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초봉이 5000만원, 평균 연봉 공기업·대기업보다 많아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사실상 성과 평가 없는 무사안일 은행권] 경제 규모 대비 은행원 연봉 세계 최고 수준]
"'호봉제'는 세계적으로 한국에만 있는 제도입니다. 영어에는 아예 '호봉'에 상응하는 단어가 없어서 'hobong'이라고 말하고 뜻을 설명해야 하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은 잘 이해도 못합니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14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성과주의 문화' 확산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120개 공공기관이 모두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로 한 가운데 고임금·저효율 구조의 금융회사로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 유관기관과 시중은행 노사 등은 성과연봉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입사하자마자 연봉 5000만원, 생산성 떨어지는 은행원=시중은행 노사는 지난달 말부터 3차례 성과연봉제 도입을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은행 경영진은 저성장·저금리 고착화로 수익성이 떨어져 성과에 따른 급여 결정으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국내 은행원들의 임금이 경제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지적한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 대비 임금 비율을 따져보면 영국(1.83배) 프랑스(1.73배) 독일(1.70배) 스페인(1.52배) 일본(1.46배) 호주(1.15배) 미국(1.01배) 등으로 선진국은 대부분 1배 수준이다. 반면 한국은 2.03배다. 한국 은행원들은 금융 선진국 미국보다 경제규모 대비 많은 연봉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은행 연봉은 국내 제조업체는 물론 종종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공기관과 비교해서도 월등히 많다. 직원 500인 이상 기업의 평균 연봉은 5996만원, 최근 성과연봉제 도입을 완료한 120개 공공기관의 평균 연봉은 6296만원이다. 은행의 평균 연봉은 8800만원이다. 대기업에 비해서도 1.5배 많은 수준이다.
은행권은 초봉도 4500만~5500만원(군필)으로 제조업 대기업 평균 4075만원보다 적게는 500만원, 많게는 1500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은행원 초봉은 신한은행이 5500만원으로 가장 많고 우리은행도 5100만원으로 초봉이 5000만원 넘는다. KB국민은행은 초봉이 4900만원이다.
은행들은 실적 악화로 허덕이는 와중에도 인건비를 포함한 판관비가 2010~2014년 연평균 3% 상승했다. 이 기간 은행의 전체 영업이익은 연평균 4% 감소했다. 임금체계 개편으로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자리만 지키고 있으면 호봉제에 따라 급여가 자동으로 올라가는 구조라 승진포기자나 무임승차자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美 상업은행 과장, 연봉이 9배차까지 벌어져..성과급이 40% 육박=시중은행의 '철밥통' 임금체계는 세계 주요은행과도 대비된다. 글로벌 은행은 호봉제가 없고 직무별로 차등해 기본급이 책정된다. 직급이 같더라도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총연봉이 1.5배에서 9배까지 차이가 난다.
예컨대 미국 상업은행 과장급 중 주택대출 담당자는 총연봉 상하 격차가 9배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총연봉 격차가 5배다. 연봉 수준이 가장 낮은 소비자서비스 담당자도 연봉 격차가 1.5배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개 이상 전문 직군제를 두고 직군별로 연봉 수준을 달리 정한다.
글로벌 은행들의 총연봉 상하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은 성과보수 비중이 30% 이상이기 때문이다. 국내 은행의 대리·차장급은 전체 평균 연봉 8040만원 중 성과급(974만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12.1%에 불과하다. 반면 뱅크오브아메리카 직원은 전체 연봉 7만6584달러 중 성과급(2만8903달러) 비중이 37.7%로 국내 은행 대비 3배 이상 높다.
이를 근거로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의 성과주의 확산을 주문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공공기관들이 진통 끝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만큼 이를 모델로 전 금융권으로 성과주의가 확산돼야 한다"며 "연공서열, 획일적인 평가 등 낡은 관행을 개혁하지 않으면 금융에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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