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이 국민을 공습하는 세상에선 어떤 혼란이 펼쳐질까? 영화에서나 가능할 이야기로 들리지만 이제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신뢰가 무너지고, 혼란과 불안이 극단으로 치닫는 분열의 시대. 영화 <시빌 워: 분열의 시대>는 바로 그런 상황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오늘날의 현실과도 묘하게 맞닿아 있는 <시빌 워: 분열의 시대>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21세기 중반의 근미래
미국에서 내전이 일어난다면?


<시빌 워: 분열의 시대>는 머지않은 미래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다. 극단적 분열로 역사상 최악의 내전이 벌어진 미국.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주는 독자적으로 서부 민병대를 결성하고, 플로리다주는 단독으로 동맹을 이루며 또 다른 세력을 형성한다. 3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민병대를 상대로 한 전투에서 큰 승리를 거뒀다고 발표하지만, 이들 사이 전투는 끊임없이 계속된다. 폭격과 총탄이 빗발치는 내전, 그 중심을 파고든 이가 있었으니. 시대를 포착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나선 종군 기자들. 이미 수많은 전쟁을 겪은 '리'(커스틴 던스트)와 그의 동료 '조엘'(와그너 모라), 선임 기자 '새미'(스티브 핸더슨)와 신입 기자 '제시'(케일리 스패니)는 대통령 인터뷰를 위해 워싱턴으로 향한다. 기자라는 이유만으로 군인들의 타깃이 된 이들은 참혹한 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미국을 횡단하며 목숨을 거는데. 이들은 무사히 워싱턴에 도착할 수 있을까?
A24 역대 최고 제작비
역대 최고 흥행작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이라면 <시빌 워: 분열의 시대>의 국내 개봉을 손꼽아 기다려 왔을 것. <미나리>,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등을 통해 독립영화계를 넘어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장악했던 미국 배급사 A24. <시빌 워: 분열의 시대>는 A24의 첫 블록버스터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시네필들의 주목을 받았다. 개봉과 함께 베일을 벗은 뒤에도 화제성은 계속되었으니. 역사상 최악의 미국 내전이라는 대담한 설정을 바탕으로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허무는 사실적인 연출과 몰입감 있는 촬영은 평론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A24 역대 작품 중 최고의 오프닝 성적을 기록해 화제를 모으기도. 매체의 호평에 힘입어 관객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시빌 워: 분열의 시대>는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등의 강력한 경쟁작을 제치고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브라질, 스페인, 프랑스 등 전 세계 29개국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흥행과 작품성 모두를 증명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저널리스트의 눈으로 본
분열의 시대


<엑스 마키나>, <서던 리치: 소멸의 땅> 등을 통해 유니크한 비주얼 아래 심리적인 깊이를 더한 서사, 철학적인 메시지를 심어 두터운 팬층을 형성한 알렉스 갈랜드 감독. 신작 <시빌 워: 분열의 시대> 역시 대규모 스케일의 장면만으로 관객을 압도하는 단순한 전쟁 블록버스터를 넘어, 저널리스트들의 관점을 통해 분열된 세상을 객관적으로 조명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주목해 볼만하다.
끔찍한 순간을 카메라 안에 객관적으로 담아내야 하는 저널리스트들의 숙명과 그 끔찍한 참상을 가만히 직시해야만 하는 데에서 오는 인간적인 고뇌. 이와 같은 인물 내면의 충돌은 분열된 사회 속 개인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폭력으로 물든 미국, 이를 끝내기 위한 투쟁에 무관심한 일부 시민들의 모습 역시 생각할 거리를 안기기 충분하다. 내 편이 아니라면 바로 적이 되는 숨 막히는 현실 속에서 전쟁의 순간을 누구보다 생생히 마주하는 '리'와 인물들. 현 사회와 묘한 기시감을 형성하는 <시빌 워: 분열의 시대>가 올해 연말, 국내 관객에게 더한 여운을 남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할리우드 최고 배우들의 만남
커스틴 던스트 X 케일리 스패니

픽션에 다큐멘터리급 현실감과 몰입감을 더한 배우들의 열연 역시 <시빌 워: 분열의 시대>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먼저 극의 중심을 잡는 베테랑 종군기자 '리'는 커스틴 던스트가 연기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부터 <마리 앙투아네트>, <멜랑콜리아>, <매혹당한 사람들>, <파워 오브 도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시대를 관통하며 연기에 깊이를 더해온 그녀의 독보적인 존재감이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할 예정. 전쟁 한가운데에서 끊임없는 위험에 직면하는 '리', 그때마다 긴장으로 가득한 화면을 뚫고 나올 그의 세밀한 감정 연기가 관객에게 짙은 공감을 전해낸다. 실제로 커스틴 던스트는 극 중 상황에 너무 깊게 몰입한 나머지, 촬영 이후 잠시 실제 전쟁을 경험한 듯한 트라우마를 겪기도 했다고.

그와 함께 극 중 위기를 헤쳐나가는 후배 기자 '제시'를 연기한 케일리 스패니의 얼굴 역시 주목해 볼만하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프리실라>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볼피컵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그는 최근 <에일리언: 로물루스>에서의 열연으로 <에이리언> 시리즈의 부활을 이끌며 전 세계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은 할리우드의 라이징 스타다. 순수한 눈빛에 숨은 독보적인 개성, 그를 뒷받침하는 탄탄한 연기력은 이번 영화에서 특히 돋보일 예정. 선배 '리'를 동경하며, 위험천만한 상황 속 역사적 순간을 담아내기 위해 어떤 곳이든 열정적으로 뛰어드는 '제시'가 극에 어떤 변수를 안길지 기대해 봐도 좋겠다.
- 감독
- 출연
- 닉 오퍼맨,칼 글러스먼,미즈노 소노야,조조 T. 깁스,알렉스 가랜드,앤드류 맥도날드,알론 라이치,그레고리 굿맨
- 평점
나우무비 유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