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된 디펜더 '4억'.. 강남 아빠들 꿈의 SUV 등극한 이 모델, 정체는? 

사진 출처 = 'Land Rover

정통 오프로더의 상징으로 불렸던 랜드로버 디펜더가 다시 돌아왔다. 다만 이번엔 우리가 알고 있던 현행 디펜더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적 디자인과 고급스러움을 앞세운 현행 디펜더는 정통 팬들 사이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투박하고 각진 외관, 순수 오프로더 감성을 원했던 이들 사이에서는 “이건 디펜더가 아니라 디스커버리 풀체인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심지어 감성 복원을 목표로 설립된 이네오스 오토모티브는 이를 계기로 ‘그레나디어’라는 신생 정통 SUV를 따로 만들기도 했다.

이처럼 클래식 디펜더에 대한 갈증이 여전한 가운데, 랜드로버 클래식 부서가 직접 과거 모델의 명맥을 다시 살려냈다. 오래된 차량을 복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과거 1세대 디펜더를 새롭게 생산해 단종 10여 년 만에 공식적인 부활을 알린 것이다. 이로써 고전 감성을 새차로 누리고 싶었던 팬들에게는 더없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진 출처 = 'Land Rover
사진 출처 = 'Land Rover
다시 부활한 디펜더
어떤 모습인지 살펴보기

새롭게 제작된 클래식 디펜더는 기존 90(3도어 숏바디)와 110(5도어 롱바디)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이 중 90 모델은 소프트톱 사양도 제공돼 픽업트럭 형태처럼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파워트레인은 5.0리터 V8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405마력, 최대토크 52.5kg.m을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트랜스퍼 케이스가 함께 조합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단 5.6초이며, 최고속도는 154km/h로 제한된다. 단지 복원 모델이 아닌, 고성능 클래식 오프로더로 구성된 셈이다.

이번 복각 프로젝트는 단순히 과거 차량을 재조립한 수준이 아니다. 차량 구성 요소 대부분은 새롭게 제작됐으며, 소비자가 원하는 사양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고도의 커스터마이징 옵션도 제공된다. 외관 색상은 기본 49가지가 제공되며, 별도 요청 시 맞춤 도색도 가능하다. 범퍼, 그릴 등 일부 외장 부품도 선택 사양으로 구성되어 자신만의 디펜더를 만들 수 있다. 휠은 기본 16인치 스틸 휠이지만, 18인치 알루미늄 합금 휠도 옵션으로 제공된다.

사진 출처 = 'Land Rover
사진 출처 = 'Land Rover
구매자 성향에 맞춰
서커스터마이징 가능하다

실내는 5가지 단색과 8가지 투톤 조합이 기본으로 제공되며, 이 역시 요청 시 별도 컬러 매칭이 가능하다. 실내 구성 외에도 실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옵션이 다채롭게 마련돼 있다. 서핑보드를 위한 루프 거치대, 이동식 냉장고, 캠핑을 위한 세미 캠핑카 컨버전, 그리고 90 소프트톱 모델 전용 ‘비키니 루프’ 등 용도에 따라 확장성과 실용성까지 충족한다. 레저와 일상, 수집용까지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구조다.

다만 이 차량의 가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영국 기준 한화로 약 3억 7천만 원에 달하며, 이는 현행 디펜더 V8 4도어보다 약 1억 원 비싸다. 상위 플래그십 모델인 레인지로버 오토바이오그래피, 심지어 벤틀리 벤테이가보다도 높은 가격이다. 더욱이 랜드로버 클래식 부서에서 직접 생산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증기간은 단 1년에 불과해, 소비자 부담은 상당한 편이다.

사진 출처 = 'Land Rover
사진 출처 = 'Land Rover
비싸다는 평가는 단편적인 시선
가치를 아는 사람에겐 진정한 명차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량의 가치는 단순한 ‘가격 대비 상품성’으로 판단할 수 없다. 클래식 디펜더는 이미 중고차 시장에서도 희소성이 높고, 수년이 지난 차량조차도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그런 점에서 공장 생산 라인에서 ‘새차로’ 태어난 클래식 디펜더는 마니아들에게 유일무이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희소성과 역사성을 고려하면 오히려 정당한 가격일 수 있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디펜더는 단순한 오프로더가 아닌, 브랜드 정체성과 정신을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된 현행 모델도 새로운 세대를 위한 정답일 수 있지만, 여전히 고전 감성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이번 클래식 디펜더의 부활이 진짜 ‘디펜더의 귀환’으로 느껴질 것이다. 고전이 다시 태어나는 이 순간, 자동차는 단순한 탈것이 아닌 문화이자 전설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