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간 접근 제한됐던 서울 ‘노른자 땅’…지금은?

서울 종로구의 송현동 부지
호텔 세우려 했으나 무산돼
이건희 기증관 세워질 예정

출처 = 서울시 제공

시대에 따라 토지는 여러 주인을 거친다. 도심이나 요충지에 있는 ‘금싸라기 땅’도 마찬가지다. 거쳐 온 땅의 주인만으로도 한국의 근현대사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부지도 존재한다.

바로 서울 종로구 송현동 48-9번지 일대이다. 해당 부지는 경복궁과 인접한 곳에 위치해 있어 문화·역사적 가치가 높은 땅이다.

과거 조선의 수도였던 한양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인근에는 경복궁이 위치해 왕가와 명문세도 가문의 사저가 위치해 있었다. 이후 일제강점기인 1910년 조선식산은행의 소유로 넘어가 은행의 사택 부지로 쓰이는 아픈 역사를 겪기도 했다.

출처 = 디파짓 포토

최초의 민간 소유자 삼성그룹
국방부로부터 1,400억 원에 매입

광복 이후에는 약 50년간 미군과 미 대사관 직원들의 숙소로 이용됐다가 미국이 부지를 반환하며 국방부의 소유가 되었다. 최초의 민간 소유자는 1997년 국방부로부터 해당 부지를 매입한 삼성생명이었다.

삼성생명은 해당 부지에 미술관 등의 복합문화시설을 짓고자 했지만, 부지가 지닌 문화적 가치로 인해 개발 계획이 번번이 무산되면서 10년 가까이 공터로 송현동 부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출처 = 네이버 지도

2008년 대한항공이 2,800억 원에 매입
지리적 이유로 관광호텔 건축 무산

결국 삼성생명은 2008년 송현동 부지를 한진그룹의 계열사인 대한항공에 매각했다. 당시 대한항공은 2,800억 원에 토지를 매입해 한옥 형태의 7성급 관광호텔을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이 또한 종로구청에 제지됐다.

송현동 부지 인근에 덕성여고, 창덕여고 등 학교 건물이 자리 잡고 있어 학교환경위생법상 관광호텔 건립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출처 = 네이버 지도

약 13년 동안 방치돼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와 맞교환

결국 대한항공 또한 코로나19의 유행으로 경영이 악화하기 전까지 해당 부지를 10년이 넘게 방치하게 됐다. 그러는 사이 부지의 가치가 오르면서 10년 전 매입 가격보다 약 3,000억 원의 높은 6,000억 원으로 치솟았다.

문제는 해당 토지의 경우 입지적인 가치가 높은 편이지만, ‘문화재보존영향 검토대상구역’ 규제로 인해 문화재청과 서울시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개발이 까다로운 지역이라는 점이다.

또한 대한항공이 매각을 결정한 이후 서울시에서 부지를 공원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민간개발을 사실상 반대해 왔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러한 이유로 대한항공은 해당 부지를 여러 차례 민간에 매각하고자 시도했지만, 번번이 좌초됐다. 결국 대한항공은 제삼자 매매·교환계약을 통해 2021년 해당 부지를 등가 방식으로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 일부와 맞교환했다.

출처 = 서울시 제공

서울시에서 공원 조성
이건희 기증관 건립 예정

서울시는 공공 소유가 된 해당 부지를 ‘열린송현녹지광장’으로 명명한 뒤 2022년 10월부터 2024년까지 임시 개방했다. 또한 지난 2024년 부지 용도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고 녹지를 조성하며 공원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는 송현문화공원 조성 계획에 관한 열람공고를 시행하고 본격적인 실시 설계 단계에 돌입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설계를 마친 뒤 9월부터 본격적인 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해당 공원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별도로 추진 중인 ‘이건희 기증관'(가칭)도 건립된다. 기증관에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작품이 전시·보관된다. 해당 시설은 2028년 개관을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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