글이다.
미학을 공부하면서 무엇보다 어려웠던 것은 다른 이들과의 소통이었다. 소통의 문제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나를 기쁘게도, 슬프게도 만들었다. 글쓰기와 언변도 워낙 서투르고 재주도 없어 능숙하게 어려운 논지로 소통하는 사람들을 보면 항상 부러웠다. 그렇다 보니 예술의 역사는 "어떻게 나의 이상을 타인과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가득 차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나로 하여금 미학에 첫발을 내딛게 해주신 분은 어머니였다. 집을 떠나기 며칠 전, 나와 주전부리를 나누며 미술사 이론을 처음 가르쳐 주셨고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것이 내가 처음으로 경험한 진정한 '소통'이 아니었나 싶다. 집을 떠난 지 수년이 되었지만 결국 그 첫 소통의 경험이 나로 하여금 보이지 않는 것을 계속 쫓게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보이지 않는 진실에 대한 논문을 집필할 때 자꾸 그 주전부리 냄새가 난다. 그리고 갖고 있는 것들을 버릴 줄 알게 되면서 그 냄새가 점점 더 강해지는 것을 느낀다.
내가 지금 처한 모든 환경에 감사할 따름이다. 매일 나 자신에게 성실성을 요구하며 끝도 없고 답도 없는 글을 웃으며 써나갈 수 있도록 힘을 주시는 모든 분께 항상 미안하고 고맙다. 또 이 풋내기에게 이렇게 소통할 기회를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1984년 서울 출생
―영국 런던정경대(London School of Economics and Political Science)경제학/환경정책 학사 졸업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교(Paris-I Panthon-Sorbonne) 현대미술사 석사 졸업
―현재 프랑스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cole des hautes �tudes en sciences sociales, EHESS) 미학 박사과정 재학 중
―뉴욕 컬럼비아대학교(Columbia University) 철학과 Alliance Scholarship 수상

[미술평론 부문 심사평] 박영택 경기대 교수
단색화 재조명… 기존과 다른 관점으로 솎아내다
작년에 비해 응모 편수가 줄었다. 3편을 고르고 고민했다. 고민할 정도로 엇비슷했고 각기 장점이 있었다. 어렵게 손지민씨의 <"재현성"과 "토톨로지" 너머의 반복: 기존 단색화 비평의 메타비평>;을 선정했다. 다른 두 편이 특정 작가의 작품론에 입각해 있다면 이 글은 최근 다시 조명되는 단색화(단색주의)를 대상으로 기존 평론의 시각과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단색화 작업의 의미를 솎아내는 글이었다.
그 키워드가 "부조리하고 무미건조한" 반복이란 개념이다. 단색화 작가들이 재현성을 최대한 결여시킬 방식으로 불특정하고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무언가를 반복한다고 본 것이다. 그 반복성이야말로 단색화 작업의 핵심적인 지점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단색화 작업의 의미를 정확히 해명하거나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나는 최근 한국 미술계와 미술 시장의 단색화 붐은 단지 잉여가치를 만들어 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을 뿐인데 이는 조만간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여전히 난삽하고 관념적인 수사로 단색화를 설명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손씨의 글은 작품 자체의 본질적인 성향을 고려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글 곳곳에 관념투의 논조가 다소 흐르고 단색화 작업에 대한 객관적 거리나 사회문화적 맥락이 간과된 점 등은 좀 아쉽다.
문장 또한 더 '짱짱하게' 매만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무난한 글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좋은 평론가로서 활동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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