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타도 안심된다”… 美서 ‘최고 안전 SUV’로 뽑힌 국산차 두 대
미국의 자동차 안전 평가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2025년형 차량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신 충돌 안전 평가에서, ‘뒷좌석 승객 보호’ 항목이 새롭게 포함되면서 기존의 ‘안전 강국’ 브랜드들이 줄줄이 탈락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이번에 새롭게 도입된 항목은 단순한 충돌 테스트가 아니라, 사고 발생 시 뒷좌석 탑승자의 골반·가슴·머리 보호 수준까지 세밀하게 측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 결과, 과거 ‘TOP SAFETY PICK’ 단골로 불리던 기아 EV6, 아우디 Q4 e-트론 등 여러 모델이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뒷좌석까지 보는 시대… ‘EV6 탈락’의 원인은 ‘벨트 위치’
기아 EV6는 운전석의 안전성 부문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새로운 기준 앞에서는 고개를 숙였다.
‘중간 중첩 전면 충돌’ 테스트에서 뒷좌석 더미의 골반 벨트가 복부 쪽으로 밀려 올라가는 이른바 ‘서브마리닝(Submarining)’ 현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복부 손상 위험이 커졌고, 어깨벨트가 목 가까이 위치한 점도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국 EV6는 종합 등급 ‘보통(Marginal)’ 판정을 받으며 올해의 TSP 명단에서 빠졌다.
같은 이유로 아우디 Q4 e-트론 역시 후석 탑승자의 흉부 압박 위험으로 탈락했다. 토요타 그랜드 하이랜더는 충돌 시 차체 변형이 과도했고, 도요타 4러너는 헤드램프 성능이 ‘미흡(Poor)’ 등급에 그치며 고배를 마셨다.

“진짜 가족 SUV는 따로 있었다”… 아이오닉 9·스포티지, TSP+ 등극
이 치열한 평가 속에서 돋보인 것은 두 대의 국산차였다. 바로 현대 아이오닉 9과 기아 스포티지다. 두 모델 모두 ‘가장 높은 수준의 안전 등급’인 TOP SAFETY PICK+ (TSP+)을 획득했다.
현대 아이오닉 9은 새로운 후석 안전 항목을 비롯해 모든 주요 충돌 테스트에서 ‘우수(Good)’ 등급을 기록했다. 특히 차체 강성을 보강한 구조 설계와 첨단 전방 충돌 방지 시스템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IIHS는 “보행자 충돌 회피 시스템이 가장 진보된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하며, 전동화 시대의 새로운 안전 기준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기아 스포티지 역시 평가 기준을 모두 통과했다. 다만, 2025년 5월 이후 생산된 모델부터 강화된 차체 구조와 개선된 헤드램프가 반영돼 TSP+ 자격을 얻었다.
IIHS는 “차체 강성이 높고 탑승자 상해 위험이 현저히 낮은 SUV”라고 평가하며, 스포티지를 ‘안전성과 실용성의 균형이 가장 우수한 모델’ 중 하나로 꼽았다.

탈락 속 생존… “후석 안전이 새 기준 된다”
이번 평가 결과는 업계 전반에 큰 충격을 주었다. 과거에는 운전석 에어백과 차체 강성이 안전의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후석 벨트 구조와 시트 설계까지 안전의 중요한 척도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IIHS는 내년부터 모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SUV 평가에서 ‘후석 안전성’을 반드시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신차 개발 방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자동차 전문가에 따르면, “이제는 전기차 배터리 보호보다 사람이 앉는 공간의 안전 설계가 더 중요한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안전의 정의가 바뀌었다”… 가족 SUV의 새로운 기준
과거에는 ‘운전석이 무너지지 않으면 안전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IIHS의 평가 결과는 그 공식을 완전히 뒤집었다. 사고의 충격이 후석으로 전이될 때, 시트벨트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탑승자의 몸이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는지까지 평가의 핵심이 됐다.
그 결과, 단순히 튼튼한 차체를 넘어, ‘사람 중심의 안전 설계’를 구현한 브랜드만이 살아남았다.
현대 아이오닉 9과 기아 스포티지가 바로 그 예다. 두 모델은 첨단 충돌 회피 기능과 안전 구조를 동시에 발전시켜, “온 가족이 타도 안심할 수 있는 SUV”라는 새 이미지를 굳혔다.

전동화 시대의 생존 조건, ‘속도’보다 ‘안전’
전기차 시대의 경쟁은 더 이상 출력이나 주행거리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이번 IIHS의 평가가 보여준 것은, ‘가족 전체의 생존 확률’이 곧 브랜드 신뢰의 기준이 된다는 사실이다.
안전이 곧 상품성이고, 브랜드의 철학이 된다면, 현대차와 기아는 단순히 기술 경쟁을 넘어 ‘안전 기술 선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이제 소비자들이 SUV를 고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제로백(0→100km/h)이 아니라, “뒷좌석이 얼마나 안전한가”라는 질문이다.
이제 ‘운전자 중심의 안전’에서 ‘모두를 위한 안전’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다. IIHS의 새로운 기준은 단순한 시험이 아니라, 자동차 산업의 방향성을 바꾸는 신호탄이다. 그리고 그 무대의 중심에는 아이오닉 9과 스포티지가 있었다.

Copyright © Auto Trending New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 학습 이용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