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곧 발사"…軍 "9·19합의 정지"

맹진규/오형주 2023. 11. 2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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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22일부터 다음달 1일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

정부는 이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 행위로 보고 위성 발사 감행 시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해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다.

2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은 이날 북한으로부터 22일 0시부터 다음달 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정부는 북한이 위성 발사를 감행하면 9·19 군사합의로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을 일부 해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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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에 '22일~12월 1일' 통보
비행금지구역 일부 해제 검토
北장사정포 징후 등 감시 확대
대통령실 "국가안보 중대사유시
남북 합의사항 효력정지 가능"
美 핵추진 항모 부산기지 입항
북핵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 과시

북한이 22일부터 다음달 1일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일본 정부에 통보했다. 지난 5월과 8월 각각 1, 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이후 세 번째 시도다. 정부는 이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 행위로 보고 위성 발사 감행 시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해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다.

 軍, 비행금지구역 일부 해제할듯

2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은 이날 북한으로부터 22일 0시부터 다음달 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통보된 위험구역은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인 북한 남서쪽 서해 해상 등 2곳과 필리핀 동쪽 태평양 해상 1곳이다. 일본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지역별 항행구역 조정국이다. 북한은 지난 1, 2차 발사 때도 위성 발사 계획을 일본과 IMO에 알렸다.

위성 발사 시점으로는 22일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북한은 1, 2차 발사 당시에도 예고 기간 첫날에 발사를 감행했다. 북측 서해 위성발사장과 가까운 평안북도 신의주 일대에 22일 오전 8시부터 비 소식이 있어 이른 새벽에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우리 군의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보다 앞서서 발사하기 위해 최대한 서두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북한이 위성 발사를 감행하면 9·19 군사합의로 설정한 비행금지구역을 일부 해제한다는 계획이다. 남북은 9·19 군사합의를 통해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지상과 해상, 공중을 완충구역으로 설정했다. 특히 무인기(UAV)의 경우 MDL 이남 서부지역은 10㎞, 동부지역은 15㎞까지 비행이 금지됐는데, 전방지역 대북 감시와 훈련을 제약한다는 지적에 따라 이 비행금지구역을 해제하겠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비행금지구역을 해제하면 수도권을 겨냥한 북한 장사정포의 기습 징후를 더 효과적으로 포착할 수 있는 데다 감시 범위도 확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남북관계발전법에 남북이 협의한 어떤 사항도 국가 안보를 포함한 중대 사유가 발생할 경우 남북 합의의 부분 또는 전체에 대해 효력을 정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기술돼 있다”고 했다.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는 별도 법 개정 없이 국무회의 의결만 거치면 돼 신속하게 관련 절차가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의 핵추진항공모함 칼빈슨호(CVN-70)도 북한의 위성 발사 예고 기간을 하루 앞둔 이날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해 북핵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를 과시했다.

 러, 위성 발사에 기술 지원했나

전문가들은 북·러가 지난 9월 정상회담 이후 무기 거래 등을 고리로 밀착하면서 러시아가 어떠한 형태로든 북한에 위성 발사와 관련한 기술적 도움을 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 1, 2차 발사 당시 2단, 3단 로켓 엔진 문제로 발사에 실패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러시아로부터 기술 자문이나 부품을 받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단기간 내에 로켓 추진체 문제에 대한 개선 조치가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러시아로부터 기술이 이전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눈치를 보고 있어 기술 자문 등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도움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 후 러시아 기술진이 (북한에) 들어온 정황이 있다”며 “주로 엔진 계통의 지원을 받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맹진규/런던=오형주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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