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심 많고 정직한 사람” 평가 암살 용의자 “트럼프 사라지면 기쁠 것”
그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는 소신과 함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심한 불만을 표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수사당국은 1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살해하려고 한 혐의로 미국인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58)를 체포했다.
라우스는 지난 1966년 태어나 하와이에서 살았고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건설 노동자로 일했으며 주로 가벼운 범죄 혐의로 8번 체포된 전력이 있었다.
한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우크라이나전 이후 크게 실망해 등을 돌린 것으로 관측됐다.
라우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큰 관심을 보였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사람들을 구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자원병으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가서 죽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메시징 앱 시그널 자기소개 프로필에는 “민간인이 이 전쟁을 바꾸고 미래의 전쟁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인터넷매체 세마포르의 2023년 3월 10일자 기사에서 그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외국인을 군부대 및 지원 단체와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민간단체인 ‘우크라이나 국제자원센터’를 이끄는 것으로 나온다.
뉴욕포스트는 라우스가 우크라이나를 돕겠다면서 우주항공업체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에게 로켓 판매를 요청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엑스에 “당신에게서 로켓을 사고 싶다. 그 로켓에 푸틴의 흑해 저택 벙커를 겨냥한 탄두를 장착해 그를 끝장내고 싶다. 가격을 알려줄 수 있나”라고 썼다.
이토록 라우스는 SNS에 정치적인 글을 자주 올렸고,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적극적으로 표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에 집착해 온 라우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정책에 실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되면 1월 취임 이전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장담해왔다.
이 같은 입장은 일반적으로 러시아에 점령된 동부 영토를 포기하는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에 종전협정을 압박할 계획으로 통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첫 TV 토론에서도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피하며 “그냥 끝나게 하는 게 미국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영국 더타임스 등은 라우스가 페이스북에 대만의 인권을 지지하고, 양안 문제에 있어 대만을 강력히 지지하는 글도 여럿 올렸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라우스는 2020년 5월 미국과 북한의 분쟁을 해소할 중재자를 자청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휴가를 보내러 하와이에 오라고 초대하기도 했다.
현재 페이스북과 엑스 등은 라우스의 계정을 폐쇄한 상태다.
라우스의 아들은 아버지가 평소 암살을 시도할 정도의 과격한 인물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CNN에 “아버지가 사랑스럽고 배려심이 많고 정직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는 성격 외에는 할 말이 없다”며 “플로리다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아는 아버지는 미친 짓을 하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 같지는 않기 때문에 일이 과장됐을 뿐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좋은 아버지이자 훌륭한 사람이니 정직한 시각으로 그를 묘사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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