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Back?" 반수(半修) 기로에 선 4월 대학가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편집자주] 3월 개강과 함께 캠퍼스에 입성해 '설렘 설렘'하고 있을 16학번 신입생들. "대학생 되면 살 빠진다", "이성친구 생긴다"는 감언이설에 꽃다운 10대를 바쳤지만 눈 앞에는 '헉' 소리 나오는 등록금과 생활비, 높아만 보이는 취업 문턱 뿐. '운명 같은 사랑' 따위는 개나 줘버려야 할 팍팍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희망찬 내일을 그리는 '대책 없는' 낭만은 새내기들만의 전유물. 머니투데이는 '현명한 16학번'을 위해 맘 속에 새겨야 할 새내기 '꿀 팁'을 풀어놓을 생각이다.
[[2016 새내기생활백서]<5>갈팡질팡 고민하는 당신에게]

# 올해 국민대 경영학부에 입학한 임모씨(19·여)는 대학에 들어온지 한달 남짓된 4월 현재 휴학을 하고 '반수'를 시작할까 고민중이다. 부모님 등쌀에 못 이겨 취업때 유리하다는 경영학부를 선택했지만, 애초 선생님이 되고 싶었던 마음을 버릴 수가 없어서다.
임씨는 "입학금 90만원에 수업료 340만원까지 400만원 넘는 돈이 들었지만, 교육대학을 목표로 공부했던 수험 시절 꿈을 저버리기엔 아쉬움이 크다"며 "다만 (반수를)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실패해서 복학할 경우를 떠올리니 선뜻 결정하기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학기초가 지나고 첫 시험을 앞둔 4월 대학가엔 반수(半修) 기로에서 고민하는 신입생들이 속속 나온다. 고3 수험생 신분이 이어지는 재수와 달리, 반수는 대학에 입학한 후 휴학계를 내고 다시 한번 수능을 준비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대학생이면서 동시에 재수생 신분이라 '반수생'으로 불린다.
◇반수 5만명 시대…장단점 분명한 '양날의검'=12일 교육부에 따르면 2014년 당시 신입생 29만4855명 가운데 입학 첫해 휴학·자퇴한 학생수는 전체 17.2%인 5만779명으로 나타났다. 그중 휴학생은 3만9217명으로, 이들 대부분은 반수생이라고 대학 측은 내다봤다. 아울러 입시업계에선 이보다 많은 6만5000명 안팎이 2012학년도 이후 매해 반수생으로 나온다고 분석했다.
반수생은 낙방해도 돌아갈 데가 있다. 입시에 실패해도 기존 학교로 복학하면 돼 심리적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반수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이자 많은 수험생들이 재수가 아닌 반수를 선택하는 이유다.
충북 한 국립대 공대에 입학했다 반수를 결심했던 배형윤씨(20)도 같은 이유였다. 수험시절 성적이 들쑥날쑥했던 배씨는 고3 첫 수능에서 평소보다 못한 성적을 받았지만 재수보다는 대입을 택했다. 한해 더 공부한다고 성적이 나아질거란 확신이 없어서다.
배씨는 "일단 점수에 맞춰 대학에 들어간 뒤 수능을 다시 치를지 말지 고민해볼 심산이었다"며 "반수는 시험을 망쳐도 기존 학교라는 '최후의보루'가 있는 만큼 아무래도 재수보다 주변에서나 스스로 받고 느끼는 압박감이 적다"고 밝혔다. 8개월에 걸친 반수 생활을 좋은 성적으로 끝낸 배씨는 원하던 대학, 학과에 입학했다.
반면 '낙방해도 돌아갈 데가 있다'는 생각이 지나쳐 '실패해도 괜찮다'는 안일한 마음을 갖다 낭패본 경우도 잦다.
서울 한 대학 기계공학과에서 반수를 시작했다 7개월이 지나 다시 돌아온 박장훈씨(23). 그는 "입학 한달 만에 어렵사리 휴학을 결정하고 반수에 들어갔지만, 힘든 수험 생활을 보내면서 예상보다 점수가 오르지 않자 '망쳐도 괜찮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떠올랐다"고 밝혔다.
이어 "악으로 깡으로 준비해도 성공이 불확실한 게 재수라는데 반수생에겐 돌아갈 대학, 이미 사귄 친구들, 한번 겪어본 대학 생활의 재미 등 '악'과 '깡'을 갖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한 유명 대입재수전문학원 관계자는 "반수의 경우 수험 의지를 꺾는 유혹들이 주변에 많아 입시업계에선 '양날의검'이라 부른다"고 설명했다.
◇선배들이 전하는 경험담…"반수할 바엔 재수하라"는 목소리도=먼저 반수를 경험한 학생들은 반수에 앞서 결정을 고민한 이유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실패해서 복학할 경우 외톨이가 될까봐'란 대답이 뒤따랐다.
본인을 '반수실패생'이라 자처하는 전모씨(25·여). 그는 "재수생보다 적을 수 있지만 반수생이 겪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역시 작지 않다"며 "자신감보다 걱정이 큰 상태로 반수 생활에 들어갔고, 긴 시간 동안 그 걱정을 떨쳐버리지 못한 게 (반수에) 실패한 원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감 이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찬 마음에서 반수를 시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과거 반수를 시작했다 원하는 성적을 얻지 못해 복학한 송연호씨(28)는 돌아온 기존 학교에서 교우 관계를 회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휴학 후 1년 가까이 연락하지 않았던 동기들과는 이미 서먹한 상태였고, 복학해 함께 수업을 듣는 한 학번 후배들과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다.
송씨는 "기존 학교를 떠나든 돌아오든 이미 관계를 맺은 친구들과는 반수중이라도 이따금 연락을 주고 받는 게 오지 않은 앞날을 걱정하며 신경쓰는 일보다 좋다"며 "또 주변에 알리지 않고 어느날 갑자기 사라지기보단 '반수를 한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응원을 얻는 게 반수 성공을 위한 의지를 북돋는 데도 덕이 된다"고 조언했다.
반수를 할 바엔 처음부터 재수를 하라는 의견도 적잖다. 입학 때 들어가는 300만~400만원 상당 등록금으로 재수 비용을 충당하고, 반수생이 자칫 가질 수 있는 안일한 마음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상당수 대학이 입학 첫학기엔 휴학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도 반수보단 재수를 택하라는 의견에 무게를 더한다.
김재호 한국진로교육학회 기획위원장은 "대학 입학비, 등록금에 1000만원 넘는 대입재수학원비까지 지불하면 반수생은 경제적인 이중 부담을 넘어 심리적으로는 가족들 눈치에 스스로 겪는 걱정에 삼중, 사중 부담까지 떠안게 된다"며 "이왕 수능을 다시 준비할 거라면 밑천 없는 재수생 신분으로 돌아가 배수진을 치고 독하게 시험에만 전념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16학번 새내기 용어설명
*반수생(半修生)=재수생과 대학 재학생 성격을 반씩 갖고 있는 수험생을 일컫는 말. '반수'는 대학에 입학한 후 보통 첫 학기 내 휴학하고 다시 수능을 준비하는 경우다. 재수와 달리 반수는 대입에 낙방하면 기존 학교로 돌아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교우 관계 유지나 비용 등 면에서 선뜻 결심하기 쉽지 않은 면도 크다.
윤준호 기자 hi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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