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동갑내기] (9) 원광대학교 - '도덕교육의 요람' 자리매김하며 한국사회 변화의 한 축 담당

박용근 기자 2016. 2. 1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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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전북 익산에 위치한 원광대학교는 ‘캠퍼스가 가장 아름다운 대학’이자 ‘도덕교육의 요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대학이 지역 최고의 사학으로 자리 잡은 것은 개교정신과 무관치 않다. 원광대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원불교 개교정신을 바탕으로 한다. ‘과학과 도학을 겸비한 전인교육으로 새 문명사회 건설의 주역 양성’을 건학이념으로 표방한 배경이다. 원광대학교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원불교의 산실인 중앙총부가 자리 잡고 있다.

원광대학교 캠퍼스는 전국 대학 가운데 풍경이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캠퍼스 야경. 원광대학교 제공

■원불교 정신으로 개교

1946년 유일학림(唯一學林)으로 시작한 원광대는 1951년 9월 초급대학으로 설립 인가됐다. 1953년 4년제 정규대학, 1971년 12월에 종합대학교로 승격했다.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았으며, 2014년 12월 제12대 총장으로 우산 김도종 박사가 취임했다.

160만㎡의 광활한 부지에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캠퍼스에는 16개 단과대학, 65개 학과 및 학부와 한의학전문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등 8개 대학원에서 2만5000여명의 학생이 함께하고 있다.

부속기관으로는 5000여석의 열람석에 종합전자정보실을 갖춘 중앙도서관, 국내에서 민속자료가 가장 풍부한 박물관, 그리고 신문방송사, 과학관, 평생교육원, 정역원, 국내 최초 연구중심 공자학원 등 14개 기관을 두고 있다. 연구기관으로는 원불교 사상연구원과 마한·백제문화연구소, 한중관계연구원 등 71개의 연구소 및 센터가 있다.

원광대는 4년제 대학 가운데 독보적으로 의대와 치대, 한의대, 약대 등 의학분야 모든 학부를 갖추고 있다. 이는 제생의세(濟生醫世)라는 원불교 정신에 입각하고 동서의학을 모두 포용하려는 노력의 결과였다. 익산에 설립된 의과대학병원과 치과대학병원을 비롯해 한의과대학 전주한방병원, 광주한방병원이 들어서 있다. 경인지역의 원광대학교 의과대학 산본병원과 대전치과병원 산본분원 등에서 양·한방의 교육·연구·진료를 하고 있다.

■1학과 1기업 창업지원 체계 구축

원광대는 교육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경영기법 도입과 국제교류 활성화 등으로 24개국 102개 대학 및 기관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2009년도에 호남지역 사립대학 중 유일하게 법학전문대학원을 설립했다. 전 강의실에는 전자칠판과 컴퓨터 등 첨단기자재가 하나로 연결된 e-Learning 강의실을 구축했다.

주목되는 것은 1학과 1기업 창업지원 체제 구축이다. 이른바 ‘학생이 월급 받고 다니는 대학’을 만들자는 게 김도종 총장의 공약이었다. 시행 1년 만에 현재 13개 학과가 참여해 그중 2개 학과에서 학교기업 법인을 만들었다. 올해에는 30개 학과, 내년에는 전체 학과가 기업을 세우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원광대가 추구하는 창업은 단순히 ‘직장’을 만드는 개념이 아니라 새로운 영역의 ‘직업’을 창조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철학과에서 기존에 없는 철학치유상담 회사를 설립해 새로운 영역으로 상담의 한계를 넓혀갈 수 있다.

원광대학교는 1946년 유일학림(唯一學林)으로 문을 열었다. 원광대학교 제공

현재 교내 창업지원단에서는 책임 멘토 상시 지원과 벤처창업경진대회 참여를 비롯해 1학과 1창업 워크숍, 자체 경진대회 개최, 지식재산권 출원 지원 등 모의 창업 시뮬레이션을 위한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향후 창업선도대학 창업아이템 사업화 등 실전 창업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해 우수 창업자를 키워낼 계획이다.

이 대학의 과감한 개혁돌풍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Voice of America’에서 원광대학교·옌볜대학교 합작 북방농업연구소를 취재했고, 11월 일본교육학술 신문에 한국 대학 구조개혁의 우수 사례로 원광대학교 1학과 1기업 창업이 소개됐다.

1학과 1기업 창업과 더불어 전교생 창업학교 이수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의약계열 학생들도 창업학교를 이수해야 졸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개업을 준비하는 의사들이 여전히 많고, 동네 병·의원은 이미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해 졸업 후 동네 병·의원뿐만 아니라 관련 사업 진출 및 의·생명산업 기업설립에도 도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것이다.

■전국 유일 도의실천인증제 운영

인성교육은 원광대의 건학이념과 맞닿아 있다. 도덕교육을 경쟁력의 하나로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국내 대학 최초로 사회적 책임 국제표준 ISO 인증을 통해 도덕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도의실천인증제를 운영해 건학이념인 지덕겸수 도의실천을 수행하고 있다. 2003학년도부터 지금까지 총 900여명의 학생이 인증을 받아 한국사회 변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원광대는 2015년 교육부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 전국 상위 20% 대학에 포함되는 최우수 A등급으로 선정됐다. 특히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성사업(LINC), 영호남권에서 유일한 거점형 창업 선도대학사업 주관기관, 지방대학 특성화사업(CK-Ⅰ),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등 각종 정부재정지원사업을 유치했다. 지방 사립대학이지만 구성원들의 자신감을 토대로 변화와 개혁을 이끌고 있으며, 발 빠른 노력과 함께 새로운 비전과 상상력, 실천적 힘을 담보로 21세기 문화선도대학, 아시아의 중심대학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도종 원광대 총장 “우리 대학 졸업생은 누구나 창업 역량 갖추게 하는 게 목표”종교재단 사학을 혁신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것도 지방에 소재한 대학이라면 더 그렇다. 하지만 원광대학교의 지난 2년은 개혁의 중심에 서 있었다. 김도종 총장(63·사진)이 2014년 12월 취임하면서부터다.



그는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전형이다. 소탈하면서 호방해 권위보다는 사람을 늘 끌어들이고 살지만, 대학경영에서는 대쪽 같은 소신을 갖고 있다. 귀결점은 대학과 학생 모두의 기(氣)를 살려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국 대학 최초로 창업학교 이수제도를 도입했는데요.
“창업에 대한 이론적 정당성을 들며 사업 당위성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았지요. 지금은 일심동체가 됐습니다. 골자는 모든 학과가 자기 학과를 살릴 수 있는 학교 기업을 하나씩 창업하고, 전교생이 창업관련 과목을 이수하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우리 대학을 졸업한 학생은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죠.” - 창업역량이 그리 중요합니까. “우리가 추구하는 창업은 단순히 취업난의 차선책이 되는 창업이 아닙니다. 과거 대량생산의 산업자본주의시대에서 현재는 다양한 개인의 진선미 욕구와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힘이 되는 문화자본주의시대입니다. 즉 대기업의 시대는 가고 1인 기업, 소기업의 시대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이미 13개 학과가 창업 아이템을 선정했고 올 하반기에는 한 학과에서도 추가로 아이템이 나올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30개 학과, 내후년에는 전체 학과가 기업을 세우도록 추진할 예정입니다.” - 전교생이 이수해야 합니까. “우리 학교에 특화돼 있는 의대와 치대, 한의대, 약대 학생들도 모두 이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병원 전공의는 넘쳐납니다. 이 학생들도 사회에 나가면 언제든 창업을 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시키겠다는 의지죠. 인문·사회 계열 학생들도 기회라고 생각해요. 이들의 넓은 시각과 풍부한 아이디어가 창업 성장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철학과는 철학치유 상담 회사를 세워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영역으로 상담의 한계를 넓혀가는 것입니다.” - 아시아 중심대학을 표방했습니다. “총장 취임 시 유학생 3000명 유치방침을 내걸었습니다. 대학 정원이 줄어드는 데 맞서 아시아 학생들을 유치해 아시아 중심대학으로 키워볼 생각입니다. 우리 대학은 중국 대학들과 꾸준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전임 총장 시절 중국문제 특성화로 다른 대학보다 중국 대학과의 관계망이 잘 형성돼 있습니다. 현재 호남권 최초로 외국인 유학생 전용기숙사를 마련하는 등 학생 교육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현대는 소유가 아닌 접속의 시대입니다. 원광대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최우수 사학으로 주목받을 날이 머지않았습니다. ”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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