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화마켓 가상자산거래소의 코인 단독상장 추세는 2022년 전후로 뚜렷한 변화를 보인다. 출시 초기 국내에서 거래되지 않는 가상자산을 상장하며 격차 줄이기에 몰두했던 후발주자 업비트는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단독상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업비트에 점유율을 내준 사업자들은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유치하기 위해 단독상장을 유지하고 있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원화마켓을 운영하는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 중 코인원의 단독상장 비율이 25.1%(50종)로 가장 높았다. 이어 △빗썸 14.7%(37종) △코빗 13.5%(15종) △고팍스 12.7%(9종) △업비트 8%(7종) 순이다. 집계 대상은 2022년 1월부터 올해 2월 말까지 상장한 가상자산이다.
단독상장은 특정 가상자산이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 중 1곳에만 상장돼 거래되는 경우다. 사업자는 단독상장 가상자산에 일시적으로 거래가 몰리면 높은 수수료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반면 가격 변동이 크고 유동성이 부족해 투자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
업비트는 국내 점유율 1위 사업자로 단독상장의 필요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가상자산이 업비트에 상장되면 다른 가상자산거래소에 순차 상장되는 경우가 많아 업비트의 단독상장률은 비교적 다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2022년 이후 뚜렷해진 것이 눈에 띈다. 업비트는 2018년 말 서비스 출시 이후 당시 1위 사업자인 빗썸을 따라잡기 위해 유일하게 단독상장을 추진하며 점유율 올리기에 주력했다. 다른 가상자산거래소가 2022년 이후 업비트와 격차를 줄이기 위해 단독으로 코인을 상장한 것과 차이가 있다.
업비트는 2021년까지 5종의 가상자산을 단독상장한 뒤 이들 코인을 모두 상장폐지했다. 플랫폼 출시 이후 전기간에 걸쳐 업비트의 단독상장 가상자산 상장 폐지(가상자산 거래지원 종료)율이 41.7%로 가장 높은 이유다.
다만 업비트는 2022년 이후 올해 2월까지 상장한 코인 모두에 대한 거래지원을 유지하며 상장폐지율 0%를 보인다. 가상자산사업자에 자금세탁방지의무를 부과하는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등 가상자산 제도화에 대비하기 위한 복안으로 읽힌다.
한편 2022년 이후 가장 많은 코인을 상장한 곳은 빗썸이다. 빗썸은 최근 3년여간 252종의 가상자산을 상장했다. 이어 △코인원 199종 △코빗 111종 △업비트 88종 △고팍스 71종 등이다.
가장 적은 가상자산을 상장한 고팍스는 상대적으로 높은 상장폐지율을 나타냈다. 고팍스는 2022년 이후 상장한 가상자산 중 9종에 대한 거래지원을 종료하면서 상장폐지율 12.7%를 기록했다. 이어 △코인원 9% △빗썸 6.3% △코빗 1.8% 순이다.
조아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