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끌자 너도나도···예능·드라마에서 무슨 냄새 안 나요?

이혜인 기자 2024. 10. 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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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방’이 인기를 얻으면서 시청률 상위권 예능 프로그램에 음주 장면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술을 마시면서 대화하는 ‘술방’ 예능 프로그램들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시청률 상위권 TV 예능 프로그램 10개 중 9개에서는 음주 장면이 등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받은 ‘TV 방송에서의 음주 장면 모니터링 현황’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시청률 상위인 556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중 488개(88%)에서 음주 장면이 등장했다. 편수 기준으로는 총 1만1587편 중 6558편(56.6%)에서 1만2018번의 음주 장면이 나왔다.

개발원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의 음주장면 묘사 모니터링 현황’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2021~2023) 넷플릭스·티빙·웨이브 등의 플랫폼에 올라간 콘텐츠 100편 중 82편(82%)에서 음주장면이 묘사됐다. 음주장면의 수는 총 338번으로, 1편당 3.4회 비율로 음주 장면이 나왔다. 2021년 OTT 플랫폼 T사의 연애 프로그램 중 한 회차에서는 출연자들이 직접 술을 마신 횟수가 총 58번으로, 한 회 전체 분량의 35%가 음주장면으로 채워졌다.

최근 5년간 TV 드라마, 예능 음주장면 모니터링 현황.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자료

개발원의 유튜브 음주 장면 모니터링 현황을 보면, 지난해 유튜브에서 ‘술방’ ‘음주방송’ 등의 키워드로 검색 시 나오는 조회수 상위 100개 콘텐츠에서 모두 ‘문제음주장면’이 묘사됐다. 음주방송이지만 연령 제한 설정이 되어있지 않은 경우도 많았다. ‘문제음주장면’은 술에 대한 긍정적인 묘사, 음주 중 해로운 행동을 하는 장면이나 대사, 미성년자의 음주조장을 하는 장면과 대사 등을 말한다.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28조에 따르면 방송은 음주를 미화하거나 조장하지 않도록 그 표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제45조에서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음주하는 장면을 묘사해서는 안 되며, 잘못된 음주 문화를 일반적인 상황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표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음주 장면을 모두 심의만으로 규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개발원이 최근 5년간 텔레비전 드라마와 예능의 음주 장면 중 ‘문제음주장면’으로 적발한 건수는 총 86건이었다. 이중 대부분인 76건이 ‘문제없음’으로 종결됐다.

남인순 의원은 “텔레비전 드라마와 예능, OTT, 유튜브 등 모든 매체에서 음주 장면이 매우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청소년들이 미디어 콘텐츠에서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는 것이 연구들을 통해 입증되고 있는 만큼, 미디어가 우리 사회의 절주 문화 조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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