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보게 달라진 티파니, 최근 사업가로 대박난 사연
'소녀시대' 티파니 영이 최근 사업가가 됐다. 바로 디즈니+ 신작 '삼식이 삼촌'을 통해서 말이다.
극중 티파니는 올브라이트 재단의 사업을 이끌고 있는 레이첼 정 이사 역을 맡았다. 모종의 목적을 가지고 김산(변요한)에게 접근하는 인물을 연기한다.
티파니 영을 비롯 배우 송강호, 변요한 등이 출연해 화제인 작품 '삼식이 삼촌'은 최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됐다.
[리뷰:포테이토 지수:79%] '삼식이 삼촌'이라는 문제적 인물, 안갯속 정체성
('삼식이 삼촌'의 전체 16부작 가운데 1~5회에 대한 리뷰입니다.)
1950년대 후반의 서울, 박두칠이라는 남자가 있다. 이름보다 삼식이 삼촌으로 불리는 그는 조직폭력배와 국회의원, 기업가 등 신분을 막론하고 거미줄처럼 얽힌 인맥의 중심에 있다. 모두가 찾는 브로커이자 권력자들의 어려운 일을 처리하는 해설사로 힘을 키우면서 재개 상위권 기업들만 들어가는 사조직 청우회의 입성까지 앞둔 인물이다.
삼식이 삼촌이 어떻게 그 위치에까지 오게 됐는지는 베일에 가려 있다. 사람들은 앞다퉈 '삼식이 삼촌은 대단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무엇이 그토록 대단한지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때문에 삼식이 삼촌이 품은 마음을 짐작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국회의원이 요구한 궂은일을 대신 처리하고, 전쟁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역 개발 사업을 주도하는 브로커 역할도 맡지만 정작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안갯속이다.
● 캐릭터의 정체성, 초반부에선 가늠하기 어려워
15일 공개를 시작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이 삼촌'은 느리고, 느리게 이야기를 출발한다.
드라마 시작과 동시에 주인공의 캐릭터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근래 작품들과 '가는 길' 자체가 다르다. 전체 16부작 가운데 이날 동시 공개한 5편의 에피소드는 전체 3분의1에 해당하는 초반부이지만, 이를 다 봐도 삼식이 삼촌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정체성을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삼식이 삼촌'이 극의 배경으로 그린 1950년대 후반은 전쟁이 끝나고 여기저기서 국가 재건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어난 혼란기다.
오랫동안 집권한 초대 대통령은 권력을 계속 유지하려는 욕망을 드러내고, 이에 맞서 민주주의를 외치는 새로운 정치인은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해 집단 간의 갈등도 깊어지는 가운데 '정치 깡패들'까지 나선 폭력의 시대다.
그 한 가운데 서 있는 인물이 바로 배우 송강호가 연기한 삼식이 삼촌, 박두칠. 전쟁 중에도 자기 식구에게 하루 세끼 밥은 꼬박꼬박 챙겨 먹인 사람이다. 삼식이 삼촌은 우연히 내무부 국가재건국의 청년 김산(변요한)의 연설을 접하고 그에게 매료된다.
육사 출신의 장학생으로 미국 유학을 다녀온 김산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꿈꾸는 인물. 가난했던 미국 유학생 시절 돈이 없어 먹어보지못했지만 냄새는 수없이 맡은 피자 굽는 향기를 떠올리며 '가난에서 벗어나 우리도 부강한 나라가 돼야 한다'고 외치는 도전적인 청년이다.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향한 김산의 열망은 삼식이 삼촌의 마음을 파고든다. 그 때부터 삼식이 삼촌은 김산의 주변을 맴돌고 "꿈을 이루기 위해선 힘이 있어야 한다"면서 김산이 바라는 개발 정책을 실현할 수 있도록 그를 국무총리로도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한다.
드라마는 같은 곳을 바라보며 손을 잡은 두 인물이 격동의 시대를 함께 헤쳐가는 과정을 다룬다. 여기에 삼식이 삼촌을 수족처럼 부리면서 야망을 실현하는 국회의원 강성민(이규형), 이들의 비밀을 알고 있는 2세 기업가 안기철(오승훈), 김산을 사랑하는 신문 기자 주여진(진기주), 권력을 향해 질주하는 장군 장두식(유재명)이 한 데 얽혀 '혁명'으로 치닫는 혼란까지 아우른다.
● 느린 전개, 베일 속 캐릭터... 시청자 관심 선점 걸림돌
'삼식이 삼촌'은 송강호가 연기를 시작하고 35년 만에 처음 출연하는 드라마로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다. 앞서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변호인'과 '택시운전사'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을 관통하는 시대극을 이끌었던 그가 이번에는 시간을 더 앞으로 돌려 1950년대의 한 복판에 섰다.
송강호라는 이름은 더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삼식이 삼촌'을 향한 초반 관심의 근원 역시 송강호의 존재감에서 비롯된다는 데 이견은 없다. 하지만 높은 기대치를 얼마나 충족시키는지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2시간 남짓한 시간에 작품을 완결하는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캐릭터가 점층적으로 서사를 쌓아가는 장르다. 공개 초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도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더욱이 '삼식이 삼촌'이 택한 1950년대 후반은, 그동안 드라마나 영화가 자주 다뤘던 1970~1980년대보다 더 멀리 떨어진 시대. 심리적인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드라마는 격변의 한국 현대사를 관통한 '문제적 인물'의 시선에서 시청자와 눈높이를 맞춘다. 하지만 지나치게 '정도'를 걷는 듯한 느린 호흡은 초반 시청자의 관심을 선점하는 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주요 캐릭터들의 진면목은 중, 후반부로 미뤄준 듯한 인상도 짙다. 인내심이 약한 시청자라면 매주 2편씩 공개하는 드라마를 따라가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16부작 전체의 극본과 연출은 신연식 감독이 맡았다. 영화 '동주'의 각본과 영화 '카시오페아' '프랑스 영화처럼' 등을 연출한 감독이다.
송강호와 신연식 감독은 영화 '1승'의 주연 배우와 연출자로 처음 만나 촬영을 마쳤다. 지난해 송강호 주연의 영화 '거미집'의 각본 역시 신연식 감독이 썼다. 이번 '삼식이 삼촌'까지 연이어 3편을 합작하는 왕성한 파트너십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연출: 신연식 / 극본 : 신연식 / 출연: 송강호, 변요한, 서현우, 진기주, 유재명 외 / 플랫폼: 디즈니+ / 공개일: 5월15일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시대극 드라마 / 회차: 16부작
변요한이 연기한 김산은 부강한 나라를 위해 경제 개발 정책을 추진하는 도전적인 청년이다. 사진제공=디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