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밥을 짓기 전 꼭 거치는 과정이 있다. 바로 쌀을 씻는 일이다. 대부분은 쌀을 2~3번 헹군 후 나온 하얀 쌀뜨물을 그대로 하수구에 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쌀뜨물 속에는 전분과 미량 영양소, 유기물 성분이 풍부하게 남아 있어 일상 속 다양한 용도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단순한 폐수가 아니라 '천연 세정제이자 탈취제'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집안 살림에 도움이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쌀뜨물을 버리기 전 반드시 한 번쯤은 기억해둬야 할 유용한 활용법들을 알아본다.

1. 생선과 고기 잡내 제거에 탁월한 효과를 낸다
쌀뜨물은 생선이나 고기의 특유의 비린내나 누린내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첫 번째나 두 번째로 씻은 진한 쌀뜨물에는 전분과 미세한 입자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단백질 표면에 붙은 잡냄새 성분을 흡착해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생선은 손질 후 쌀뜨물에 10분 정도 담가두고, 고기는 굽기 전 5분 정도 헹구듯 담가주면 좋다. 이렇게 하면 조리했을 때 훨씬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 특히 냉동 상태의 고기를 해동할 때 쌀뜨물을 활용하면 잡내는 줄이고 육질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2. 화분이나 채소에 영양수로 뿌려줘도 좋다
쌀뜨물은 식물에게도 좋은 영양 공급원이 될 수 있다. 쌀 표면에서 떨어져 나온 유기물과 미네랄 성분이 식물 생장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화분 속 배양토나 물 재배 중인 채소류에 정기적으로 쌀뜨물을 부어주면 뿌리 건강과 잎의 생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단, 이때는 첫물보다는 두 번째 이후의 쌀뜨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상온에서 하루 이상 지난 쌀뜨물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너무 진하거나 오래된 쌀뜨물은 뿌리 부패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3. 기름때 청소에 활용하면 천연 세제로 효과적이다
주방에서 후라이팬, 가스레인지 주변, 싱크대 등 기름때가 쉽게 끼는 곳에 쌀뜨물을 사용하면 놀라운 세정 효과를 볼 수 있다. 쌀뜨물에 포함된 미세 전분 입자가 기름때를 흡착해 제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뜻한 쌀뜨물을 수세미에 묻혀 닦아주기만 해도 세제가 필요 없을 만큼 기름때가 잘 제거된다. 특히 어린아이가 있는 집이나 세제를 줄이고 싶은 환경에서는 쌀뜨물이 친환경 청소 도구로 유용하게 활용된다. 청소 후에는 물로 한 번 더 헹궈주는 것이 좋다.

4. 욕실 거울이나 유리창 얼룩 제거에도 효과 있다
욕실 거울에 생기는 물때, 세면대 주변 유리창에 생긴 흰 자국들은 일반 물로는 잘 닦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쌀뜨물을 이용하면 유리 표면의 단백질 및 전분 성분이 묻은 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준다.
마른 천에 쌀뜨물을 묻혀 유리창을 닦아낸 후 마른 천으로 한 번 더 닦아주면 뿌연 얼룩 없이 반짝이는 광택을 얻을 수 있다. 비누 거품이 묻은 거울, 치약 튄 욕실 유리에도 매우 효과적이며 사용 후 따로 헹구지 않아도 된다.

5. 도마 세척과 탈취에 쌀뜨물이 의외로 좋다
생선이나 고기를 손질한 도마에서는 냄새가 잘 빠지지 않는데, 이때 쌀뜨물로 헹궈주는 것만으로도 탈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도마에 묻은 단백질이나 기름 성분이 쌀뜨물의 전분 입자와 반응하면서 냄새를 중화시켜주는 것이다.
나무도마의 경우 세제를 자주 쓰면 표면이 상하거나 세제가 스며들 수 있어 오히려 쌀뜨물이 더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다만 세척 후에는 반드시 물로 충분히 헹구고 건조해주는 것이 위생적으로도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