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Stadium] 창원NC파크

내가 태어난 그곳 마산 스트리트. 바닷바람 거친 항구의 도시. 특별한 것도, 정이 갈만한 구석도 없다지만, 이곳에는 창원NC파크가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최신형이자 가장 관객 친화형인 구장.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는 최상의 만족도를 자랑하는 곳이다. NC 다이노스의 ‘THE ROAD TO GREATNESS’, 위대함으로 가는 길목에서 ‘Come on, Come on, 마산 스트리트여’를 목 터져라 외쳐주는 팬들의 애정을 듬뿍 받는 홈구장. NC 다이노스를 상징하는 메인 컬러 ‘마린블루’로 가득 차 한여름에도 청량감이 넘치는 매력의 창원NC파크를 톺아봤다. (7월 29일 작성)

에디터 이지인 사진 김서현, 손하현, 양은빈, 이지인

#위치 정보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477 창원NC파크

2019년 새로 개장한 창원NC파크(이하 엔팍)는 기존에 사용하던 경기장인 마산종합운동장 주경기장(현 마산야구장)의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다. 이전에 NC 다이노스 홈경기를 관람한 경험이 있다면 방문하는 데 큰 문제가 없겠지만, 새로이 이곳을 찾는 이들은 왠지 낯설고 고민이 많을 터. 하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 용기만 낸다면 엔팍의 문은 활짝 열려있다.

마산고속버스터미널에 내리면 걸어서 약 15분 만에 도착할 수 있는 엔팍이다. 복잡하지 않게 뻗은 도로가 자랑인 계획도시 창원인지라 길을 잃을 염려도 적다. 그럼에도 혼자 찾아갈 자신이 없다면 개장 시간 전부터 주위에 삼삼오오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으니, 그들을 따라 발걸음을 옮겨 보자. 금세 반짝반짝 빛나는 신구장이 눈에 띌 테다.

출발지가 서울이라고 가정했을 때 버스로 걸리는 시간은 약 4시간가량. 조금 길게 느껴지거나 중간중간 화장실에 원하는 때 맘 편히 들러야 하는 사람이라면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KTX를 타고 창원중앙역, 창원역이 아닌 ‘마산역’에 내리면 역사 내 NC 다이노스 포토존이 우리를 반겨준다. 바로 앞 정류장에서 택시를 타면 10분도 되지 않아 경기장에 도착 가능하다. 단, 경기가 끝난 뒤에 기차역까지 돌아가는 택시를 잡기는 조금 어렵다. 여유가 있다면 근처에서 하루 숙박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지만, 걸어서 역까지 넉넉잡아 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으니 도전해볼 만하다.

자가용을 타고 방문할 때는 한 가지만 유의하면 된다. 엔팍은 NC 다이노스 앱으로 만차 푸시 알림을 보내줄 정도로 주차장이 협소한 축에 속한다. 계획보다 이르게 도착해 자리를 선점하거나, 인근 양덕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자.

#Nㅏ 어디 앉지?

수많은 ‘꿀’ 좌석이 존재하는 엔팍. 내 집 같은 편안함과 직관 특유의 현장감을 동시에 잡고 싶다면 프리미엄석을 강력 추천한다. 소파처럼 푹신한 좌석과 널찍한 공간, 수납 테이블, 중계를 볼 수 있는 스크린까지 준비돼 있기 때문이다. 코앞에서 경기를 보다 잠시 한눈판 사이 놓친 플레이는 물론, 비디오 판독은 하지 않지만 애매한 상황을 확인하고 싶을 때, 기가 막히게 삼진을 잡아낸 투수의 공이 ABS 존 어디에 찍혔는지 궁금할 때 스크린을 통해 확인해 보면 만족도가 그렇게 높을 수 없다. 게다가 ‘프리미엄’ 명칭이 붙은 좌석들을 위한 라운지도 준비돼 있다. 구단 역대 유니폼과 모자, 선수 사인볼, 우승 굿즈들이 전시돼 있고, 한 좌석당 음료 12잔이 무료 제공되니 맘껏 먹고 마시며 즐겨보자.

테이블석은 부담스럽지만, 일반석은 아쉬운 사람을 위한 미니 테이블석도 존재한다. 음식과 음료를 편하게 둘 수 있고, 홈팀 기준 중앙 쪽에 위치해 경기를 관람하기에도 좋다. 여타 구장에 필수 요소로 자리 잡은 익사이팅존이 없는 엔팍은 모든 좌석이 그라운드와 맞닿아 있는데, 미니 테이블석의 앞자리를 예매하면 더그아웃 내부까지 경기 내내 구경할 수 있다. 응원하는 선수가 타석을 준비하는 모습이 궁금하다면 한 번쯤 가보는 건 어떨까.

돗자리를 깔고 피크닉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잔디석, 일반 외야석, 특별한 바베큐파티를 즐길 수 있는 포크밸리 바베큐석까지 다채로운 외야 좌석들도 눈에 띈다. 게다가 외야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불펜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불펜석에서는 경기 중간 교체될 투수를 남들보다 한발 앞서 확인할 수 있다. 360도 개방형 콘코스인 엔팍은 내・외야간 이동이 자유롭다는 건 덤.

#트레이드마크

엔팍에 한 번 와보면 발길을 끊을 수가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몸이 힘들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장 대부분을 설계한 건설업체 파퓰러스가 설계에 참여한 엔팍은 국내 야구장 중 가장 메이저리그 경기장에 가깝게 지어졌다. 개방형 콘코스를 가지고 있어 양쪽 외야 광장에서 계단 없이 평탄하게 진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방향 전환 없이 내・외야를 모두 거쳐 구장 한 바퀴를 돌 수 있다. 완만한 경사로 덕에 구장 내부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선수를 목격할 기회도 왕왕 있다. 그뿐만 아니라 관중석 층간 이동을 위해 국내 최초로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는 등 모두를 환영하는 ‘배리어프리(barrier-free, 고령자나 장애인과 같이 사회적 약자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라는 점이 돋보인다.

엔팍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다 고개를 들면 NC 다이노스가 매 시즌 발표한 캐치프레이즈를 차례로 걸어둔 배너를 발견할 수 있다. 창단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 번의 우승을 하고 묵묵히 V2로 향하는 여정을 이어가고 있는 이들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다. 밤이 찾아오면 더욱 빛이 나는 특별한 공간도 있다. 메모리얼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치한 ‘2020시즌 인포그래픽 월’, ‘기둥 디스플레이’가 바로 그것이다. 1층 114구역 뒤편에 자리 잡은 약 7m 규모의 인포그래픽 월엔 NC 다이노스가 우승한 2020년의 주요 기록이 인포그래픽 형태로 표현돼 있다.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1층 콘코스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둥 디스플레이’에는 ‘게임 체인징 모먼트’라는 테마 아래 창단 이래 첫 완봉승, 첫 노히트노런 등 의미 있는 8가지의 기록이 담겨 있어 관객들의 시선을 끈다.

풍부한 놀거리 역시 빼먹을 수 없다. 중앙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잔뜩 줄지은 즐길 거리가 보인다. 일행과 추억 사진 한 장을 남기거나, 프레임을 선택해 선수와 함께 사진을 찍는 경험을 해볼 수 있는 ‘엔팍필름’이 첫 번째다. 거기에 야구장인 만큼 공을 던지고, 쳐볼 수 있는 스크린 야구도 인기 있는 부대시설 중 하나다. 공을 던지면 구속과 함께 스트라이크·볼 여부도 확인할 수 있고, 선수들이 타석에서 배트를 휘두르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 요소다. 싱글모드로 혼자 진행하는 것과 배틀모드로 2인이 경쟁하는 것 모두 가능. 아무리 화면이라도 선수들이 공에 맞는 모습은 마음 아프니 제구에 집중해 보자.

팬들의 니즈를 십분 이해한 듯한 엔팍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경기장 게이트 오픈은 주로 2시간 전에 이뤄지기 마련이지만, 오픈 프랙티스 티켓을 구매하면 입장 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 이는 홈팀 선수들이 원정팀 선수들보다 먼저 훈련을 진행해 아쉬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티켓 프로모션이다. 선착순으로 투어 프로그램 티켓을 예매하면 엔팍의 깊숙한 부분까지 둘러볼 수 있다. 프리미엄 라운지에서 집결, 홈 라커룸부터 웨이트장, 실내 연습장, 불펜, 홈 더그아웃까지 속속들이 살피고 체험할 기회를 잡아보자.

#이 밖에도

경기를 관람할 때 빼먹을 수 없는, 이른바 ‘야구 푸드’. 전 야구선수 김병현이 론칭한 수제버거인 ‘제일버거’가 아마 가장 유명할 듯싶다. 엔팍에 입점한 ‘반올림피자’에서는 야구공 모양의 피자를 판매한다고 하니 특별한 경험까지 원한다면 추천. 편의점 ‘공룡상회’에서는 가볍게 음료와 과자를 구매할 수 있고, 3루 쪽 게이트 근처 스타벅스에서 카페인도 충전할 수 있다.

기존에 이용하던 경기장이 바로 근처에 있기 때문에 인근 시장경제도 활성화돼 있다. 마산야구장 바로 옆 건물 1층에 입점한 ‘전재경스시’는 역대급 맛과 양, 비주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주말에는 오픈한 지 30분 만에 포장 주문이 마감되는 건 물론 워크인은 1시간 이상 대기할 정도니, 계획이 있다면 재빠르게 움직이자. 맞은편 ‘동양카츠’ 역시 두툼한 커틀릿과 기본 제공되는 솥밥이 일품으로 소문난 맛집이니, 밖에서 식사하고 두 손 가볍게 경기장에 들어가는 것도 탁월한 선택이다.

계속해서 언급된 마산야구장은 지금 C팀(NC 다이노스 2군) 선수들이 훈련하고 퓨처스리그 경기를 뛰는 용도로 이용 중이다. 이는 이천, 서산, 고양 등 1군 경기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운영되는 타 구단과 대비되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1, 2군 선수들의 교류가 비교적 쉽다는 것을 인터뷰나 콘텐츠를 통해 유추할 수 있다. 특히 바로 앞에 1군 무대가 펼쳐져 있음을 체감할 2군 선수들은 하루하루가 동기부여 그 자체일 터. NC 다이노스, 나아가 KBO리그의 미래가 될 이들을 향해 팬들도 관심과 애정을 더해주면 어떨까.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4년 161호 (9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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