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터빈 개조해 친환경 發電 실험… ‘수소전기 시대’ 성큼 [‘수소전기 시대’ 드라이브]
LNG 연소기 수소 1% 투입부터 시작
50%까지 높여 CO2 배출량 23% 줄여
3600가구 하루동안 쓸 전력생산 실증
혼소율 70% 땐 연간 CO2 13만t 감축
중형 승용차 5만대 年 배출량 맞먹어
100% 수소발전으로 탄소배출 0 목표
한화임팩트 관계자는 7일 충남 서산 한화 대산사업장 한쪽에 자리 잡은 ‘수소혼소(混焼) 터빈 실증단지’에 우뚝 솟은 흰 굴뚝을 이렇게 설명했다. 실증단지 주변엔 크기가 다른 은색 배관들과 하늘색 압축모터, 흰색 탱크 등이 오밀조밀 모여 있었다. 수소는 부피가 커 압축이 필수고, 다른 광물과 쉽게 반응해 스테인리스 배관을 쓴 것이다.
한화 대산사업장에 있는 석유화학 자회사 한화토탈의 부생가스에서 나온 수소가 주원료다. 여기에 외부에서 보충한 수소를 더해 50%의 수소가 액화천연가스(LNG)와 함께 연소되면서 터빈을 돌려 전력이 생산된다.
한화임팩트 이종수 수소사업부장은 수소혼소율을 50%까지 끌어올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3% 낮추는 것 외에도 “질소산화물을 LNG 발전 수준인 10ppm 미만으로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 사업부장은 “최대한 많은 LNG 가스터빈의 수소혼소화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앞당길 수 있다”며 “이번에 실증에 나선 80㎿(메가와트)급 발전소는 약 3600가구가 하루 사용할 전력을 생산한다”고 소개했다.
서부발전과 한화임팩트가 힘을 합친 건 2년이 넘었다. 서부발전은 평택1복합 발전설비에 1994년 준공돼 2017년 12월 가동을 멈춘 80㎿급 중형 가스터빈을 외부에 매각하려고 했다. 한화임팩트가 2020년 12월 수소혼소 발전을 위한 터빈 개조사업을 제안하면서 이듬해 3월 업무협약(MOU) 한 지 2년 만에 실증으로까지 이어졌다.
한화는 수소혼소 발전 기술을 기반으로 수소 인프라 사업을 전 세계로 확대하려고 한다. 올해 1월 현재 전 세계에 9500기가량의 가스터빈이 설치돼 있는데 2030년까지 연평균 9.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업부장은 탄소중립 및 수소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소혼소 발전에 대해 “화석연료 중심 체제의 전환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기존 인프라를 사용해 점진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수소혼소 발전이 간극을 메우게 될 것”이라며 “2031년까지 글로벌 가스터빈 전력 시장은 14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한화임팩트는 2021년 말 미국 뉴저지의 한 발전소 가스터빈에 수소혼소율 40%를 적용한 상업발전 개조사업을, 지난해 5월엔 유럽 최대 전력공급사인 유니퍼사의 가스터빈을 수소혼소율 30%로 개조하는 사업을 각각 수주했다.
서산=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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