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앞다투어 코스피 1만 포인트 시대를 외쳤던 증권사들이 지수 급락에 맞춰 목표치를 뒤늦게 대폭 하향 조정하며 투자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주가가 오를 때 장밋빛 전망을 내놓다가 급락 후에야 눈높이를 낮추는 행태가 반복되면서 증권가 보고서가 예측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상황을 중계하기보다 시장의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할 증권사들이 오히려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투자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신한투자증권은 하반기 목표치를 1만 1000에서 8800으로 낮추었고, DB증권은 단기 저점을 5500으로 제시하며 한 달 전과 비교해 목표가를 절반 이하로 수정했다.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가 지난달까지도 연내 코스피 1만 포인트 이상을 자신했으나, 급락세가 이어지자 서둘러 전망치를 깎아내리고 있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태세 전환은 그동안의 분석이 철저한 근거보다는 낙관론에 치우쳐 있었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결과가 되었다.

개별 종목에 대한 눈높이 조정도 뒤따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가 각각 약 33%씩 하향 조정되는 등 시장의 충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일부 증권사는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8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과하게 전망했으나, 실제 실적이 60조 원에 그치며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을 대거 유발했다.
과도한 실적 추정치가 결과적으로 시장의 기대를 왜곡시키고 주가 변동성을 극대화하는 역효과를 초래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권사의 보고서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주가를 추종하는 상황 중계에 불과하다는 자조 섞인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주가 상승기에는 덩달아 목표가를 높이고 하락기에는 다시 급히 낮추는 행태가 반복되면서 시장은 증권사의 분석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애널리스트들의 지나친 낙관론이 오히려 증시 역풍을 일으켰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분석의 객관성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

증권사들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냉철한 분석 기관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무책임한 낙관론을 경계하고 보다 정교하고 객관적인 지표를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상황을 따라가는 전망을 넘어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길잡이가 될 수 있는 심층적인 분석이 절실한 시점이다.
증권업계는 이번 뒷북 논란을 계기로 예측 역량 강화와 시장과의 소통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