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km까지 사거리 늘린 천무"...새 이름 '딥 스트라이크'로 유럽 공략

한국 방산업계의 효자 상품인 천무 다연장로켓이 새로운 옷을 입고 세계 무대에 나섭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천무의 해외 수출명을 '딥 스트라이크(Deep Strike)'로 정하고, 사거리도 기존 290km에서 500km로 대폭 늘린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장거리 타격 무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유럽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죠.

과연 한국의 천무가 유럽 방산 시장에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됩니다.

천무에서 딥 스트라이크로, 브랜드 이름의 변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천무의 해외 수출 브랜드명을 '딥 스트라이크'로 정한 것은 단순한 이름 바꾸기가 아닙니다.

이는 해외 고객들에게 천무의 핵심 능력을 직관적으로 어필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인 것이죠.

'딥 스트라이크'라는 이름은 '깊숙한 후방까지 정밀하게 타격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천무의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사이먼 험프리 한화디펜스 영국사무소 담당 임원은 지난 4일 미디어 브리핑에서 "딥 스트라이크로 브랜드화된 K239 천무로 유럽의 장거리 전력 공백을 메꾸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단순히 무기를 파는 것이 아니라, 유럽의 안보 공백을 채우는 솔루션 제공업체로 자리매김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290km에서 500km로, 사거리 대폭 확장


천무의 성능 업그레이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사거리 연장입니다.

현재 최대 290km인 천무의 사거리를 500km까지 늘리기 위해 장거리 미사일 CTM-500을 개발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사거리 증가로, 전술적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개발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정부의 규제 완화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중동 고객사의 요청으로 정부가 수출용 미사일의 사정거리 제한을 기존 300km에서 500km로 완화하면서 개발의 물꼬가 텄던 것이죠.

이는 한국 방산업체들이 더욱 경쟁력 있는 무기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셈입니다.

L-PGW까지 더한 천무 3.0의 등장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천무의 능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바로 L-PGW(Loitering Precision Guided Weapon·무인기 형태의 유도미사일)를 결합한 천무 3.0 개념입니다.

지난 6월 제주 군사 학술대회에서 처음 공개된 이 개념은 천무의 정밀 타격 능력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L-PGW를 탑재한 미사일은 최대 300km까지 날아가서 움직이는 적을 격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이는 기존의 고정 목표뿐만 아니라 이동하는 표적까지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로, 천무의 전술적 가치를 크게 높이는 것입니다.

마치 날아가는 드론이 스스로 표적을 찾아 공격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죠.

우크라이나 전쟁이 바꾼 유럽의 방산 지형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럽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변화한 유럽의 안보 환경 때문입니다.

전쟁 초기 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제한해왔습니다.

하지만 작년 11월 마침내 러시아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에이태큼스(ATACMS) 사용을 허가했죠.

ATACMS

에이태큼스는 록히드 마틴이 개발한 사거리 약 300km의 지대지 미사일로, 그동안 우크라이나가 갈망해온 장거리 타격 무기였습니다.

미국의 이런 기조 변화는 유럽 각국도 장거리 타격 능력 확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방산업체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린 셈이죠.

유럽 기존 무기의 한계와 새로운 수요


현재 유럽의 주력 장거리 타격 무기들을 살펴보면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영국의 대표적인 장거리 미사일인 스톰 섀도의 사거리는 약 250km에 불과합니다.

스톰 섀도

러시아의 광활한 영토와 깊이 있는 방어선을 고려할 때 이는 명백히 부족한 수준이죠.

이런 현실 인식 하에 영국과 독일은 사거리 2000km를 넘는 장거리 미사일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올해 5월 양국 국방장관이 만나 유럽 공동 장거리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주도하자고 뜻을 모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공동 개발 프로그램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드는 것이 현실입니다.

딥 스트라이크의 유럽 진출 전망


이런 상황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딥 스트라이크는 유럽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검증된 기술을 바탕으로 하되 사거리를 500km까지 늘린 천무는 유럽 각국이 당면한 장거리 타격 능력 공백을 단기간에 메울 수 있는 현실적인 솔루션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국 방산의 강점인 가격 경쟁력과 신속한 납기는 긴급히 방어력 강화가 필요한 유럽 국가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폴란드가 한국의 K9 자주포와 K2 전차를 대량 도입한 사례처럼, 딥 스트라이크도 유럽 방산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이 만든 새로운 안보 환경이 한국 방산업계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