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시계 다시 돌린 ‘틱톡커’ 트럼프…과거 입장 바꾼 이유는?
美 이용자 1억7000만 명…트럼프, 대선 운동에 틱톡 활용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중국계 숏폼 플랫폼 틱톡이 미국에서 서비스를 전면 중단한지 하루 만에 운영을 재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전 '틱톡 금지법' 시행을 유예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로, '트럼프 효과'가 바로 가시화됐단 평가다. 틱톡이 미국 서비스를 즉각 복구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을 돌린 가운데, 과거 틱톡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 지키기'에 나선 배경도 주목된다.

"틱톡 덕분에 젊은 유권자에 다가가"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틱톡 금지를 최대 90일 유예하는 행정명령을 20일(현지 시각)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과 관련된) 기업들에 틱톡이 중단되지 않도록 요청한다"며 "틱톡 서비스 중단을 막는 데 도움을 준 기업들은 법적 책임을 지지 않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에 틱톡은 미국 서비스를 즉각적으로 복구했다. 추 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인사를 전했다.
틱톡 금지법은 틱톡 모기업인 중국의 바이트댄스가 틱톡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틱톡 서비스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국이 미국 이용자 정보를 수집하거나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통과된 법안이다. 지난해 4월 미국 하원과 상원이 이 법을 통과시켰고,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틱톡을 금지하면 젊은 층이 분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달에도 "나는 마음 속에 틱톡에 대해 따뜻한 감정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등 '틱톡 지키기'에 나서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바 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지난 대통령 임기 때와는 상반된 것이다. 2020년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틱톡 등 중국 앱의 미국 내 사용 금지를 추진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입장을 선회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국 국민과 직접 대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도구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운동에 활용하고, 지지들과 소통할 목적으로 지난해 6월 틱톡 계정을 개설한 것이다. 이 계정은 하루 만에 30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모았다. 이에 대해 트럼프 캠프에서는 "지지와 모멘텀이 전국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증거"라는 분석을 내놨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틱톡 덕분에 젊은 유권자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했다. 최근에는 "내 틱톡 계정에 1400만 명에 달하는 팔로워가 있다. 내가 왜 틱톡을 없애고 싶겠냐"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미국인의 3분의 1이 틱톡의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틱톡의 힘을 외면할 수 없다는 시각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틱톡 금지법이 통과될 경우 미국 누리꾼들의 분노는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표현의 자유 보호단체들은 틱톡 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표현의 자유를 규정한 수정헌법 1조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권위주의 정부가 해외 SNS를 차단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내용을 연방대법원에 보내기도 했다.

틱톡 매각가 4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
트럼프 대통령이 '유예'를 공식화하면서 시간을 얻었지만, 틱톡이 언제까지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행법상 틱톡은 미국 사업의 매각이나 합병, 철수를 90일 내에 결정지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이 틱톡 미국 사업의 지분 50%를 갖는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이를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미국 내에서는 틱톡 미국 사업 인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퍼플렉시티AI가 18일 틱톡 미국 지사와의 합병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독자 수 기준 세계 1위 유튜버인 미스터 비스트는 "틱톡이 금지되지 않도록 내가 틱톡을 살 것"이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게재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다만 틱톡 측은 중국 정부가 틱톡의 미국 사업을 일론 머스크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외신 보도에 대해선 "완전한 허구"라고 일축했다.
한편 20일 열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추 쇼우즈 CEO가 참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틱톡 매각과 관련해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틱톡의 앞날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매체들이 추정한 틱톡의 매각가는 400억 달러(한화 약 58조원) 이상이다. 시장분석업체 CFRA리서치의 안젤로 지노 수석 부사장은 "틱톡의 미국 사용자 수와 매출을 경쟁 애플리케이션과 견줬을 때, 틱톡의 가치는 400억~500억 달러로 추정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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