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에 보복운전..'도로의 무법자' 사설 구급차
![[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t1.daumcdn.net/news/201603/15/yonhap/20160315172123804gabe.jpg)
1종 보통 면허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자격 기준 강화해야"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음주·보복 운전을 한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응급환자 이송차량 운전 자격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자 이송이라는 역할의 중요성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은 탓에 자질이 부족해도 손쉽게 사설 구급차 운전대를 잡을 수 있어 대형사고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는 실정이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14일 술을 마시고 사설 구급차를 몬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운전기사 강모(4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강씨는 이날 오전 1시께 흥덕구 봉명동에서 음주 상태로 사설 응급환자이송단 소속 구급차를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강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128%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당시 구급차 안에 환자는 없었다.
강씨의 음주 운전은 이날 다른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와 폭행으로 번진 시비로 경찰이 출동하면서 들통났다.
지난달 5일에는 차선을 양보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앞서가던 차량을 2㎞나 뒤쫓아가 보복운전을 한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 이모(34)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는 이날 부산 동구 초량동 영주터널 인근에서 앞서 가던 승용차를 뒤따라가며 수십 차례 부딪힐 듯 차량을 밀어붙이고 구급차에서 내려 상대 운전자에게 욕설까지 퍼부었다.
4년가량 사설 구급차를 운전한 이씨는 경찰에서 "차선을 양보해주지 않아 화가 났다"고 진술했다.
이런 난폭 운전을 하는 데는 나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들은 항변한다.
이송 환자 수에 따라 보수를 받는 사설 구급차 운전자들에게 시간이 곧 돈이다보니 정상적인 운행으로는 밥벌이가 어렵다는 것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에는 5개 사설 응급환자 이송단이 모두 37대의 구급차를 등록, 운행 중인데 환자 수요에 비해 너무 많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청주의 한 사설 응급환자이송단 관계자는 "응급환자 수요를 고려할 때 청주에서 구급차 10대면 충분한데 현재 20대가량이 운영 중"이라며 "환자 확보를 위한 업체 간 과당 경쟁이 운전기사들을 과속, 위험 운전으로 내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는 이송 차량 종류(일반, 특수)에 따라 기본요금 3만∼7만5천원을 받고, 1㎞당 1천∼1천300원의 추가 요금을 받는다.
벌이가 괜찮은 기사는 한 달에 600만원도 만질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120만원을 챙겨가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확보 경쟁을 치르느라 과속 운전을 하게 되고, 길이 막히면 감정 조절을 못해 과격한 반응이 나오게 된다는 게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들의 전언이다.
수요 조사를 거쳐 감차에 나서는 택시처럼 사설 구급차도 도시 규모나 응급환자 수요에 맞게 조절하되, 시내버스처럼 일정한 수입을 보장하거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공영제'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 자격 요건을 강화하고, 음주, 보복 운전을 한 경우 처벌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자 생명과 직결되는 일을 하는 점을 고려해 인성 검사 도입이나 면접을 통해 구급차 운전기사 진입 장벽을 높이고, 체계적인 관리·교육도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급 차량은 응급 상황에서 도로교통법 위반이 일부 허용되는 만큼 운전기사가 일정한 자질을 갖춰야 한다"며 "현행법상 별도의 자격 요건 없이 1종 보통면허만 있으면 사설 구급차를 운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119 구급차 운전기사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까다로운 과정과 비교하면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 되기가 얼마나 수월한지 알 수 있다.
119 구급차 운전기사는 1종 대형 면허가 있어야 하고, 소방학교에서 운전자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또 119안전센터·소방서 별로 매월 직장·안전교육도 받는다. 소방공무원 안전사고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소방차량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다.
충북도 관계자는 "사설 구급차 운전기사가 음주 운전이나 보복운전을 하면 도로교통법이나 형법에 따라 처벌받지만 응급의료법상 행정 처분은 없다"면서 "운전자 면허·차량 설비 요건을 충족한 사설 구급차 운영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제도적 장치는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logos@yna.co.kr
- ☞ "상담 여성들과 성관계, 촬영, 유포” 유명 심리상담사 피소
- ☞ JYP "쯔위 의상 세심하게 확인 못해 죄송"
- ☞ 中고수들 "알파고를 원해~"…커제와 대국 성사되나
- ☞ '60대 꽃뱀의 유혹'…위장결혼 미끼로 90억 뜯어내
- ☞ "북한 최룡해 아들, 한국드라마 시청했다 적발"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송성문 "나같은 선수가 이런 대우를…후배들에게 동기되길" | 연합뉴스
- 박나래, 前 매니저들 추가 고소…'업무상 횡령' 혐의 | 연합뉴스
- 홍진영, 주사이모와 찍은 사진에 "12년 전 촬영, 친분 없다" | 연합뉴스
- 3년반만에 원룸서 발견된 시신…동거녀 살해·은닉 사건의 전말 | 연합뉴스
- 덤벼드는 BJ, 거칠게 제압하는 경찰…알고 보니 'AI 가짜 영상' | 연합뉴스
- [샷!] "선물을 떠나 그냥 너무 재미있다" | 연합뉴스
- 오늘부터 휴대전화 개통에 안면 인증 의무화 | 연합뉴스
-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러 軍장성 폭사…러 "우크라가 암살"(종합2보) | 연합뉴스
- 록밴드 퀸, 51년만에 크리스마스 소재 노래 공개 | 연합뉴스
- 이번엔 BTS 정국 자택에 50대 일본여성 침입 시도…경찰 입건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