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충혈인 줄" 이동건, 등 굽는 희귀병 진단…초기 증상 뭐길래

정심교 기자 2025. 9. 2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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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강직성 척추염 바로 알기
이동건은 28일 방영된 SBS 미운우리새끼에서 강직성 척추염을 진단받고 충격에 빠졌다. /사진=SBS 미운우리새끼

배우겸 가수 이동건(45)이 '강직성 척추염'일 가능성을 진단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안겼다. 척추가 대나무처럼 뻣뻣해지는 게 주요 증상인 강직성 척추염은 전체 인구의 1% 미만으로 나타나는 희귀질환인데, 이동건이 이 병을 알게 된 뜻밖의 신호가 '눈'에서 발견됐다. 과연 이 병은 어떤 질환이고, 눈 질환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전날(28일) SBS에서 방영한 '미운우리새끼'에서 이동건은 한쪽 눈이 빨갛게 충혈돼 병원을 찾았다. 그는 "한 달에 한 번은 눈 충혈이 나타난다"고 했고, 해당 눈 증상은 '포도막염'으로 진단받았다.

포도막염은 눈을 싸고 있는 포도막 조직에 염증이 생긴 병이다. 탁구공만 한 눈알은 세 종류의 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가장 바깥쪽의 하얀 막(공막), 가장 안쪽에 신경이 분포하는 막(망막)의 중간에 있는 막이 포도막이다. 포도 껍질 모양과 비슷해 이름 지어졌다. 포도막 속 혈관을 통해 눈에 영양소가 배달된다. 이런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면 망막·공막은 물론 수정체·각막 등 눈의 중요한 부분까지 손상당해 시력 저하, 실명, 실안이 초래될 수 있다.

포도막염을 확대한 사진. /자료=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

그런데 이동건에게 포도막염이 발생한 원인이 뜻밖에도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게 의사의 진단이다. 포도막염은 원인에 따라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나뉜다. 감염성은 결핵균, 매독균, 다른 균들과 관련 있을 수 있다. 비감염성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이동건의 경우 자가 면역성 질환(류마티스성 관절염, 홍반성 루푸스 등)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자가 면역성 질환과 연관된 경우 신체의 다른 부분에서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 예컨대 입 안이 헐거나, 관절염(특히 허리·무릎) 증상이 포도막염과 함께 나타나는 식이다. 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최찬범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30%에서 포도막염이 나타난다"며 "이 두 질환이 왜 같이 생기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아마도 유전적 소인이 같아서일 것으로 의학계는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환자의 3분의 1은 '유전적 소인', 나머지 3분의 2는 '환경적 요인'으로 집계된다. 그중 유전적 소인의 대표적인 유전자로 'HLA-B27'이 꼽힌다. 최 교수는 "'HLA-B27'이라는 유전자가 강직성 척추염뿐 아니라 이 병의 전(前) 단계인 척추관절염, 그리고 눈 질환인 포도막염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다"고 말했다.

실제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80%가 이 유전자(HLA-B27)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이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해서 무조건 강직성 척추염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 전체 인구 10% 이상이 HLA-B27 유전자에 대해 양성이지만,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전체 인구의 10%가 아닌, 1% 미만이라는 점도 그 근거다. 최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은 유전병은 아니"라면서 "단 한 가지 유전자 때문이 아닌, 여러 유전자의 조합으로 생긴다. 문제는 이 조합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직성 척추염이 심하게 진행된 환자들 제 사례. /사진=SBS 미운우리새끼

강직성 척추염은 환자마다 치료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기로 유명하다. 치료받지 않더라도 병이 더는 진행하지 않을 수도, 열심히 치료받는데도 빠르게 진행할 수도 있다"며 "그만큼 임상 경과가 다양하고 알 수 없어, 강직성 척추염으로 진행하기 전 단계인 척추관절염 단계에서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척추 관절염은 내 몸의 면역세포가 뼈의 인대·근육에 붙는 달라붙으면서 부착 부위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때 허리통증이 흔하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 통증이 극심한데, 움직이면 부착부위 염증이 완화하면서 통증이 사그라든다. 무릎·발목이 염증 때문에 부어오르거나 뜨거워지는 증상도 있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류마티스내과에서 진료받아보는 게 권고된다.

하지만 허리통증의 원인으로 '잠을 잘 못 자서', '운동을 과하게 해서'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 넘기거나, 허리통증이 발생했을 때 비스테로이드 진통소염제를 먹어 통증이 줄어들면 원인 질환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아 강직성 척추염으로 이행하는 경우가 적잖다.

만약 척추 관절염을 방치하면 결국 부착부위 염증으로 인해 뼈가 손상당하고 자라면서 대나무처럼 달라붙는데, 이 단계에 접어들면 강직성 척추염으로 진단한다. 이동건의 경우 엉덩이뼈와 허리뼈 사이의 천장관절이 손상당해 강직성 척추염으로 진단받았다. 만약 허리 관절이 손상당하고 방치하면 등이 심하게 굽어지기도 한다.

정상인(왼쪽)과 강직성 척추염 환자(오른쪽)이 척추 모양 비교. /자료=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

강직성 척추염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생활수칙은 '운동'이다. 부착 부위 염증을 가라앉히면 통증뿐 아니라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어서다. 이와 함께 1차 치료제로 '비스테로이드 소염제'가 처방된다. 이 약은 증상을 줄일 뿐 아니라 뼈 손상도 막는다. 하지만 이 약을 먹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그 다음 단계로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해야 한다. 생물학적 제제는 강직성 척추염의 진행 과정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효과적으로 증상을 완화한다.

최 교수는 "포도막염의 원인이 불명확하거나, 이동건씨처럼 포도막염이 2회 이상 재발했다면 류마티스내과로 와서 또 다른 원인 질환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안과에서 포도막염을 진단하면 해당 환자를 류마티스내과로 진료 의뢰한다"라고도 설명했다.

강직성 척추염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 층, 특히 남성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 그 나이대에 허리가 아프다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일반적으로는 강직성 척추염 병변이 먼저 생긴 후 포도막염이 발견되는데, 이동건의 사례처럼 일부에선 포도막염이 먼저 발생한 후 강직성 척추염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강직성 척추염은 서서히 진행하지만, 포도막염은 급격하게 나타난다. 최 교수는 "아마 포도막염 진단 전, 척추 관련 증상이 나타났을 텐데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갔을 것"이라며 "45세인 이동건씨처럼 나이가 들어 강직성 척추염을 처음 진단받는 경우는 드물다. 이분(이동건)은 뼈 손상이 어느 정도 진행됐을 것이고, 기존에 증상이 있었지만 심하지 않아 버텼을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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