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패션' 동대문 브랜드, 新패션 1번지 가로수길 접수하다
◆ 진격의 동대문패션 ◆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총 3개층으로 이뤄진 이 매장에서는 신발, 옷, 선글라스, 주얼리 등을 판매한다. 가격은 2만원대 티셔츠에서 300만원대 점프슈트까지 천차만별이다. 평일에도 중국 관광객으로 북적거리며 손님의 80%가 중국인이다.
이곳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 왕수영 씨(25)는 "독특한 디자인의 옷을 살 수 있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동대문에 꼭 들른다"면서 "가로수길에 동대문 대표 디자이너 브랜드를 모아놓은 매장이 생겼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은 젊은 디자이너의 열정과 패기, 실험이 들끓는 패션의 용광로다. 이곳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은 패션 브랜드들은 동대문 밖으로 뛰쳐나오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동대문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볼 수 있었지만 최근 들어 주요 상권에 편집 매장을 내고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유통망 다변화에 나섰다.

특히 브랜드 유명세보다는 특이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한국 신진 디자이너들이 밀집한 동대문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신진 디자이너 대부분은 국내 대표 의류 도·소매 시장으로 꼽히는 동대문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상 제도권 밖에서 튀는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어온 동대문 브랜드들이 불황을 타고 합리적 소비자와 유커의 주목을 받으면서 제도권으로 속속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동대문 브랜드가 뜨면서 동대문 옷을 구입해 판매하는 로드숍도 급증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동대문 옷은 카피 제품이거나 '싸구려'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해 동대문 출신 브랜드라는 사실을 숨기려 했지만 요즘에는 오히려 그 점을 부각시킨다.
동대문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데 온라인 쇼핑몰도 한몫했다. 동대문 도매상에서 제품을 구입해 온라인에서 판매하다가 대박을 친 동대문표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로는 '스타일난다'가 대표적이다. 2012년 358억원에 불과하던 스타일난다 매출액은 2014년 1155억원으로 3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같은 해 명동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내에서 쟁쟁한 국내외 브랜드들을 모두 제치고 최고 매출을 달성했으며 한류 열풍의 선두에 서 있다. 백화점들이 동대문표 브랜드들을 무시할 수 없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스타일난다의 부상 이후 동대문 브랜드들은 속속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왕좌인 백화점으로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백화점들도 경쟁적으로 동대문 인기 브랜드들을 유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영플라자를 비롯해 영패션 전문관 20여 곳에서 동대문 브랜드 10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동대문 브랜드 매출은 2014년 20%, 2015년 22%로 늘어났으며 백화점 내 매장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입점된 대표적인 동대문 브랜드들은 '밀스튜디오' '토모톰스' '마론제이' 등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매일 혹은 매주 단위로 다양한 스타일의 신상품을 출시한다는 것이다. 반응이 좋아 완판되는 상품에 대한 재주문도 빠르게 진행된다는 게 롯데백화점 측 설명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영업면적 1만2298㎡·약 3720평)의 스트리트 패션 전문관 '파미에 스트리트'를 오픈하면서 동대문표 브랜드를 포함해 젊은 층을 겨냥한 90여 개 브랜드를 입점시켰다.'알파인더스트리' '브라운브레스' 'BLC' 등 과거 백화점에서 볼 수 없던 다양한 캐주얼 브랜드가 대거 입점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파미에 스트리트는 동대문, 이태원, 홍대 등에서 유명한 브랜드들은 물론 '알파인더스트리'와 같이 소비자들이 직구를 통해 많이 구매했던 해외 브랜드들을 판매하고 있다"면서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뿐만 아니라 요즘 유행하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를 모두 모아놓은 패션 전문관"이라고 설명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동대문 패션 브랜드들의 백화점 입성에 대해 "실적도 실적이지만, 동대문표 브랜드들은 트렌드를 빠르게 흡수하기 때문에 백화점에 젊은 고객층을 유입하는 통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이 같은 트렌드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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