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신와르 사망에 흔들리더라도 무너지진 않을 듯"

"이, 과거 하마스 지도자 수십명 암살에도 반격 못 막아"
하마스 수뇌부 공백·혼란으로 휴전협상 악영향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수장의 잇따른 죽음에도 하마스는 궤멸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하마스 수장 야히야 신와르의 죽음이 하마스를 뒤흔들 수 있지만 무너뜨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7월 말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된 데 이어 그의 후임인 신와르는 지난 16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사살됐다.

신와르 사망은 가자지구에서 1년 넘게 이어진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심각한 피해를 본 하마스에 큰 타격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18일(현지시간) 예멘 수도 사나에서 열린 한 집회에 등장한 야히야 신와르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하마스 와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오히려 하마스 지도부의 공백과 혼란으로 휴전과 인질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하마스에 정통한 팔레스타인 분석가 푸아드 쿠파쉬는 신와르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을 주도해 조직 내 "상징적 인물"이자 대체하기 어려운 인물이 됐다고 평가했다.

당시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 1천200여명이 사망하고 250여명이 인질로 끌려갔다. 이스라엘은 바로 하마스를 상대로 전쟁을 벌여 가자지구에서 지금까지 4만2천명 이상이 숨졌다.

쿠파쉬는 "신와르 암살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게 하마스를 후퇴하고 항복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NYT는 이스라엘이 1980년대 이스라엘을 파괴하고 이슬람주의 팔레스타인 국가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운 하마스의 등장 이후 하마스 지도자 수십명을 암살하고 수천명의 전투원을 죽였지만, 하마스의 반격을 막지 못했다는 점을 들었다.

반란과 내전을 연구하는 미국 시카고대 피어슨연구소의 램지 마르디니 연구원은 "하마스가 매우 폐쇄적인 공간에서 1년 동안 전쟁을 치르면서 (전투 권한이) 극단적으로 분권화됐다"며 "자율성이 많은 12명 이하의 전투원으로 구성된 매우 작은 단위로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르디니 연구원은 신와르의 죽음이 이런 전투에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다고 관측했다.

하마스 전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왼쪽)와 야히야 신와르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강경파인 신와르의 후계자가 누가 될지, 향후 이스라엘과의 휴전 협상 등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지켜봐야 한다.

후계자로는 하마드 군사평의회 소속인 신와르의 동생 무함마드, 정치국 부대표인 칼릴 알 하야, 전 정치지도자 칼레드 메샬 등이 거론된다.

신와르 사망으로 하마스 내부 혼란이 일어나면 누가 하마스를 대신해 이스라엘과 협상할 능력이 있는지 불분명해지고, 협상이 타결된다고 해도 가자지구 무장단체들에 이를 따르도록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 일 수 있다.

하마스 차기 수장이 선출돼도 또다시 이스라엘의 제거 표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요르단 정치사회연구소의 무장단체 전문가인 하산 아부 하나에는 "문제의 근원은 신와르나 하마스가 아니다"라며 "문제는 그다음 날이다. 하마스를 모두 죽일 수 있지만 그다음 날에 무엇을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스라엘이 전후 가자지구를 누가 통치할지에 대해 명확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하마스 공격에만 몰두하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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