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오토바이 경력 20년인데 쩔쩔매다..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허~이거 진땀 나네! 오토바이 경력 20년인데 이처럼 빡센(?) 라이딩 교육은 너무 힘들구만! 처음 배울 때 이처럼 제대로 배웠어야 하는데..후회막심~”

오토바이, 아니 모터사이클 이라는 용어를 일반적으로 떠 올리면 ‘위험하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내 자식 만큼은..아니 내 배우자 만큼은 절대 안되!” 이런 말을 주변에서 종종 듣는다.

기자 역시 2000년대 초 대형 오토바이 면허를 따고 라이더 세계에 입문했다. 이후 대형 모터사이클까지 장만하고 국내 투어는 물론 해외 시승부터 일본 현지 투어까지 여러차례 재미있는 경험을 쌓았다.

앞으로 은퇴를 하면 ‘실버 라이더’ 길을 걷고 싶어 지금부터 차곡차곡 몸만들기를 하면서 나름 준비를 해왔다. 요즘 일본에서는 은퇴한 60대 중후반이 다시 오토바이를 타는 실버 라이어가 인기다. 올해 우선 한 달간 일본 절반 정도 일주에 도전하려고 칼을 갈고 있는 상태다.

후배 기자가 일본 투어 이전에 혼다 에듀에케이션 센터 중급 과정을 꼭 받아보라고 충고한다. 정말 필요한 교육이라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뜨거운 햇살이 작렬하는 5월 초 경기도 이천에 문을 연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를 찾았다.

미디어 가운데 경력 10년 이상 라이더 10여명이 중급 과정에 참가를 했다. 정말 배움은 끝이 없는 법이다. 안전하게 오토바이를 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6시간 교육 과정에서 뼈져리게 체험했다.

오토바이 사고 감소를 위해 브랜드 차원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이 안전 교육 프로그램 운영이다. 국내에서 대형 오토바이는 대부분 주먹구구식으로 배워 곧바로 안장에 오른다.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모터사이클 구조와 작동 방법을 이해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레이싱뿐 아니라 오토바이 코너 돌기의 기본인 시선처리가 그렇다. 기자가 20년 오토바이 경력이라고 하지만 코로나 이후 연간 서너 차례 라이딩을 즐기는 데 그쳤다.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라고 봐도 무방했다. 자동차도 그렇지만 모터사이클은 이 시선처리가 대단히 중요하다. 시선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못해 차선을 이탈하게 되고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날 교육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시선처리였다.

글로벌 오토바이 압도적 판매 1위이자 국내 1위 브랜드인 혼다가 한국에 본격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를 올해 3월 공식 오픈했다. 혼다는 전 세계에서 43개의 안전운전 교육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날 기자가 경험한 교육 프로그램은 상급자 과정으로 교육비는 점심 및 일체 장비 대여 포함해 27만원이다.

혼다는 전 세계적으로 안전운전 보급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미 1964년부터 안전운전 교습소를 설립해 교통 경찰 대상 교육을 시작으로 일본 각지에 교통교육센터를 설립, 다양한 대상에 모터사이클 교육을 해왔다.

1980년대부터는 해외로도 조금씩 안전운전 활동을 확대해 현재는 전 세계 43개 거점에서 안전운전을 교육하고 있다. 특히 일반 라이더는 물론이고 학생이나 어린이 등 각 국가나 지역 상황에 맞춰 교육을 실시해 장기적으로 안전한 라이더를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기자 역시 20여년 전에 곡예(?) 같은 시험 코스를 통과해 오토바이 대형 면허를 취득했다. 하지만 이후 라이딩 교육을 주변 지인을 통해 받아왔지 특별한 교육을 받은 경험이 거의 없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국내에 제대로 된 오토바이 교육기관이 없어서다.

대부분 면허 취득 후 스스로 터득해 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는 2,600평 규모의 부지에 1,200평 규모의 외부 교육장과 500평 규모의 교육실 등으로 구성했다. 3월 오픈과 함께 현재 200명 이상의 수강생들이 교육을 받았을 정도로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은 모터사이클 입문자를 위한 초급 과정인 비기너 라이더-스쿠터와 매뉴얼, 그리고 모터사이클 면허를 취득한 라이더를 대상으로 하는 초중급 과정인 타운 라이더, 일정 이상 경험한 라이더를 대상으로 하는 중급 투어 라이더, 그리고 중급을 이수한 라이더를 대상으로 하는 최상위 테크니컬 라이더 코스로 나뉜다.

기자가 참가한 코스는 중급 과정인 투어 라이더다. 코너링과 밸런스 향상을 희망하는 사람이 교육 대상이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에는 교육에 필요한 모든 안전장비가 다 갖추고 대여한다. 헬멧부터 부츠, 장갑 및 무릎 어깨 보호대까지 풀 세트다.

우선 강의실에서 이론 교육부터 시작한다. 중급 교육인 만큼 교육의 방향이 달라진다. 오늘의 교관은 일본 혼다에서 에두케이션 교관 교육을 수료한 홍성민 교관이다.

그는 “많은 교통사고의 원인에 필수적으로 나타나는 ‘갑자기’, 즉 돌발적인 상황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예측하고 인지해 판단하여 조작 또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 하는 것이 교육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오랜 시간 모터사이클을 타왔어도 놓치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이 시선처리라고 지적한다. 시선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라인으로 커브를 돌아나갈 수 없다. 자동차도 시선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코너에서 휘청거리기 일쑤다. 바퀴가 2개 뿐인 모터사이클은 시선처리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한 시간 정도 이론 교육 후 본격적인 실습 교육이 진행된다. 온로드 어드벤처 모터사이클인 NX500을 타고 교육에 들어갔다. CB500 시리즈로 충분히 검증된 2기통 엔진의 넉넉한 파워 덕분에 다루기 쉽고 높은 핸들바로 편하게 탈 수 있다.

하지만 서스펜션의 작동 범위가 넓어 섬세하게 다루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홍 교관의 설명이다. 정말 교육을 시작하자마자 확실히 깨달았다. 생각보다 서스펜션이 섬세했다.

기자의 경우 오토바이를 오랜만에 타면 늘 오른쪽 고관절에 통증이 온다. 특히 차고가 높은 오토바이는 오른쪽 다리를 꽤나 들어야 탈 수 있어 고관절과 대퇴부 쪽 근육에 이상이 올 때가 종종 있다.

간단한 체조로 몸을 풀고 실기 교육을 시작한다. 먼저 워밍업을 위해 교관을 따라 코스 바깥쪽을 크게 돌면서 서서히 속도를 올려간다. 타이어가 충분히 예열된 이후 선회 구간이 하나 둘 추가된다. 벌써 기자는 등에 땀이 나고 핸들을 잡은 양 손은 긴장과 함께 필요없는 힘이 들어간다.

코너를 돌기 전에 확실하게 속도를 줄이고 선회 후 재가속하는 일련의 과정이 반본된다. 그동안 나쁜 습관들이 코너를 돌아나가는 과정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헬멧에 장착된 블루투스 헤드셋에서 홍 교관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전해진다. 기자의 등번호 8번을 연신 부르신다. "시선처리, 시선처리~손과 어깨에 힘 빼시고~“

이어 나쁜 습관으로 고정된 발의 위치 지적이 쏟아진다. 기본적으로 안정적으로 모터사이클을 컨트롤하려면 상체에 힘을 빼야 한다. 무릎으로 오토바이와 몸을 고정하는 게 중요하다. 바로 '니그립'이다.

니그립은 발 끝이 11자에서 안쪽으로 살짝 모으는 게 기본이다. 습관 때문에 조금만 타면 ‘쩍벌’이 진행된다. 순간 어느 유명인의 쩍벌이 생각난다. 진작 제대로 된 오토바이 교육을 받았으면~. 헤드셋에 곧바로 피드백이 온다. 습관은 무섭다. 금세 다리는 다시 풀어지고 쩍벌로 향한다.

주행 중에 교관이 촬영한 사진을 교육 종료 후 대형 스크린에서 확인하면서 잘못된 부분을 볼 수 있다. 물론 단 시간에 모든 것이 수정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뭐가 문제인지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차이다.

오토바이는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심하다. 특히 이번 교육처럼 코너를 급격히 돌아야하는 선회 중심일 때 특히 그렇다. 통상 선행 모터사이클을 타라 장거리를 투어하는 것과는 완전 딴판이다.

여기에 코너에서 탈출해 가속을 할 때는 상체를 숙여 뒤로 넘어가는 것을 막아주고, 반대로 제동을 할 때는 상체를 세워 앞으로 쏠리는 것을 막아줘야 한다. 한 시간쯤 지나니 배가 고파진다. 아 힘들다~

점심을 후하게 먹고 오후 교욱은 ‘린 위드, 린 아웃’으로 시작한다. 통상 코너를 돌아나갈 때는 3개의 방법 중 하나를 택한다. 모터사이클과 상체가 같은 기울기로 달리는 린 위드(Lean with), 모터사이클보다 상체를 코너 안쪽으로 더 기울이는 게 린 인(Lean in)이다.

반대로 모터사이클이 기운 반대로 상체를 오히려 세우는 린 아웃(Lean out)이 대표적이다. 그냥 떼를 지어 "선행 오토바이만 보고 장거리 투어를 가는 라이더에게 이게 무슨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그런 경우라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린 인은 코너 안쪽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시켜 타이어의 접지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돌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처가 어렵다. 반대로 린 아웃은 오프로드처럼 노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차체를 기울이기에 효과적이다. 대신 타이어 그립력은 낮아진다.

린 위드는 앞선 두 방법의 중간이다. 장거리 투어에 가장 적합한 자세다. 적당한 무게 중심에 적당한 돌발 상황 대응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일반도로에서는 린 인이나 린 아웃보다는 린 위드로 적당한 그립력을 유지하면서 돌발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안 그래도 벅찬데 이런 복잡한 움직임까지 더해지니 이제는 힘이 든 것을 지나 얼른 교육이 끝났으면...아니 무사히 마쳤으면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번에는 오토바이 곡예 아니 묘기? 시간이다. 바로 대형 면허에서 가장 어렵다는 저속 컨트롤이다. 저속 컨트롤의 기본도 역시 상체의 힘을 빼고 머리를 고정하는 것이다. 속도 제어는 앞브레이크가 아닌 뒷브레이크로 해야한다. 기자 역시 뒷브레이크를 안 써본지 오래다.

요즘 워낙 ABS 브레이크가 발달 돼 왼쪽 핸들 브레이크만 잡아 당겨도 앞뒤 제동력을 배분해주지 않는가. 앞브레이크를 작동시키면 서스펜션의 움직임이 커 금방 균형을 잃는다. 교육장에 설치된 평균대를 지나가야 하는데 절반도 못가 이탈하기 일쑤다. 머리와 시선을 고정하고 상체의 힘을 뺀 채로 핸들바를 좌우로 돌려 균형을 잡아줘야 가능하다.

결국 10번 넘게 도전했지만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아~장거리 투어를 갈 나한테 왜 이런 묘기?가 필요할까..” 또 후회 막급이다. 드디어 마지막 시간이다. 연습한 저속 컨트롤로 수강생들끼리 겨뤄보는 시간이다. 슈퍼커브를 타고 가로와 세로 1.5m의 작은 정사각형 공간에서 누가 더 오래 버티는지 시간을 측정한다. 이거 역시 묘기 대행진이다.

아침 10시부터 시작된 교육은 오후 4시가 지나 끝이 났다. 하루 종일 교육을 받았지만 습관은 무섭다. 당장 내일부터 달라질 수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배운 내용을 상기하면서 내가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돌이켜 보는 것이다.

제대로 못하는 것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엄청난 차이다. 앞으로 실버 라이더가 되려면 이날 교육을 온 몸과 머리에 제대로 입력해야 한다. "그래야 안전하고 즐거운 실버 라이더가 되지 않을까..." 이런 망상? 속에 지친 몸을 이끌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무심코 "시선처리..시선처리"를 되뇌다 보니 슬쩍 자신감이 든다. 실버 라이더를 꿈꾸면서 말이다.

혼다 에듀케이션 센터 교육은 라이더 초기에 꼭 받는 게 좋다. 기자처럼 뒤늦게 받는 건 더 좋다. 교육은 홈페이지(exp.hondakorea.co.kr/safetykorea)에 접속, 자신에게 맞는 교육 과정을 확인한 후 온라인으로 원하는 날짜를 선택해 예약하면 된다. 비용은 각 과정마다 27만 원(중식 포함)이다. 준비물은 긴소매 상의와 긴 바지(라이딩 진이나 청바지 권장), 운전면허증이다.

이천=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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