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바이오니아, 내년초 '신소재' 양산…’세라믹 페이퍼’ 앞세워 선제적 영업

사진=엔바이오니아 홈페이치 캡처

첨단복합소재 전문기업 엔바이오니아는 그간 다양한 첨단소재 사업 확장에 필요한 투자를 진행했다. 내년 초부터 세라믹 페이퍼 기반의 이차전지 열폭주방지소재를 비롯해 신규소재 양산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그동안 고객사 제안을 받아 연구개발(R&D)을 진행했던 수동적 방식에서 벗어나 수요처를 직접 발굴하는 능동적 영업을 전개해 수익성 증대를 꾀하고 있다.

엔바이오니아는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 비용으로 투입하고 있다. 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R&D 비용은 2022년 17억원, 2023년 18억원으로 각각 매출 대비 15.59%, 12.27% 규모를 투입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14억원을 썼는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73%를 기록했다.

R&D 비용은 대부분 첨단소재 개발에 투입됐다. 엔바이오니아는 국내 유일의 습식(Wet-Laid) 기술을 갖추고 부직포 제조 공정을 구축했다. 습식공정은 각종 섬유 소재를 원료 배합비에 따라 저농도로 수중 분산시켜 얇은 시트 형태의 섬유집합체(Web)를 형성하는 기술이다. 제품 개발과 함께 1년반 동안 양산 체제도 구축했다.

대표적으로 세라믹 섬유를 활용한 이차전지 방염소재와 양전하 고성능 정수용 나노필터, 메타 아라미드 페이퍼 등의 제품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세라믹 페이퍼의 경우 고객사 주문을 받아 필요한 소재를 붙이는 R&D를 했다면, 이제는 선제적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고객사에 제안하는 방식으로 영업 방식도 바꿔가고 있다.

이차전지 열폭주방지소재는 전기차(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요구하는 물성이 다르다.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R&D가 필수적이다. 엔바이오니아 관계자는 “열폭주 방지소재는 내년 초부터 주문에 맞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면서 “세라믹 페이퍼는 얹혀지는 소재마다 요구하는 물성이 다르기 때문에 여기에 맞춰서 R&D를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고객사가 요구하는 사안에 맞춰주는 R&D를 했다면 지금은 먼저 다양한 소재를 붙이거나 넣는다”며 “이에 따라 영업 방식도 적극적인 능동형으로 변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고효율절연지인 메타아라미드 페이퍼도 양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메타아라미드 페이퍼는 폴리아미드 계열의 슈퍼 섬유로 전세계에서 미국, 일본, 중국 등 3개국에서만 생산하며 한국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엔바이오니아는 도레이 첨단소재로부터 메타아라미드 파이버를 독점 공급받아 메타아라미드 페이퍼를 생산하기로 했다. 양산에 성공하면 한국이 세계 4번째 생산국가가 된다.

사진=엔바이오니아 홈페이지 캡처

엔바이오니아는 R&D 투자 등의 영향으로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도 재무 건전성을 유지해 눈길을 끌었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살펴보면 2022년 말에는 90.6%였지만 2023년 말에는 51.7%, 올해 3분기 말에는 48%로 잇따라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금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금융기관예치금)도 116억원에서 126억원, 140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재무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한 배경에는 영구채를 활용한 마법이 숨겨져 있다. 엔바이오니아는 지난해 9월 30년 기한의 영구 전환사채(CB)를 발행해 120억원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90억원은 시설자금으로, 3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표면이자율(쿠폰금리)는 0%, 만기이자율 4%의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 영구채는 특성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재무구조 안정화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실제로 투자자는 중도상환(Call Option)을 요구할 수 없다고 못박기도 했다.

윤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